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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베스트 기업을 만드는 힘]③스위스 혁신의 제약사 '로슈'
[편집자주] 여러 나라,시장마다 돈을 잘 버는 기업은 많다.하지만 돈을 잘버는 기업을 무조건 좋은 기업이라고 말하지 않는다.오랜기간 꾸준히 성장하면서 시장을 선도하고,동시에 벌어들인 이익을 바탕으로 나라와 지역사회에 경제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회사를 좋은 기업으로 평가한다.머니투데이는 반도체와 화학,제약,
카지노게임패션 등 주요 분야의 '월드 베스트 기업'을 찾아 기업의 성장 비결과 기업을 일궈낸 환경을 조명했다.'메이드 인 코리아' 월드 베스트 기업을 탄생시킬 묘안을 찾아본다.
스위스 바젤 로슈 본사 R&D(연구개발) 센터에 설치된 로봇 설비.로슈 관계자는 "2022년 신사옥에 로봇 설비 등을 적극 활용해 신약 개발 등 과제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사진제공=로슈스위스 제약회사 '로슈'는 신종플루 치료제 '타미플루'로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어린 아이를 둔 집이라면 '만병통치약'마냥 쓰는 '비판텐'도 로슈에서 탄생한 의약품이다.
하지만 300조원 넘는 기업가치의 로슈가 130년 가까이 제약시장을 주도하는 것은 이들 '히트상품' 덕이 아니다.M&A(인수합병)를 통한 꾸준한 변화,우리나라 국가 R&D(연구개발) 예산에 맞먹는 돈을 매년 투자하는 '혁신'이 로슈를 월드 베스트 기업으로 만들었다.
지난 6일 스위스 북부도시 바젤 소재 로슈 본사에서 만난 요르그-미카엘 루프(Jorg-Michael Rupp) 파마 인터내셔널 리전 헤드(Head of Pharma International Regions)는 로슈의 성장에 대해 "스위스 바젤 지역은 산학협력과 스타트업이 활성화돼있고 인근 독일과 프랑스 등과 교류가 활발한 점 등 헬스케어 분야 생태계를 만드는데 유리하다"며 "낮은 세율과 매우 안정적 정부 정책 등 환경적인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요르그 헤드는 아프리카,아시아,중동,유럽 및 라틴 아메리카 전역에 걸쳐 100개가 넘는 국가의 로슈 제약 사업 운영을 책임지고 있다.
바젤은 스위스 제3대 도시 중 하나로 제약과 정밀산업이 발달했다.프랑스와 독일 인근 도시와 함께 경제권을 형성하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취리히 연방대학 등 학계와의 협력·교류도 활발하다는 게 요르그 헤드의 설명이다.
요르그 럽(Jeorg Rupp) 로슈 파마 인터내셔널 헤드(Head of Pharma International)가 지난 6일 스위스 바젤 본사에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 하고 있다./사진=김훈남루프 헤드는 "로슈는 학계와 스타트업,바이오테크 등 영역과 긴밀히 연계된 글로벌 R&D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며 "한국을 포함해 150개 국가에 진출,임상실험 등 중요한 R&D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그는 "의약품 1개를 만드는 데 실험실에서 양산까지 12년이 걸린다.이 과정에 총 28억달러 가량을 투입한다"고 덧붙였다.
루프 헤드는 "최근 몇년간 매출의 22%를 R&D에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로슈는 글로벌 제약업계에서 가장 많은 R&D비용을 투입한다.2023년 기준 로슈의 연매출은 587억 스위스프랑(CHF),원화로 90조원이 조금 넘는다.이 중 22%인 20조원 가량을 매년 R&D에 쓴다는 얘기다.올해 한국정부의 R&D 예산(26조5000억원)과 비슷한 규모의 R&D투자가 스위스 인구 17만명 도시의 기업 1곳에서 발생한다.
최근에는 AI(인공지능)를 통한 데이터 분석 등 4차 산업기술을 접목한 혁신도 꾀한다.루프 헤드는 "앞으로는 매 80일마다 의료관련 지식이 두배씩 늘어나난다는 전망이 있다"며 "헬스케어 생태계와 연구,파트너십 강화와 더불어 AI를 통한 데이터 분석 등이 유망해질 것"이라고 말했다.한국과의 협력에 대해서도 "한국에 550명 정도의 지사를 갖고 있고 10개 중 4개 제품에 대한 임상실험을 하는 등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며 (한국이 뛰어난) AI나 데이터 이용 등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제약업계에서 로슈는 국경을 넘나드는 M&A로 새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하는 회사로 알려져있다.로슈는 1994년 미국 '신텍스'에 이어 △2002년 일본 주가이 파마슈티컬스와의 전략적 제휴 △1998년에 베링거 만하임(Boehringer Mannheim) △2009년 미국 제넨텍 △2014년 미국 '제니아 테크놀로지' △유방암치료제 전문 '세라곤 파마슈티컬즈' △ RNA 타깃 희귀질환 치료제 전문 '산타리스 파마' 등을 인수해 몸집을 키웠다.최근에는 종양(암) 치매 등 전문 의약품과 진단분야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루프 헤드는 "로슈는 창업주 가문이 지분 65%를 소유하고 있는 기업"이라며 "로슈 가문은 경영에 직접 참여하진 않지만 이사회 구성원으로 그룹 방향 설정에 중요한 의사를 밝힌다"고 말했다.
이어 "'환자에 집중하고 사회에 공헌한다'는 기업 이념을 지키면서도 진단과 제약 등 두분야의 기민한 협력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며 "스위스 정부는 기업활동을 통해 거둬들인 세금이 개발이나 혁신에 환원될 수 있도록 기업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위스 바젤 로슈 본사 전망대에서 살펴본 바젤시 전경.제약과 정밀산업이 발달한 이곳에는 산학협력,카지노게임독일·프랑스 등 국가간 협력이 활발하다./사진=김훈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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