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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교수 이어 개원의 등도 전면 휴진…서울 여의대로서 총궐기대회
'3대 요구',정부가 거부했단 이유로 화살 돌려…"폭정 막을 방법,이것뿐"
"대한민국 살릴 마지막 기회"라지만…사전신고 저조한 동네병원 참여율 미지수
'더 이상 양보 없다'는 정부는 "법대로" 강조…공정위 신고에 집단행동 금지명령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증원 등을 '의료 및 교육 농단'으로 규정한 의료계가 18일 집단행동 디데이(D-day)를 맞아 전면적인 집단휴진과 전국의사총궐기대회에 나선다.의·정 갈등 초기부터 강경 노선을 유지해온 대한의사협회(의협)를 주축으로 전날 '무기한 휴진'에 돌입한 서울대병원 등 의대 교수 등에 더해 일부 동네 병·의원도 동참할 전망이다.
정부는 사전 휴진신고를 한 개원의가 소수란 점을 들어 '대란' 수준의 현장 혼란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맘카페' 등을 중심으로 휴진 병원에 대한 '불매운동' 움직임이 이는 등 여론이 우호적이지 않은 점도 의사들에겐 부담이다.반면,수익 문제로 휴진기간을 길게 끌 순 없더라도 이날만큼은 범의료계의 단일대오를 보여줘야 한다는 의사들의 공감대가 상당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미 전국 3만 6천여 곳의 의료기관에 진료 명령을 내린 정부는 의협이 개원의들의 진료를 제한했다고 보고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에 신고하는 한편,불법적인 집회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 겨냥한 의협 "이 방법뿐"…'단일대오' 내세우며 참여 독려
의협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서 '정부가 죽인 한국의료,의사가 살려낸다'를 주제로 전국의사궐기대회를 개최한다.전날부터 중증·응급 등 필수부서를 제외하고 무기한 전체휴진에 들어간 서울대 의대 교수 등 의과대학 교수들의 집단행동 선례는 있었지만,국민들이 가장 가깝게 이용하는 동네 병·의원이 대대적 휴진에 나서는 것은 의·정 사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지난 4~7일 전 회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한 의협은 유권자인 의사 회원 11만여 명 중 7만 800명이 투표에 참여해 투쟁 여부 관련 역대 최고 투표율(63.3%)을 기록했다며 이날 전면휴진을 예고한 바 있다.
당시 응답자의 90.6%(6만 4139명)가 '정부의 의료농단,교육농단을 저지하기 위한' 의협의 강경투쟁을 지지했고,73.5%(5만 2015명)가 실제 휴진을 포함한 단체행동 참여 의사를 밝혔다는 게 의협의 설명이다.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와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도 '의협 회원'으로서 "적극 동참하겠다"며 힘을 실었다.전의비에 속한 울산의대 교수비대위는 서울아산병원도 내달 4일부터 1주일간 휴진하기로 했다는 교수 설문결과를 밝혔다.
휴진 직전 주말(16일) 3대 요구안을 '파업 중단 조건'으로 제시하기도 했던 의협은 의사들을 거리로 내몬 책임이 정부에게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정부의 '일방적인 정책 추진'으로 붕괴 위기에 처한 의료체계를 살리고자 막판까지 △의대증원 재논의 △필수의료 정책패키지의 쟁점사안 수정·보완 △전공의 등 관련 모든 행정명령 및 처분의 소급 취소를 요청했지만,대한 복권 센터정부가 이를 외면했다는 주장이다.
의협은 전날 대국민 호소문을 내고 예고대로 집단휴진을 강행키로 했다며 "불가피하게 국민들께 불편을 드리는 소식을 전하게 되어 참으로 안타깝고 유감스럽다"고 밝혔다.그러면서도 '망국적 의대 증원' 등을 바로잡기 위한 의료계의 거듭된 호소와 노력을 묵살한 것은 "온갖 협박과 감언이설로 사직 전공의들과 휴학 의대생들을 농락"한 정부라고 강조했다.
