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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이 미국 퇴출 거부하는 이유.돈보다 더 중요한 것들

▲  야후와 라인 로고 ⓒ 야후·라인
 
미국에서 퇴출 압력을 받고 있는 틱톡의 매출은 삼성전자의 절반을 넘는다.생긴 지 몇 년 안 된 중국 앱이 회원 10억 명을 넘어섰고 자회사 틱톡숍은 동남아 진출 첫 해에 200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동남아 전자상거래 시장 1천억 달러의 20%에 해당한다.알리바바의 타오바오가 처음 시작한 라이브 커머스가 틱톡숍의 약진 비결이다.

틱톡숍은 최근 인도네시아 전자상거래 1위 토코페디아를 인수했다.SEA,그랩,고투,일본 중앙경마장라인,VNG 등 동남아 빅 플랫폼들의 입지가 위협받고 있다.미국이 안보 이유로 퇴출하려고 하는 틱톡의 가장 큰 자산은 1억 7천 만의 미국 회원 데이터일 것이다.최근 매각 압력을 받고 있는 라인의 가치를 생각하게 된다.라인은 일본,태국,대만,인도네시아에 2억 2천 만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디지털 경제

알리바바의 연간 고용 창출은 4천만 개에 달한다.직접 고용 1500만,공급제조업체 등 간접 고용 2500만이다.바이오제약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신약개발이다.신약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새로운 단백질 발굴이다.지금까지 발굴된 단백질 숫자는 19만개인데 구글의 디지털 시뮬레이션 기술을 통해 새롭게 2억 개의 단백질이 발견되었다.미국의 디지털경제 비중은 총 GDP의 10%다.중국도 디지털경제 비중이 미국과 비슷한 수준이면서 서비스산업의 디지털 침투율은 40%를 상회한 것으로 알려진다.

디지털경제의 성장률은 경제성장율의 2배 이상으로 글로벌 경제의 디지털화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세계경제포럼(WEF)은 향후 10년 간 세계 경제의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의 70%는 디지털 플랫폼에서 나올 것이라고 했다.세계 무역에서 서비스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글로벌 수출의 23%가 서비스이고 그 중 절반이 디지털 서비스이다.중국 GDP에서 디지털 경제의 기여도가 42%에 달한다고 발표된 자료도 있다(스타티스타).

세계 경제의 디지털 전환은 글로벌 무역에 새로운 룰을 요구하고 있다.북미자유무역협정( USMCA),미.일 디지털협정(USJDTA),환태평양경제동반협정(CPTPP),싱가폴 주도 디지털 협정(DEA,DEPA)가 그 예들이다.한국도 최근 싱가포르 주도 DEPA에 가입한 바 있다.핵심은 데이터의 국경간 이동 자유화,데이터의 현지화 금지,소스코드 공개 금지이다.

일본은 CPTPP의 주도국이자 미일 디지털협정(USJDTA)의 주도국이다.디지털 경제화,디지털 무역협정 추진의 중요한 전제조건이 데이터 보안이다.개인정보 유출을 포함한 데이터 보안 없이는 새롭게 펼쳐지는 글로벌 디지털경제 프레임이 구축될 수 없다.일본의 라인 관련 압박은 다른 목적도 있겠지만 라인의 몇 차례에 걸친 개인정보 누출이 큰 이유일 것이다.더욱이 누출 대상이 민감국가로 의심되기 때문이다.데이터 보안 분야에 선도역할을 하는 EU는 글로벌 벤치마킹 대상이다.EU의 개인정보보호법(GDPR),디지털시장법(DMA),디지털서비스법(DSA)이 그 예들이다.
 
동남아의 중요성

세계에서 미,중,일,EU 강국들이 가장 중요시하는 지역이 있다면 동남아일 것이다.아세안 10개국이 있는 동남아는 미중 패권 경쟁의 중간지대에 있고,아태 지역의 3가지 메가급 무역 협정 내지 협력프레임 (RCEP,CPTPP,IPEF)을 구성하는 중심국가들이 위치해 있으며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디지털 경제의 선도 지역이다.

중국은 일대일로 투자 중 거의 40%를 이 지역에 집중한다.중국은 또한 아세안의 최대 무역 상대국이기도 하다.미국은 아세안에 대한 최대 투자국이다.일본의 경우 최근 중국에 밀리긴 하였지만 지난 10년 간의 누적 투자액으로는 미국 다음으로 2위이며 중국의 2배에 달한다.

50여 년 간 지속한 예의바른 외교(courtesy diplomacy) 덕분에 이 지역에서 일본의 매력도는 높다.중국을 빠져나오는 글로벌 기업들이 가장 많이 이전하고 있는 대상 지역이고 최근 미국의 글로벌 반도체 투자의 집중 지역이기도 하다.한국으로서는 중국에 이어 2위 수출 상대국이며 해외 진출 1만 2천여 개의 기업 중 절반이 아세안에 있다.

