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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기훈련(얼차려)을 받다가 쓰러져 이틀 만에 숨진 박모 훈련병의 추모 분향소에 19일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시민들은 병역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입대한 젊은이의 어이없는 죽음에 안타까움과 분노를 나타냈다.
군인권센터는 박 훈련병의 수료식 날인 이날 오전 11시부터 서울 용산구 용산역광장 앞에 시민 추모분향소를 열었다.분향소가 차려진 지 1시간 만에 헌화하고 분향한 시민이 50명이 넘었다.음료 등 추모 물품을 제대 위에 올려놓고 가는 시민도 있었다.제대 오른쪽에는 메모지에 추모 메시지를 써서 붙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시민들은‘고귀한 생명이 나라를 위해 복무하러 갔다가 허망하게 갔다‘억울한 죽음을 잊지 않겠습니다’등의 추모사를 써서 붙였다.
휴가를 나와 용산역에 도착한 군인들이 삼삼오오 지나가다가 분향소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기도 했다.전역이 60일가량 남았다는 A씨는 “답답한 마음뿐”이라며 “군대가 편안한 조직이 아니라는 것을 고려해도,이번 사건에서는 중대장이 훈련병을 교육하는 방식이 적절하지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2015년 12사단에서 훈련소 생활을 했다는 우장민씨(30)는 “같은 사단 출신으로서 남의 일 같지가 않다”며 “사건이 터지면 꼬리자르기 하는 군대의 일 처리가 여전하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우씨는 “군대에 불려갈 때는 대한의 아들이고 죽거나 다치면 남의 아들이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2년 전 전역했다는 B씨는 “헌법에까지 병역의 의무를 써두고 이행하게 하면서 장병들의 대우는 이렇게 하는 것이 말이 되냐”며 “책임자 처벌이 우선일 것 같은데 수사가 빨리 이뤄지지 않는 것 같아서 답답하다”고 말했다.
오모씨(28)는 A4 한 장 분량의 편지를 써서 군인권센터에 전달했다며 “얼마 전 있었던 채 상병 사건과 겹쳐 보인다”고 말했다.오씨는 “채 상병도 12사단 훈련병도 열심히 복무한 것뿐인데 안타까운 일을 당했다”며 “사회가 병역의 의무를 지는 병사들을 가치 있게 다뤄달라고 편지에 썼다”고 말했다.
아들을 둔 부모들도 찾아왔다.헌화를 마친 중년 여성들이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는 모습도 보였다.아들의 전역을 기다리고 있다는 김옥화씨(51)는 “제대가 얼마 남지 않은 아들을 둔 부모로서 매번 이런 사건이 터질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며 “군대는 아이들이 가고 싶어서 간 것도 아니고 국가가 시켜서 간 건데 이런 일까지 겪어야 하나”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김은정씨(48)는 일부러 검은 옷을 차려입고 왔다고 했다.김씨는 “우리 아들도 지난 4월에 군대에 갔는데 소식을 듣고 충격이 너무 컸다”며 “폐쇄적인 조직이라 그런지 진상 규명도 더딘 것 같아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군인권센터는 이날 박 훈련병 어머니의 편지를 공개했다.박 훈련병 어머니는 “신병대대 수료식 날인데 수료생 251명 중 우리 아들만 없다”며 사건 전후 군의 대처가 미진했다고 지적했다.어머니는 “‘첫째도 안전,2024년2월21일 반포레 고후 울산 HD FC둘째도 안전,셋째도 안전하게 훈련시켜 수료식 날 보여드리겠다’던 대대장님의 말을 기억한다”며 “우리 아들의 안전은 0.00001도 지켜주지 못했는데 어떻게,무엇으로 책임지실 건가,2024년2월21일 반포레 고후 울산 HD FC아들 장례식에 오셔서 말씀했듯‘그날 부대에 없었다’고 핑계를 다실 건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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