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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휴수당 폐지,업종별 차등적용 목소리도
"고용을 유지해 저숙련 초년생에 사회 경험을 쌓을 기회도 줘야"
소상공인들이 한 자리에 모여 내년 최저임금을 동결해달라고 촉구했다.이들은 물가상승에 맞춰 최저임금도 오르는 것이 맞지만 그 속도가 감당하기 어려울 수준이고,최소한 주휴수당은 폐지하거나 한계 상황에 놓인 일부 업종만이라도 최저임금을 동결·인하해달라고 호소했다.
18일 소상공인연합회(소공연)는 내년 최저임금에 관한 입장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통상 소공연의 회견은 업종별 단체의 대표들이 미리 작성한 입장문을 읽는 식으로 진행됐지만,이날 회견은 생업에 종사하는 소상공인,동네 사장들이 각자 어려움을 호소하는 식으로 이뤄졌다.
관악구에서 미용실을 40여년 운영했다는 김숙녀씨는 "손발을 자르는 심정으로 직원들을 내보냈다"고 토로했다.10여년 전에는 디자이너 셋을 포함해 직원을 6~7명 두고 있었다.특히,미용 자격증을 금방 취득한 초기 디자이너는 도제식으로 최소 3년 가르치는 미용업 특성에 따라 교육생을 서너명 두고 가르치고 있었다.
교육생은 직원 한명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지만 최저임금은 지급해야 한다.현재 김씨 미용실에 교육생은 없다.디자이너도 한명으로 줄였다.김씨는 "최저임금의 가파른 인상은 고용을 꺼리게 하고,구직자가 현장에서 일할 기회를 박탈한다"며 "세계 최정상 수준으로 발전하는 K-미용의 발목을 잡지 않기 위해 정부가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편의점주 송재현씨는 일주일에 최소 60시간 일한다고 했다.10여년 전은 직원 두명에 지급할 인건비를 현재는 한명에 주고 있다.송씨는 "예전에는 점주가 적절히 노력하면 큰 수익은 아니어도 생계는 유지했다"며 "지금은 생계 유지도 빠듯해,매일 12시간 넘게 일하다가 과로로 제때 잠에서 깨지 못해 가게를 열지 못했다는 얘기도 들린다"고 했다.
최저임금은 2015년 5580원에서 10년 새 두배 수준으로 올랐다.올해는 9860원이지만,소상공인들은 주휴수당 때문에 실제 임금이 1만원을 넘는다고 주장한다.근로기준법상 일주일에 15시간 이상 근무한 근로자는 하루 일당을 주휴수당으로 더 줘야 한다.
그 부담에 최근에는 소상공인들이 직원 한명을 길게 일하게 하는 대신,여러명을 '초단기' 고용해 주휴수당 지급을 피한다.PC방 사장 김성수씨는 "예전에는 한곳에서 쭉 일할 알바생이 지금은 두곳,세곳에 택시비 버려가며 일한다"며 "주휴수당은 노동자,사장님 모두에게 불편한 제도"라 말했다.
이들도 최저임금이 물가상승에 따라 인상돼야 하지만,월드컵 거리 응원현재는 그 속도가 매우 빠르다고 호소한다.삼겹살집을 하는 정동관씨는 "최저임금 부담에 직원을 다섯명에서 두명으로 줄이고 가족과 하루 14시간 일하는데,정작 인건비 부담은 여전해 가족과 최저임금도 못 받는 아이러니가 벌어진다"며 "주변에서 '관둬라','누가 자영업 하라그랬냐'는데 대출까지 받아 고용을 유지하는 입장에서 억울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일부 업종만이라도 최저임금을 동결,인하해 '차등적용' 해달라고 촉구했다.최저임금법상 최저임금은 업종별로 차등적용할 수 있지만,매년 노동계의 반대 속 차등적용 실현은 불발됐다.
업종별 차등적용은 일부 고소득 사업주도 임금을 적게 줄 면죄부가 될 우려가 있다.편의점주 송재현씨는 "전체 상황을 보면 고소득 점주보다 최저임금도 감당하기 어려운 점주가 훨씬 많다"면서도 "업종뿐 아니라 매출 규모 등으로 차등적용의 기준을 복합적으로 만드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유기준 소공연 회장 직무대행은 "소상공인은 경제의 모세혈관이다.모세혈관이 죽으면 사람이 살 수 있겠나"라며 "인건비 부담을 낮춰 고용을 유지하게 해주고,특별한 기술이나 유관 경력이 없는 저숙련 초년생도 낮은 허들로 진입해 사회 경험을 쌓을 기회를 제공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