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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수한 출발·도착,58개 노선 잇는 강원도 대표관문
시외 55개·고속 3개 도내 최다노선
1950년 옛 강원감영 '포정루' 앞 둥지
1974년 동부고속·동신운수 정식운영
군인·학생 덕 맛집·숙박시설도 '호황'
남원주IC 개통·단계택지 조성 새 국면
30여년 노후화 우산동서 단계동 이전
코로나 이후 시외·고속터미널 공유화
철도 개통 등 다변화에 운영방식 재편원주 단계동 일대에 위치한 원주종합버스터미널.이곳은 원주와 전국을 잇는 시외버스와 고속버스의 출발지이자 종착지다.2023년 12월 기준,원주 시외·고속 버스 노선은 총 58개(시외 55개·고속 3개)로 강원특별자치도에서 가장 많다.그만큼 원주 버스터미널은 오래도록 강원도를 알려온 대표 관문이다.
원주 현대사의 중심
원주 버스 터미널의 역사는 중앙동에서 출발한다.한국전쟁 당시였던 1950년대 초 강원감영의 옛 이름 '포정루' 앞에 둥지를 틀었다.현재 소위 A도로라 불리는 중앙시장 원일로 일대다.당시 간이 버스터미널로 운영됐으며,1973년까지는 미승인된 터미널이었다.터미널이 들어선 덕에 전쟁 이후 일대를 중심으로 칼국수 등을 파는 노점상이 번성했다.우산동으로 자리를 옮기며 정식 형태를 갖췄다.
1971년 강릉-원주를 오가는 영동고속도로가 뚫리면서 태장동 원주IC가 생기고 우산동 택지개발이 이뤄지며 우산동은 시외·고속 버스 터미널 적지로 여겨졌다.이에 우산동 고속버스터미널이 1972년 정식 개장한데 이어 1974년 우산동 시외버스터미널이 건물을 짓고 문 열었다.앞 뒤로 건물을 짓고 '동부고속'과 '동신운수'가 각각 운영했다.정식 매표소와 승하차장 등의 모습을 갖췄고,각각 30여년간 호황을 누렸다.
군인 이용객 덕도 많이 봤다.우산동 고속버스터미널은 제1군수지원사령부를 마주보고 있었다.제1군수지원사령부 등 일대에서 근무하던 군장병이 면회 온 연인·가족을 만나거나 휴가를 나서며 오갔다.군부대 시내버스 정류장에서 내린 시민들도 건너편의 버스터미널을 이용하기 위해 몰렸다.
평창·횡성 뿐 아니라 서울 등지에서 통학하던 상지대 학생도 붐볐다.여관,여인숙 등 숙박시설이 즐비했고 순댓국,육개장 등을 파는 당시 '맛집'이라 여겨진 음식점도 많았다.유흥가도 번성했다.
이같은 호황에 1991년 우산동에 풍물시장도 문을 열고 호황을 누렸다.버스 노선이 많아지면서 원주를 오가는 인구는 계속 늘었다.하지만 시외·고속 터미널 두곳 모두 30여년 운영에 따른 건물 노후화 등으로 시민 불편이 빗발쳤다.
우산동에서의 개보수 대신 단계동에서 새로운 터전을 마련했다.때문에 우산동 일대 지역상권은 크게 추락한다.
현재 우산동 터미널 건물은 사라졌다.터미널로 연결되던 지하상가도 매출감소를 면치 못했다.지금은 일대 지상을 연결하는 통로로 남아있다.
새 관문,새 상권
2000년대 들어 원주의 관문은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원주시는 1993년 단계택지 조성을 추진,
가로수길 월드컵우산동 시외 및 고속버스 터미널 이전 사업도 시작된다.이듬해인 1994년에는 남원주IC가 개통돼 현 단계동이 이들 시외·고속 버스 출발점이자 종착점으로 부상했다.현재 단계동으로 버스터미널이 오기까지 우여곡절도 겪었다.터미널 부지 선정을 놓고 무실동이 새로운 부지로 언급되면서 터미널 이전은 기로에 놓였다.또 운수업체가 신축 공사를 앞두고 자금난을 겪었다.
단계동 고속버스터미널 부지는 확정 이후에도 신축공사가 지연되면서 한때 유채꽃 꽃밭을 이루기도 했다.단계동 원주 고속버스터미널은 2002년 12월 말 정식 문을 열었다.서울 경부선으로 향하는 원주시민들의 발걸음이 몰리자 단계동 일대는 우동,김밥,도넛 등을 먹을 수 있는 음식점도 속속 들어섰다.새 상권이 열린 셈이다.그로부터 7년 뒤인 2009년 7월 원주 시외버스터미널도 단계동으로 왔다.지하 3층,
가로수길 월드컵지상 11층으로 당시 일대에서는 최대 규모 건물로 평가됐다.기대도 컸다.복합영화상영관을 비롯,예식장과 유명 프랜차이즈 매장 등이 속속 입점했다.건물을 중심으로 단계택지 일대는 더욱 커졌다.유명 커피 전문점부터 노래방,PC방 등이 밤 늦게까지 불을 밝혔고 군장병 뿐 아니라 각계각층 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원주 최대 시가지로 자리잡았다.
위기의 버스터미널,통합
단계동 버스터미널은 다시 변화 중이다.동부고속은 2019년 코로나 발발 이후 꾸준히 경영난을 겪어오다 단계동 원주 고속버스터미널 부지를 민간에 매각키로 결정했다.이에 지역 내 고속버스 기능이 돌연 상실될 우려가 터져나왔다.해법으로 동신운수가 시외버스 터미널 공간을 일부 내어주며 단계동 시외 및 고속버스 터미널은 통합 운영 체제를 갖췄다.각각의 운영체는 그대로인 채 터미널을 공유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 '원주 종합버스터미널'이 2022년 12월 13일 문을 열었다.승하차장 재배치,
가로수길 월드컵승하차 발권 시스템 등을 통합하고 사무실 임대도 재편했다.총 9개의 무인발매기에는 '시외+고속'이라고 적힌 종이가 붙었다.이 처럼 새이름 아래 통합 운영 체제로 전환됐지만 과거에 비해 줄어든 이용률로 인해 축소 운영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2000년대 이후 고속열차(KTX) 철도가 재편됐고,원주역과 만종역 등의 이용객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이에 더해 2019년 코로나 발발 이후 이용객이 급격히 줄었다.철도 개통 등 교통편 다변화,인구변화 등에 따른 버스터미널의 새 운영 방향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단계동 터미널은 실상 축소된 셈이다.단계동 고속버스터미널은 2022년 10월 20여년의 운영을 종료,지난해 5월 완전히 철거됐다.해당 부지는 2022년 2월 이곳을 매입한 민간 부동산 투자업체가 지난해 원주시에 '상업 용도'로 용도 변경안을 제출했다.이에 시는 해당 요건 불충족으로 반려,6월 9일 기준 현재까지로는 형식상 터미널 용지로 남아있다.
강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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