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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랄레스 전 대통령 2025년 대선 출마 반대하기 위해 나선 듯
칠레·EU 등 국제사회 쿠데타 비난 여론 의식
(서울=뉴스1) 이창규 김예슬 기자 = 남미 볼리비아에서 26일(현지시간) 후안 호세 수니가 총사령관이 이끄는 군대가 장갑차 등을 동원해 대통령궁을 진입하면서 쿠데타를 시도했으나 몇 시간 만에 실패로 귀결되는 분위기다.
로이터·AFP 통신 등에 따르면,이라올라수니가 총사령관은 이날 무리요 광장에 군대를 집결시킨 뒤 "가스 수출이 고갈되면서 중앙은행 외환보유고가 고갈되고 볼리비아 화폐에 대한 압박이 커지는 등 경기 침체에 대한 분노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내각이 구성되면 분명 상황이 달라지겠지만 우리나라는 더 이상 이런 상태로 지속될 수 없다"며 "파괴를 멈추고 나라를 가난하게 만들고 군대를 모욕하는 것을 멈춰라"라고 덧붙였다.그리고 군대는 오후 3시50분(한국시간 27일 오전 4시50분) 장갑차를 동원해 대통령궁에 진입했고 대통령궁 내부에도 군인들이 들이닥쳤다.
현지 언론 매체에선 루이스 아르세 대통령이 수니가 총사령관과 대치하면서 군대 해산을 명령하는 모습이 나타났다.그는 "나는 당신의 대장이다.병사들의 철수를 명령한다"며 "불복종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아르세 대통령은 현지 매체에 보낸 영상 메시지에서도 오늘 이 나라는 쿠데타 시도에 직면해 있으며 민주주의가 단절될 위기에 처해 있다"며 "우리는 국민들의 생명을 앗아가는 쿠데타 시도를 다시 한 번 허용할 수 없다.국민들이 민주주의를 위해 쿠데타에 조직적으로 나서서 반대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민주주의는 존중받아야 한다"며 정부 청사 앞에 집결해 있는 탱크 두 대와 군인의 모습을 게재하기도 했다.
이후 아르세 대통령은 육군,이라올라해군,이라올라공군 참모총장을 발표했고,이라올라호세 윌슨 산체스 신임 육군 참모총장은 군대 복귀를 명령했다.현재 군대는 볼리비아 라파스에 있는 정부청사와 아르마스 광장에서 물러난 상태다.아르세 대통령이 쿠데타에 대한 국민들의 반대를 촉구한 데다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을 의식한 탓으로 풀이된다.
수니가 총사령관은 철수 후 군 막사 밖에서 연설을 하다 경찰에 체포됐다.
가브리엘 보릭 칠레 대통령은 "우리는 이번 쿠데타 시도를 규탄하며 기관들이 제 기능을 다하고 헌법과 법률이 존중될 것을 요구한다"며 "우리는 아무도 부상을 입지 않기를 바라며 루이스 아르세 대통령의 합법 정부가 계속해서 볼리비아 국민이 투표한 임무를 계속 수행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도 "EU는 볼리비아의 헌법 질서를 깨고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를 전복하려는 모든 시도를 비난한다"고 강조했다.
중남미·카리브해국가공동체(CELAC) 임시 의장을 맡고 있는 시오마라 카스트로 온두라스 대통령도 볼리비아의 상황을 쿠데타로 규정,이라올라쿠데타를 규탄하는 긴급 회의를 소집했다.
이날 수니가 사령관은 에보 모랄레스 전 대통령이 2025년 대통령 선거에 입후보에 반대해 군대를 집결한 것으로 보인다.그는 전날 성명에서 "모랄레스는 더 이상 이 나라의 대통령이 될 수 없다.헌법이 짓밟히고 국민의 명령에 불복종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수니가 사령관은 이같은 발언으로 직위에서 해제됐다.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지난 2005년 첫 원주민 대통령으로 당선된 후 2009년과 2014년에 연임에 성공하면서 2019년까지 14년간 장기집권했다.이후 4선 연임에 나섰다가 부정 투표 시비로 사퇴 후 망명한 후 지난 2020년 10월 아르세 대통령이 당선된 후 귀국,이라올라아르세 대통령에 맞서 2025년 대선 출마 계획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