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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확보한 먹방 유튜버 쯔양을 둘러싼 사건이 온-오프라인 채널을 도배하고 있다.쯔양은 '먹방 여신'으로 불리며 국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유튜버로 꼽힐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쯔양은 이달 11일 새벽 자신이 이른바 사이버렉카 유튜버들의 협박과 공갈을 받은 이유와 과정을 해명하는 동영상을 올렸다.이에 앞서 유튜버 가로세로연구소는 10일 쯔양이 자신의 과거 행적을 폭로하겠다는 사이버 렉카들의 협박에 시달리며 입막음용으로 돈을 지급했다는 내용의 녹취록을 공개했다.
쯔양은 해명 영상에서 전 남자친구로부터 지난 4년간 협박과 성폭행,상습폭행,공갈 등에 시달려 왔다고 밝혔다.전 남친을 고소했지만,그가 사망하면서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이 종결되면서 일단락되는 듯했다.하지만 쯔양이 전 남친의 강요로 술집에서 일했던 사실을 폭로하겠다는 구제역·카라큘라·전국진 등 사이버렉카 유튜버들의 협박이 담긴 녹취록이 가로세로연구소에 의해 공개되면서 2차,3차 피해를 입게 됐다.일부 사이버 렉카는 쯔양 측으로부터 돈을 챙기기도 했다.공갈이다.
쯔양은 이들을 고소했고,검찰은 곧 본격적인 수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돈이 된다면 무슨 일이든 한다?
쯔양을 둘러싼 일련의 사건들은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존중이 배제돼 있다.모든 판단에는 돈이 우선이었다.
전 남친은 끝까지 쯔양을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했다.쯔양은 "휴학 중 전 남친을 만나 교제했으나,처음과 달리 폭력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다.이후 전 남친은 쯔양을 불법 촬영 동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며 술집에서 일하게 하고,
화나는 월드컵유튜브 방송을 강요해 수익금을 갈취했다.4년 동안 돈에 대한 협박과 폭력에 시달리던 쯔양이 '모든 돈을 줄테니 떠나달라'고 애원했지만 이마저 무시했다.오히려 소속사 직원들을 협박하고 여타 유튜버들에게 쯔양의 과거를 과장 또는 허위로 폭로하며 착취를 이어가려 했다.결국 형사 고소가 이뤄지면서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됐다.돈에 대한 탐욕을 버리지 못해 더 큰 욕심을 부리다가 안타까운 결말을 맞이한 셈이다.
쯔양 법률대리인 변호사들은 쯔양의 피해 사실이 크고 증거가 많다며,전 남친이 만든 전 소속사로부터 제대로 받지 못한 정산금이 최소 40억 원이라고 밝혔다.전 남친이 쯔양 지인에게 보낸 협박 메시지,
화나는 월드컵폭행 당시 상황이 담긴 녹취,폭행으로 인한 상해 증거 사진 일부도 공개했다.
쯔양을 향한 사이버 렉카들의 협박도 돈에 방점이 찍혔다고 볼 수 있다.쯔양 사건을 빌미로 금전적 이익을 취하려 했다는 게 대다수의 견해다.
사이버 렉카 유튜버 구제역은 오히려 쯔양의 '잊힐 권리'를 위해 노력했으며,부끄러운 행동을 하지 않았고 부끄러운 돈을 받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쯔양의 과거 사생활을 폭로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계약서를 작성하고 5500만원을 갈취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거짓 해명 논란을 자초했다.구제역은 카라큘라·전국진과 함께 협박을 사전 모의한 사실도 드러났다.쯔양 측으로부터 1100만원을 받았다고 거짓말을 하고,전국진에게 입막음용으로 300만원을 전달하기도 했다.
카라큘라는 두 아들을 언급하면서까지 협박과 갈취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으나,역시 공개된 녹취록과 과거 코인 사기 사건 연루 전력 등으로 해명에 힘을 얻지 못했다.
전국진은 생활고에 시달리다 (구제역으로부터) 돈을 받았다며 협박 사실을 시인했다.
이들에게 어려움에 처한 쯔양의 약점은 보호하고 지켜줘야 하는 게 아니라 자신들의 욕구인 금전적 이익을 충족하는 수단이었던 것이다.유튜브가 새로운 형태의 경제 생태계의 판을 깔아주면서 생긴 부작용이란 지적이다.