구글,테마섹,베인의 공동 분석 자료는 동남아 디지털 경제가 2030년까지 1조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또 아세안 디지털경제 발전 협의체인 아세안디지털경제프레임워크 협정(DEFA)은 그 두 배인 2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중국과 인도에 이어 세계 3위인 7억의 인구,디지털 친화층인 평균 30세의 젊은 인구 (한국 45,일본49,중국 38),또 회원국 중 다수가 인터넷,일본 중앙경마장모바일,소셜미디어 등 디지털 사용지수 상위권에 포진해 있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또 한국의 3배가 넘는 52개의 유니콘을 보유하고 있는 스타트업 강국들 블럭이다(2023).

글로벌 투자 증가,개방적 투자환경으로 한국의 현지 스타트업 성공 사례도 나오고 있다.중고오토바이 거래 플랫폼 오케이쎄,일본 중앙경마장교육플랫폼 위버스마인이 그 예이다.태국과 인도네시아,대만에서 금융(라인뱅크),배달 (라인맨),캐릭터(라인프렌즈)로 성공사례를 늘려가고 있는 라인은 동남아 5대 플랫폼의 하나로 간주된다.
 
글로벌 훈련장

중국 디지털 경제의 급성장에는 글로벌 시장에서 실력을 닦은 중국 인재들의 글로벌 역량이 절대적이다.뉴욕에서 근무한 바이두의 창업자 리옌홍,일본 중앙경마장일본기업 TDX 계열 출신의 CATL 쩡위친,대만 TSMC의 모리스 창과 함께 텍사스인스트루먼트에서 근무한 SMIC 창업자 리처드 창을 비롯 무엇보다 중국 전기차 산업의 기초를 놓은 독일 아우디 엔지니어 출신 인물을 빼 놓을 수 없다.전 중국 과기부 장관 완강 이야기이다.

동남아 역시 마찬가지다.최대 공유차 그랩의 공동창업자 앤서니 탄,후이링 탄(하버드),일본 중앙경마장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SEA 창업자 포레스트 리(스탠포드),인도네시아 최대 공유차 플랫폼 고젝 창업자 나디엠 마카림(하버드)이 그 예이다 나다엠 마카림은 최연소 교육부장관에 지명되어 국가 혁신을 추진했다.

기업 근무자들의 게시판 블라인드에 올라온 IT 개발자들의 선호 직장리스트에 라인(라인플러스)이 많이 오르고 있다.자율적인 근무 분위기와 함께 IT 인력들이 글로벌 경험을 하기에 가장 좋은 조직문화가 그 이유로 꼽히고 있다.코로나 이후 아직도 전 직원 재택근무를 문제없이 하고 있다.

세계 최대 스타트업 행사인 핀란드 슬러시는 학생들이 세운 기업이다.상담 방문객 2만 명과 함께 2천 명에 달하는 글로벌 투자가 방문이 주목을 받는다.자원봉사자로 근무하는 학생들이 행사장에서 만난 투자가와 연결되어 글로벌 스타트업으로 성장하는 사례가 많다.한 명의 실리콘밸리 투자가를 유치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면 이 행사의 의미를 깨닫게 된다.

에스토니아 온라인 창업 창구인 이레지던시에는 10만개의 글로벌 스타트업이 모여 있다.유럽 진출 한국인 청년 사업가들도 이용하고 있는 이 플랫폼에는 우크라이나 국적의 스타트업들이 가장 많다.실속있게 우크라이나를 돕고 있는 창구인 셈이다.모두 자율적 조직문화가 특징이며 글로벌 역량의 모델들이다.
 
중국의 명청 교체기에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도자기를 수출하는 나라는 중국이 아니라 일본이었다.조선 도자기공들의 기술이 바탕이 되어 성장한 일본 도자기 산업은 세계 최고의 일본 세라믹 부품 산업으로 연결되었다.와인잔 반 잔 분량의 작은 세라믹 콘덴서가 1억원넘은 액수로 팔리는 무라타,세라믹 전자부품의 글로벌 강자 교세라가 대표 기업들이다.당시 조선 도공들은 전후에 조선 귀국을 원치 않았다고 한다.조선이 기술자 대접을 일본 만큼 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도공 중에는 지금도 도자기 신으로 추앙받고 있는 사람도 있다.(이마리 도자기 촌 이삼평).

라인 사태를 두고 매각 대금에 초점을 맞춘 얘기들이 많이 오간다.틱톡이 2대 정권을 버티며 미국 퇴출을 거부하고 있는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돈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14년간 구축한 데이터와 기술력,한국 IT기업이 가장 필요로 하는 글로벌 역량 훈련장의 자산이 그 안에 담겨 있는 것이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숙명여대 경영학부 객원교수,전 KOTRA 글로벌 연수원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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