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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20대 남성 사자명예훼손 혐의 입건…시청역 추모 현장에 "토마토 주스" 쪽지 남겨
법조계 "공연하게 망인에 대한 '허위사실' 적시…유족이 고소하면 처벌"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형 선고…윤리적으로도 비판받아 마땅"
"유족,큰 상처 받았을 것…정신적 충격에 대한 위자료 청구소송 제기도 가능"
9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지난 4일 20대 남성 A씨를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입건했다.A씨는 지난 3일 오후 6시께 '시청역 사고' 현장 인근에 마련된 추모 공간에 "토마토 주스가 돼 버린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등 희생자들을 조롱하는 내용의 쪽지를 남긴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이러한 자신이 작성한 쪽지가 온라인상에서 논란이 되고 이와 관련한 언론보도가 잇달아 나오자 4일 경찰에 자진해서 출석한 것으로 파악됐다.경찰은 범행 동기 등 자세한 사건 경위를 수사할 예정이다.아울러 남대문서는 이날 오전 추모공간에서 또 다른 모욕투의 쪽지글을 발견해 수거하고 입건 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서울청 사이버수사대 역시 모욕성 인터넷 게시글 3건에 대해서도 입건 전 조사에 착수했다.
이어 문 변호사는 "통상적으로 사자의 명예를 훼손한 자에게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이 선고된다.다만,if 엘프스보리초범이나 사안이 경미할 경우 집행유예나 벌금형이 선고되기도 한다"며 "안타깝게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우리 시민들에 대한 명예훼손은 건강한 시민의 태도가 아니다.상대방을 배려하지 못하는 이러한 태도는 법적으로뿐만 아니라 도덕적,윤리적으로도 비판받아야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검사 출신 안영림 변호사(법무법인 선승)는 "희생자가 흘린 피를 '토마토 주스'에 빗대 조롱한 것은 유족들에게는 큰 상처로 다가왔을 것으로 보인다"며 "형사소송 외에도 유족들이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해 위자료 청구 소송을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형사처벌과 무관하게 돌아가신 분이나 그로 인해 충격과 고통을 받은 유족들을 생각한다면 저런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민사상 불법행위에 해당할 수 있는 부적절한 행동일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큰 고통을 주는 2차가해이기 때문"이라며 "이같은 일이 본인 혹은 본인 가족에게 일어나지 말라는 법이 없는 만큼,성숙한 시민의식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곽준호 변호사(법무법인 청)는 "본안에서 '토마토 주스가 됐다' 발언은 법리적으로 따져볼 때 허위사실적시 보다 모욕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사자(死者)에 대한 모욕은 처벌이 불가능하기에 친족이 고소하더라도 무혐의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다만,최근 판례를 보면 세월호 희생자를 '어묵'에 빗대어 비하한 이들에게 실형이 선고되기도 했다.A씨 역시 모욕죄에 가깝지만,앞서 유죄판단을 한 사례가 있는 만큼 처벌을 피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