◇사이버 렉카 문제점 적나라하게 보여줘
사이버 렉카는 이슈나 사건이 생길 때마다 재빠르게 영상을 만들어 조회수를 올리는 이슈 유튜버들이다.깊이 있는 취재나 사실관계 확인도 없이 일단 자극적이고 흥미를 유발하는 언사로 동영상을 만들어 유포하며 수익 창출에만 몰두하는 유튜버들을 교통사고 현장의 렉카에 비유하는 멸칭이다.
이들에 의해 빚어지는 부작용의 원인은 유튜브의 자체 규정과 검열 기능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게이트키핑 기능 없이 개인의 판단과 개인의 의견에 따라 무작위로 영상을 올린다.문제가 되면 삭제하면 그만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시청자 수가 많으면 수익이 늘어나는 유튜브의 구조적 문제가 타인의 치부를 드러내고 악용하는 자극적 영상을 양산하는 악순환이다.유튜브 플랫폼의 방관이다.
쯔양 사건은 사이버 렉카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유튜브가 문제가 된 구제역·카라큘라·전국진의 수익 창출을 차단했지만 사후 단기처방이 아닌,근본적인 규제 강화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높다.이원석 검찰총장은 "사이버 렉카 구속수사를 적극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도 심각성을 인지하기 시작했다.류희림 위원장은 최근 방송심의소위원회에서 "쯔양을 협박하고 갈취했다는 유튜버들이 언급되고 있는데,선정적이고 폭력적인 콘텐츠로 돈을 버는 유튜버들에 대한 대책도 방심위 차원에서 마련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최근 자신의 SNS에 "쯔양 사건은 사이버 렉카의 문제점을 단적으로 보여줬다"며 "유튜브는 조회수와 광고 수익에만 집중하는 문제적 콘텐츠에 대한 적극적인 모니터링과 제재를 소홀히 하고 있다.플랫폼 운영자로서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근의 드라마나 영화,OTT 등도 금전적인 이득을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사이버 렉카의 문제점을 우회적으로 지적하고 있다.누리꾼들도 규제의 필요성에 목청 높여 공감하고 있는 상황이다.
쯔양 영상 속 멍 자국.유튜브 'tzuyang쯔양' 갈무리 ◇사이버 렉카 유명인 자살에 영향… 국민 90% 이상 '사회적 문제' 동의
올 2월 말 미디어오늘이 보도한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사이버 렉카 제작 유명인 정보 콘텐츠 이용 경험 및 인식'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92%가 사이버 렉카가 사회적 문제라는 것에 동의했다.유명인들의 이슈를 무분별하게 보도하는 사이버 렉카와 언론이 이들의 자살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이다.사이버 렉카들의 콘텐츠를 무분별하게 받아 쓰는 일부 언론들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조사는 2월 14일부터 18일까지 20-50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응답자들은 사이버 렉카의 비윤리성(92.6%),
화나는 월드컵언론의 책임 소홀(90.8%),이용자 수요에 따른 공급(90.1%)을 사이버 렉카 문제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로 꼽았다.
이번 사건에서는 쯔양의 전 남친,사이버 렉카,녹취록 공개 유튜버,유튜브 플랫폼 등이 쯔양을 가해한 당사자로 지목된다.
응답자의 94.3%는 가해자에 대한 처벌 강화가 필요하다고 답했으며,피해자 구제제도 강화(93.4%),
화나는 월드컵플랫폼 자율규제 강화(88.2%),유튜버 윤리교육 강화(80.6%) 등의 응답도 눈에 띄었다.
사이버 렉카 콘텐츠를 시청한 적 있는 응답자는 71.4%였다.20대 응답자의 경험률이 83.6%로 가장 높았으며,연령대가 높아질수록 경험률이 낮아졌다.
이처럼 사이버 렉카의 부작용이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고 있지만,정작 이를 규제할 제도적 수단이 없다는 점이 문제다.유튜브는 방송법 적용을 받지 않아 사실상 강제성이 없다.
유현재 서강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유튜브가 불법 콘텐츠에 대해 방조를 넘어 동조하는 상황"이라며 "이런 이슈가 불거질 때만 잠깐 제재 방안 논의가 나오는 것이 안타깝다.도덕이 무너진 '유튜브 아노미' 상태다.유튜브 특별법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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