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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치 총리-권도형 유착 의혹에 정국 들썩 몬테네그로 언론 비예스티의 관련 보도내용.비예스티 페이스북 갈무리 
세계적으로 수십조원 상당 투자자 피해를 일으킨 가상자산(암호화폐)‘테라·루나’폭락 사태가 동유럽 발칸반도의 몬테네그로 정국을 뒤흔들고 있다.테라·루나의 발행사인 테라폼랩스의 초기 개인 투자자가 밀로이코 스파이치 현 총리(36)였다는 사실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자료로 드러나면서다.테라·루나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는 지난해 3월부터 몬테네그로에 구금돼 있다.
몬테네그로 일간 비예스티는 18일(현지시각) 미 증권거래위원회가 뉴욕 남부연방법원에 제출한 테라폼랩스 관련 문서를 토대로 스파이치 총리와 권도형의 유착 관계 등에 관한 의혹을 제기했다.
해당 자료에는 2018년 4월 테라폼랩스가 설립된 뒤부터 2021년 여름까지 총 81명의 초기 투자자가 기재돼 있는데 이 명단 16번째에 스파이치 총리의 이름이 나온다.그는 2018년 4월17일 개인 자격으로 75만개의 루나 코인을 1개당 10센트(약 138원)에 구매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지금까지 스파이치 총리는 자신이 근무하던 회사인 싱가포르 펀드 회사 다스 캐피털 에스지(SG)와 본인이 테라에 7만5천달러(약 1억350만원)를 투자해 사기를 당했다고 주장해왔는데 자료에는 스파이치 총리 개인 투자로만 돼 있다.스파이치 총리가 10센트에 구매한 루나 코인은 4년 뒤인 2022년 4월,1190배인 1개당 119달러(약 16만4000원)로 거래됐으나 한 달 뒤엔 개당 1원 미만으로 떨어지는 대폭락 사태가 벌어졌다.
비예스티는 “스파이치 총리가 폭락 전 75만개 루나 코인을 팔지 않았다면 9000만달러(약 1242억6300만원) 가까운 손실을 본 것이 된다”며 스파이치 총리와 정부 대변인 쪽은 폭락 직전 스파이치 총리가 루나 코인을 몇 개나 가지고 있었는지에 대한 질의에 답하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스파이치 총리가 루나 코인 대폭락 이전에 매도해 수익을 봤는지 아니면 대폭락 이후에도 보유하고 있어 손실을 기록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다만,비예스티는 스파이치 총리가 주변에 테라·루나 폭락 사태로 막대한 돈을 잃었다고 토로했었다는 관계자들 증언도 전했다.
그러면서 스파이치 총리가 만약 코인을 팔았다면 양도소득세를 냈어야 하고 코인을 소유하고 있었더라도 이런 사실을 부패 방지국에 신고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그는 2020년 12월부터 2022년 4월까지 몬테네그로 재무·사회복지부 장관으로 일하면서 관련 세금을 내거나 루나 코인 보유 사실을 정부 관계 당국에 보고하지 않았다.2020년 12월 시점에 그는 15만유로(약 2억2219만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갖고 있다고 신고했고,이듬해 3월에는 가상자산 보유 사실만 밝혔다고 한다.2023년 4월 그는 비트코인,이더리움,월드컵경기장 치킨바이낸스코인,테더를 보유하고 있다고 보고하면서‘그밖에 것들(etc)’을 언급했으나 가치는 추산하지 않았다.
그는 2022년‘유럽 나우 무브먼트’정당을 창당한 뒤 2023년 4월 대선,6월 총선에서 승리하면서 같은 해 10월 총리직에 올랐다.지난해 6월 총선 직전 그와 권도형의 관계에 대한 의혹이 불거진 바 있다.당시 경쟁자였던 통합개혁행동의 드리탄 아바조비치 당시 총리는 당시 구금돼있던 권도형으로부터 편지를 받았다며 권도형이 스파이치 당시 대표와 2018년부터 인연을 맺었고 정치 자금을 후원하기도 했다고 밝혔다고 폭로했다.스파이치 당시 대표는 루나 코인이 하락하기 시작한 2022년 초에 권도형을 마지막으로 만난 것만 이후 월스트리트저널에 인정했다.이후 권도형은 총선이‘유럽 나우 무브먼트’의 승리로 끝나자 스파이치 대표와 관련된 유착 의혹 등을 전면 부인했다.비예스티는 당시 만남에서 스파이치 대표가 권도형에게 투자금을 돌려달라고 요구했는지,월드컵경기장 치킨상실 이익을 보전하라고 했는지 등을 질의했으나 답하지 않았다고 밝혔다.스파이치 총리는 다른 루나 투자자들처럼 권도형과 테라폼랩스에 대한 소송을 제기했는지에 대해서도 입을 닫았다. 2023년 3월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된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포드고리차/로이터 연합뉴스 
몬테네그로 시민단체들은 스파이치 총리의 사임을 촉구하고 나섰다.시민운동 유알에이(URA)는 “권한 있는 당국이 이 사건에 대한 그의 책임을 결정해야 한다”며 “스파이치 총리에게 남은 것은 사임하고 몬테네그로와 관련 기관의 명예 훼손을 멈추는 것”이라고 밝혔다.
권도형은 테라·루나 폭락 직전이던 2022년 4월 출국한 뒤 싱가포르·아랍에미리트·세르비아 등을 떠돌다 몬테네그로에 숨었다.이듬해 3월23일 위조여권을 사용하려다 붙잡혔고 범죄인 송환 절차에 따라 1년3개월 가량 구금된 상태다.그가 미국으로 송환될 가능성이 언급되는 가운데 지난 12일 로이터 통신은 테라폼랩스와 권도형이 미 증권거래소와 44억7천만달러(약 6조1600억원) 규모의 환수금과 벌금 납부에 합의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