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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 민족 관계자 "배달의 민족은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회사…임원 월급 때문에 수수료 올린 것 아니다"
국내 1위 배달업체 배달의 민족이 자영업자 중개 수수료를 44% 인상해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수수료 인상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진 배민 피터얀 반데피트(47) 대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배민 이국환 대표가 지난 2일 사임한 뒤,독일 딜리버리 히어로(DH) 최고운영책임자(COO)인 반데피트 대표가 부임 약 8일 만에 수수료 인상안을 발표했기 때문이다.그는 매년 스톡옵션을 포함해 30억원 전후의 연봉이 책정된 DH의 핵심 경영진 3명 중 한명이다.외식 자영업자들 사이에선 "한국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결정으로 벌이가 마땅치 않은 자영업자 수입으로 본사 배만 채운다"는 성토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적자만 3조원…"이익과 손실 오너십" 전면 내건 獨 재무통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반데피트 대표는 지난 10일 오전 직원들과 미팅 자리에서 업주가 부담하는 배민1플러스 중개수수료율을 6.8%에서 9.8%(부가세 포함 10.8%)로 올리겠다고 발표했다.이국환 배민 전 대표의 사임이 본사와 수수료 인상 갈등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된 직후 발표된 개편안이었다.
이유는 낮은 영업이익률이었다.배민은 지난해 6998억원의 영업이익(이익률 20.5%)을 냈다.배민의 영업이익률은 적자 상태인 요기요,쿠팡이츠와 다른 행보일 뿐 아니라 국내 주요 대형마트·이커머스와 비교해도 높은 수치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벤더피트 대표는 영업이익률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는 전언이 보도로 알려졌다.DH가 운영하는 글로벌 지역 업체에 비해 영업이익률이 낮다는 이유에서다.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의 일부 배민 직원들 사이에선 "한국에서 장사하면서 글로벌 기준으로 보는 것이 정상인가"라는 식의 불만이 나왔다.
DH는 전 세계 74개국에 진출한 글로벌 1위 배달기업이다.하지만 당기순손실은 지난해 23억 유로(3조4159억원)를 기록했다.매출(99억 유로) 대비 당기순손실이 23%에 달한다.독일 증시에 상장된 DH 주가는 2021년 한때 주당 140유로까지 치솟았다가 최근 20유로대로 추락했다.
벤더피트 대표는 딜로이트·맥킨지를 거쳐 소셜커머스 업체 그루폰,게임업체 피크 게임즈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냈다.지난 2015년 6월 DH에 합류했다.2021년부터 DH 이사회에 합류해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아왔다.
그는 지난 2019년 DH 뉴스룸과 인터뷰에서 "나의 사명은 비즈니스의 이익과 손실(Profit and loss·P/L) 오너십을 가지고 글로벌 영업을 총괄하는 것"이라고 했다.이익을 극대화하고 손실은 최소화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것이다.
◇주가 부양해야 경영진 스톡옵션 행사 가능…"수수료 올려 본사 임원들 월급 메우나"
이번 수수료 결정도 DH COO 업무의 일환이라는 것이 업계 관측이다.DH는 최근 회사 프레젠테이션 자료에서 "한국에 엄청난 투자에도 불구하고 이익을 내는 플랫폼의 연간 조정 에비타(상각 전 영업이익)를 지난해 4분기 12억 유로에서 올 4분기 13억 유로(1조9437억원)로 올리겠다"고 했다.
배민이 지난해 전년 대비 65% 늘어난 6998억원의 영업이익을 냈고,
첼시 대 렉섬4000억원이 넘는 본사 배당을 실시했지만 "흑자를 낸 사업이라도 흑자폭을 더 키워야 한다"는 것이 그룹 방침이라는 것이다.배민이 최근 중계 수수료를 포함해 포장 수수료 유료화,멤버십 '배민 클럽' 유료화를 실시한 것도 그룹 방침의 일환이라는 해석이다.
외식 점주들 사이에선 "이번 수수료 인상 결정은 독일 본사를 배불리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는 불만이 빗발치고 있다.DH의 2023년 '보상 보고서'에 따르면,벤더피트 대표는 2023년 기본급(35만 유로)과 스톡옵션(185만 유로 규모) 등을 포함해 총 230만 유로(32억 2000만원)의 타깃 연봉이 책정됐다.
2022년도 액수가 같았다.DH의 니클라스 와스트버그 CEO 연봉은 452만 유로(67억원)에 달한다.
성과를 입증해 주가가 오르면 연봉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스톡옵션을 행사해 차익을 실현할수 있는 구조다.반데피트 대표는 지난 2021년~2023년 총 44만3368주의 스톡옵션을 부여받았다.2021년 부여받은 스톡옵션을 2025년 6월부터 행사할 수 있지만,주당 행사 가격은 115.31유로다.
2022년~2023년 부여받은 스톡옵션의 행사가도 주당 34~35유로대다.하지만 현재 거래되는 DH의 주가는 주당 20유로 선으로 스톡옵션 행사가보다 크게 낮다.배민이 그룹 핵심 캐시카우인만큼,이익규모 등을 늘려 주가를 부양해야 추후 스톡옵션을 정상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셈이다.
글로벌 주식분석 사이트 '심플리월스트리트'는 "DH 주가가 최근 3년간 10% 하락했는데도 CEO의 전체 보상 수준은 업계 평균보다 55% 높다"고 분석했다.적자 상태지만,현지 배달업계에서도 최고경영진이 고액연봉을 받는 회사라는 것이다.
한국농촌경제원의 '2023년 외식업체 경영실태조사'에 따르면,2022년 한해 국내 외식업체 평균 매출액은 2억3000만원으로,
첼시 대 렉섬영업이익은 2657만원에 그쳤다.벤더피트 대표와 와스트버그 CEO에 책정된 한해 연봉은 국내 외식업체 영업이익의 각각 128배,
첼시 대 렉섬252배에 달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달 배달원과 배달 플랫폼을 모은 '수수료 인하 협의체' 발족에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커졌다.배민이 정부의 자율규제안을 사실상 거부한 것 아니냐는 해석에 힘이 실리고 있어서다.
물가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는 기획재정부 등 정부부처들도 난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니까 사장이다' 등 주요 배달앱 자영업자 커뮤니티에서도 "자영업자들에게 그야말로 선전포고 한 것" "날벼락 같은 조치"라는 반응과 함께 배민을 이용할지,단체 행동에 나설지 여부를 묻는 투표를 진행 중이다.
분식집을 운영하는 이모씨는 "소상공인들 입장에서는 소상공인들 목 졸라 대표 임금 주는 것으로 밖에 안느껴진다"며 "제발 수수료를 올리지 않아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자영업자 김모씨는 "하루 생업을 걱정하는 자영업자 호주머니를 뜯어 독일 임원들 배불리는 것 아니냐"며 "배민에서 철수해야 할 판"이라고 했다.
한편,배달의 민족 관계자는 "대표 연봉 때문에 수수료를 올렸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이야기다"며 "14년이나 배달 사업을 해왔고 구멍가게가 아니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배달의 민족은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회사이기 때문에 그런 일은 절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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