집단 진료거부는 의료법상 불법일 뿐 아니라 "의료 정상화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 행위"란 당국의 지적에 대해서는,대한 복권 센터"이번 휴진과 궐기대회 개최는 의사들만의 밥그릇을 지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반박했다.넉 달째 의료공백이 장기화된 현 상황을 두고 "이제 정부의 폭정을 막을 방법은 단체행동밖에 없음을 이해해 달라"고 국민의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다만,이번이 "패망 직전인 대한민국을 살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란 비장한 각오에 걸맞은 참여율이 따라올지는 미지수다.앞서 진료 명령과 함께 휴진 신고를 명한 정부가 취합한 바에 따르면,대한 복권 센터이날 진료를 쉬겠다고 지자체에 알린 개원의는 3만 6371곳(의원급 중 치과·한의원 제외,일부 병원급 포함) 중 4.02% 수준에 불과했다.
특히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은 1~2% 정도에 그쳤는데,광주·전남 등 전체 10%를 넘긴 지역도 일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협은 공식 홈페이지 팝업창 등을 통해 '18일 휴진 안내와 의협 통계를 위한 네이버 휴진일 설정 방법'을 알리고 있다.환자들에게 휴진 사실을 알려 헛걸음을 하지 않도록 막자는 취지인데,대한 복권 센터정부가 명한 휴진 신고는 '불필요'하다는 게 의협 측의 입장이다.지난 15일에도 회원들을 상대로 '네이버 스마트 플레이스로 병·의원 휴진 설정을 하고 (18일) 지원차량을 이용해 총궐기대회에 참여해 달라'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박용언 의협 부회장은 지난 10일 본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감옥은 제가 갑니다.여러분은 쪽팔린 선배가 되지만 마십시오"라는 글을 올려 회원들의 참여를 독려하기도 했다.
공정위 신고·警 수사로 '의사 때리기' 나선 정부…"법대로"
이달 초 복귀 전공의에 한해 면허 정지 등 예정된 행정처분 일체를 철회하겠다고 밝힌 정부는 더 이상의 '양보'는 없다는 입장이다.의협이 협회 차원에서 개별 의사들의 진료 중단을 강제했다고 보고,철저히 법과 원칙에 의거해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의협이 집단휴진을 예고했을 때부터 법적 검토에 착수한 보건복지부는 전날 의협에 대한 사업자단체금지행위 신고서를 공정위에 제출했다.사업자단체인 의협이 개인 사업자인 개원의를 일종의 담합 행위에 동원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은 사업자단체가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하거나 각 사업자의 활동을 제한하는 행위를 금하고 있다.이 규정을 위반한 경우,해당 사업자단체는 10억 이내 과징금을 물어야 하고,단체장 등은 3년 이하 징역 또는 2억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이에 앞서 지난 14일엔 임현택 의협 회장 등 집행부 17명에게 집단행동 및 집단행동 교사금지 명령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복지부는 이들에게 우편으로 보낸 명령문을 통해 정당한 사유 없는 의료기관 또는 의료인의 집단 진료 거부는 불법 행위란 점을 명시한 것으로 파악됐다.그간 정부는 환자의 동의 및 구체적 치료계획 변경 없이 기존 진료예약 등을 변경·취소하는 것은 의료법상 진료 거부로 간주돼 처벌될 수 있다고 강조해 왔다.
수사당국도 의료계 압박에 가세했다.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전날 고려제약의 불법 리베이트에 연루된 것으로 보이는 의사가 1천 명 이상 된다며,소명 내용에 따라 이들이 모두 수사선상에 오를 수 있다고 암시했다.
또 이날 의협의 궐기대회와 관련해서도 "신고된 집회는 얼마든지 보장하겠지만 신고범위를 벗어나거나 다른 불법행위가 있으면 법에 따라 엄정 조처하겠다"며 '법대로'를 강조했다.집단휴진에 대한 보건당국의 고발이 있을 경우,해당 수사도 맡겠다고 밝혔다.
시민사회계에서도 의사들의 집단행동을 당국이 더 이상 눈감아선 안 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이날부터 자체적으로 '의사 불법행동 피해 제보센터'를 운영하기로 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성명을 통해 "법 위에 군림하는 무법자 의사들은 더 이상 필요 없다"며 정부를 향해 "즉시 의료법·공정거래법·공무원법 위반 등을 검토해 엄정 처벌해서 의사 기득권으로 왜곡된 보건의료 체제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남은경 경실련 사회정책국장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정부의 (의협 관련) 공정위 신고는 혐의 인정 시 과징금이나 단체장 등에 대한 처벌 등은 가능하지만 개별적으로 참여한 의사들에 대한 징계 수단은 아니다"라며 "(환자 피해정도에 따라) 개별 사례에 대해서도 고발할 수 있다는 취지로 센터를 열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