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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는 배터리 안 만드나요?"
포스코그룹의 자랑인 이차전지 밸류체인은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에 장착되는 음·양극재까지다.포드,토도 아오이 코스프레테슬라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배터리를 직접 만들겠다고 선언했다.포스코는 원물부터 최종 소재인 음·양극재까지 수직 계열화됐다.충분히 배터리를 만들고도 남을 역량이다.포스코홀딩스 이차전지소재총괄 방진철 상무보는 실제 시장에서 동일한 질문을 받았다고 한다.
방 상무보의 답은 "아니오"다.소재 사업 잘하고 있는데 굳이 주요 고객사인 배터리 제조사와 경쟁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포스코의 이차전지 소재 사업 역사는 10년이 훌쩍 넘었다.2010년 리튬 추출 기술 개발을 시작한 이후 자원 외교를 통해 해외 광산과 염호에 투자했다.당시만 해도 이차전지 사업은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실패한 사업이 될 뻔했으나 엉덩이가 무거운 포스코는 인내심으로 버텼다.
지금의 캐즘(일시적 둔화)도 언젠가 종결될 것이라는 게 포스코 측의 설명이다.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지금이 투자 적기라는 것이다.전라남도 율촌산업단지에 '양극재·수산화리튬·폐배터리 재활용' 삼각편대를 두고 날갯짓을 시작한다.
"모래 해변 같은데 여기에 정말 리튬이 섞여 있다고요?"
사선으로 모래 무덤을 형성한 광석리튬을 보고 놀라자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의 시험분석섹션 이현우 부장은 "한달 동안 3만톤의 원료를 보관할 수 있는 창고"라고 설명했다.
공동 투자사인 호주 필바라미네랄의 광산에서 광산리튬을 채굴해 오면 창고에 바로 저장한다.땅속의 노천광에 숨어있는 광석에는 1%의 리튬이 함유됐다.광석 그대로 쓸 수 없기 때문에 굽고 식히는 과정을 거쳐 맷돌 기능을 하는 설비에 곱게 갈아 알갱이처럼 만들어야 한다.이후 기계로 리튬이 함유된 것만 쏙 골라내고 남는 잔사는 시멘트 회사로 보낸다.
방문 당치 창고에는 1만5000톤의 리튬광석 알갱이가 보관돼 있었다.불순물을 털어낸 리튬광석에 전기화학적 반응을 이용해 최종 수산화리튬으로 전환해주면 공정은 끝난다.갈색 모래인 리튬광석에서 하얀 가루인 수산화리튬으로 변신하면 리튬의 순도도 훨씬 높아진다고 한다.
호주 필바라미네랄과 합작 투자를 통해 20년 이상 리튬광석을 공급받을 수 있게 된 포스코그룹은 율촌산업단지 내에서 수산화리튬을 생산해 양극재 제조사인 포스코퓨처엠에 공급한다.
율촌산업단지 곳곳에는 아직 짓고 있는 설비들이 눈에 띄는데 필바라리튬솔루션의 2공장도 아직 문을 열지 않았다.9월 2만1000톤 생산능력을 보유한 2공장이 준공되면 지금 보다 더 많은 수산화리튬을 포스코퓨처엠에 보낼 수 있다.
필바라리튬솔루션 공장에서 오른 쪽으로 더 가면 포스코HY클린메탈 생산 기지가 나온다.포스코HY클린메탈 송규영 1공장장은 대뜸 검은색 가루를 내밀었다.수명이 다한 배터리를 잘게 부숴 얻어낸 블랙파우더다.HY클린메탈은 블랙파우더에 함유된 리튬,니켈,코발트,망간 등 금속을 추출해 포스코퓨처엠에 납품하고 있다.이처럼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은 친환경 공정으로 주목받고 있다.
포스코홀딩스,GS에너지,중국의 화유코발트 3사가 HY클린메탈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3사의 자본이 섞인 HY클린메탈은 2021년 1공장의 첫 삽을 뜬데 이어 2공장도 건설 중이다. 1공장은 올해 5월 설비가동능력이 100%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HY클린메탈의 생산 공정은 침출을 거쳐 철·알루미늄을 제거한 뒤 몇단계의 과정을 더 거치는 과정에서 황산니켈·코발트·망간·황산나트륨·탄산리튬 순으로 추출된다.검은색 가루가공정을 거치자 흰색,녹색,붉은색 등의 색색의 금속으로 화려하게 변신했다.
가격도 천차만별이다.망간은 톤당 100만원,황산니켈은 500만원,황산코발트는 800만원,가장 나중에 추출되는 탄산리튬은 2000만원으로 가장 비싸다.
필바라리튬솔루션과 HY클린메탈이 생산하는 원료를 밑거름 삼아 포스코퓨처엠은 양극재를 생산한다.얼티엄셀즈,삼성SDI,토도 아오이 코스프레LG에너지솔루션 등 배터리 회사서 주문받은 일감만 106조원에 달한다.최장 2033년까지 납품 계약이 돼 있기 때문에 양극재 공장은 쉼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최종 완성된 양극재는 사각형의 초콜릿 케이크를 빼다 박았다. 이날 생산된 양극재는 삼성SDI에 보낼 물량이다.
방 상무보는 "장인화 회장 체제의 새로운 비전에 따라 이차전지 소재 본원 경쟁력을 쟁취하고 혁신기술을 선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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