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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100주년 맞이한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대담=황인혁 산업부장(부국장)
스페셜티 제품 매출 비중 2030년 40%대 목표
글로벌 M&A 적극 추진 … 해외 매출 확 키울것
'끊임없는 진화'가 삼양그룹 100년 역사 비결
10월께 새로운 경영 비전 담은 기업미션 공개
◆ 비즈니스 리더 ◆
"100세를 맞은 삼양그룹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친환경 화학제품·반도체·배터리 소재 등 스페셜티(Specialty·고부가가치 소재)를 키워 새로운 삼양을 만들겠습니다."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은 최근 황인혁 매일경제신문 산업부장(부국장)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지난 100년을 돌이켜보면 끊임없이 진화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며 "그 시대 가장 필요한 산업에 진출하면서 대내외 환경에 대응했기 때문에 100년 역사를 달성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삼양은 1924년 기업형 농장 삼수사(三水社)를 시작으로 제당,섬유,전북 현대 모터스 대 파리 생제르맹 fc 라인업화학,의약바이오 등으로 진화해왔다.오는 10월 창립 100주년을 맞는 삼양은 또 다른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김 회장은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상황 속에서 기업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며 "변화의 핵심은 스페셜티 사업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환"이라고 강조했다.미래 성장동력으로 고부가 소재를 꼽은 것이다.
삼양은 전체 매출의 20%에 달하는 스페셜티 비중을 2030년까지 4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범용 화학제품으로는 더 이상 생존을 담보하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김 회장이 주도한 포트폴리오 전환은 성과를 내고 있다.친환경 플라스틱 소재 '이소소르비드'는 13년간 연구개발(R&D)을 거쳐 상업화에 성공한 품목이다.세계 두 번째다.이소소르비드 원료는 옥수수에서 유래한 물질인 소르비톨이다.제로 칼로리 대체감미료 '알룰로스',전북 현대 모터스 대 파리 생제르맹 fc 라인업생분해성 수술용 봉합사,유전자 치료제 약물전달 기술 'mSENS',이온교환수지,PC(폴리카보네이트) 콤파운드(첨가물을 섞어 물성 개선) 등도 삼양의 대표적인 스페셜티 제품이다.
이 같은 성과는 모두 R&D의 결과다.삼양그룹은 식품·화학·의약바이오·바이오융합 등 4개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의약바이오 연구소의 경우 연구개발비가 2023년 기준 의약바이오 그룹 총매출액 대비 약 20%에 이른다.연구인력 비중은 전체 의약바이오 계열사 인원의 20%에 육박한다.
삼양그룹은 전기차,전고체 배터리,반도체 등 첨단산업 소재로도 포트폴리오를 확대해나가고 있다.최근 고체 전해질 제조업체 솔리드아이오닉스에 투자사로 참여하며 전고체 배터리 소재 사업에 진출했다.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배터리에 비해 폭발 위험이 낮고 에너지 밀도가 월등히 높아 배터리 산업에서 게임체인저로 불린다.폐어망(해양 폐기물)을 재활용한 플라스틱 콤파운드는 자동차 내외장재 부품이나 전기차용 경량 배터리팩 케이스로 활용될 수 있다.
2021년에는 엔씨켐을 인수하며 반도체 소재 관련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삼양은 글로벌 반도체 소재 공급사들과 긴밀히 협력해 반도체 미세 패턴에 적용되는 소재를 보급하고 있다.
삼양은 인수·합병(M&A)을 통해서도 스페셜티 품목을 키우고 있다.삼양홀딩스는 2017년 한국 KCI를 인수하며 샴푸 소재 등 퍼스널 케어 스페셜티에 뛰어들었다.지난해 12월에는 미국 버든트스페셜티솔루션스를 3300억원에 사들였다.버든트는 유니레버와 로레알 등에 샴푸·섬유유연제 등 퍼스널 케어용 계면활성제를 공급하는 제조업체다.
김 회장은 "향후에도 반도체 소재,퍼스널 케어 소재,대체감미료 등 삼양이 중점 육성하는 분야에 투자 기회가 있으면 글로벌 M&A를 통해 새로운 100년의 초석을 다져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특히 글로벌 사업을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현재 삼양그룹의 해외 사업장은 17곳에 달한다.삼양그룹은 2030년까지 글로벌 매출 비중을 40%로 확대할 계획이다.김 회장은 "버든트 등 해외 회사를 인수하며 우수한 외국 인재들을 확보했다는 점도 삼양에는 플러스"라고 설명했다.
삼양그룹은 10월께 미래 100년을 준비하는 삼양의 비전을 담은 새로운 기업 미션도 공개할 방침이다.그는 "성장에 대한 욕심은 있지만 외형에 너무 집착하지 말자고 다짐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에게 경영은 '의사결정의 연속'이다.장남 김건호 삼양홀딩스 사장에게도 이같이 강조한다.김 회장은 "임직원 이야기를 많이 들어야 하고,토론·회의하는 과정에서는 이견 조절과 의견 취합이 중요하다"며 "김 사장도 이런 과정을 통해 경영 능력을 쌓아가고 있다"고 전했다.물론 김 사장에게 김 회장은 까다로운 상사다.
김 회장은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을 부족함 없이 제공하는 것이 지난 100년 삼양의 존재 이유였다면 새로운 100년은 사람들의 필요를 채우는 것을 넘어 필요하게 될 것을 앞서 준비하고 먼저 제안하는 것이 삼양의 존재 이유가 될 것"이라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김윤 회장
△1953년 서울 출생 △1971년 경복고 졸업 △1979년 고려대 경영학과 졸업 △1983년 미국 MIIS 국제경영학 석사 △1985년 삼양사 입사 △1996년 삼양사 대표이사 사장 △2000년 삼양사 대표이사 부회장 △2004년 삼양사 대표이사 회장 △2014년 한일경제협회 회장 △2019년 삼양홀딩스 회장
[정승환 재계전문기자 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