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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김호중 씨 팬덤이 김 씨의 선한 영향력 덕분에 100억 원에 가까운 기부를 실천했다고 주장한 가운데,이 중 75억 원 상당이 기부한 앨범을 환산한 금액이라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에 팬들이 응원하는 가수의 앨범을 여러 장씩 산 뒤 이를 복지기관 등에 기부하는 앨범기부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김 씨의 사례처럼 팬들의 앨범 기부는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다.가수의 음반 발매 첫 주 판매량(초동) 기록을 올리거나 팬 사인회 등 행사 참석 확률을 높이기 위해,skt 로밍 가족또 앨범 속 랜덤 포토카드를 모으기 위해 앨범을 수십,수백장 씩 다량 구매한 뒤 다른 기관에 보내는 것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인터넷 카페 등에선 지금도 특정 가수의 앨범기부를 위한 공동구매를 안내하거나,skt 로밍 가족이에 동참했다고 인증하는 게시물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이같은 일방적인 기부에 '처치 곤란'을 호소하는 곳들이 많다고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서울의 한 아동지원 재단 관계자는 "한동안 앨범 기부가 많이 들어왔는데 아이들도 호불호가 있어 남은 앨범은 처분이 잘 안되는 경우가 있었다"며 "기부받은 앨범을 다시 팔 수도 없고 창고에 쌓여서 최근에 몇백장을 싹 폐기해야 했다"고 전했다.
부산의 다른 장애인단체 관계자도 "솔직히 별로 유명하지 않거나 인기가 떨어진 연예인들의 앨범이 오면 쌓일 수밖에 없다"며 "소비가 안 되면 자체적으로 폐기 처분을 해야 한다"고 털어놨다.
이 밖에 출시된 지 시일이 꽤 지난 앨범이나 어르신들이 이용하기 어려운 USB 형태의 앨범이 기부돼 난감하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환경파괴 문제도 함께 거론되고 있다.지난해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 기획사가 앨범 제작에 사용한 플라스틱은 2017년 55.8t에서 급증해 2022년 801.5t으로 집계됐다.5년 만에 14배 이상 폭증한 것이다.이 플라스틱은 폐기물 부담금 부과 대상이다.
음반 판매량 집계 사이트 써클차트에 따르면 지난해 톱400 기준 1∼12월 앨범 누적 판매량은 약 1억 2,000만 장으로 전년(약 8,000만 장)보다 약 50% 늘었다.
K팝 팬들로 구성된 기후환경단체 '케이팝포플래닛' 관계자는 "앨범 기부가 앨범이 출고된 뒤 바로 버려지는 것은 막을 수 있을지 몰라도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며 "CD로 음악을 듣는 문화가 거의 없어졌을뿐더러 전달되는 앨범 장수가 너무 많아 기부받는 기관에서도 이를 버리는 경우가 발생해 실효성이 없다는 게 팬들의 주된 의견"이라고 말했다.
이어 "버리는 시기를 늦추고 주체가 바뀔 뿐 그 많은 플라스틱 앨범이 원래 용도대로 쓰이는 것이 아니기에 기부 옵션은 마치 '폭탄 돌리기'를 보는 것과 같다"면서 "기획사가 중복 구매를 조장하는 상술을 중단하는 것만이 기형적이고 환경 파괴적 문화를 뿌리 뽑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디지털뉴스팀 이유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