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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극적인 이미지 쇄신 나선 메타 CEO 마크 저커버그
미국 독립기념일인 지난 4일,메타(페이스북·인스타그램 모회사)의 마크 저커버그(40)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서핑을 하는 30초짜리 영상을 올렸다.영상에서 선글라스를 낀 저커버그는 검은색 양복 차림에 한 손에는 성조기,한 손에는 캔맥주를 들고 있었다.96만회 이상 조회된 이 게시물의 댓글 창엔 유명 종합 격투기 선수 존 존스의 댓글이 달렸다.“우리 천재 납신다(that’s our genius)!”
저커버그가 실리콘밸리의‘쿨가이’로 변신하고 있다.한때 사람들에게 해로운 소셜미디어(SNS) 제국을 운영하는 비호감 억만장자로 낙인찍혔던 그가 적극적인 이미지 변신에 나서고 있다.매일 똑같은 회색 티셔츠만을 고집하던 순수한‘너드(nerd·괴짜) 청년’은 이제 소셜미디어에서 명품 셔츠를 걸치는 모습을 은근 뽐내고,유명 격투기 선수들과의 친분을 과시한다.주짓수,서핑 같은 스포츠를 즐기는 모습도 그의 소셜미디어 단골 소재다.테크 업계에선 그가‘일론화(Elonization·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유사해지는 것)’되고 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화제를 몰고 다니는 인플루언서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저커버그의 이미지 쇄신은 개인적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각종 규제와 법적 다툼으로 코너에 몰린 메타의 상황을 타개하려는 노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메타는 지난해 말 청소년을 중독시키고 정신 건강에 해를 끼치는 알고리즘을 소셜미디어에 적용했다는 이유로 미국 41개 주에서 집단소송을 당했다.또 인스타그램·와츠앱 등을 인수하며 소셜미디어 시장을 독점한 혐의에 대해 미 연방거래위원회(FTC)와 수년째 소송을 진행 중이다.2021년 돌연 사명을 페이스북에서‘메타’로 변경하며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시장에 집중했지만,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메타 입장에선‘국민 밉상‘실력 없는 경영자’로 추락한 저커버그를 다시 비전을 갖춘 혁신가로 홍보해야 할 필요성이 생긴 것이다.
저커버그가 가장 먼저 공략한 것은 다름 아닌‘애국 정서’다.자신만 아는 괴짜가 아니라,국가적 이익도 생각한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저커버그는 지난해 독립기념일엔 성조기 문양의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가족들과 촬영한 사진을 올렸고,2021년에는 서프보드를 타고 성조기를 휘날리는 영상을 게재했다.뉴욕타임스는 5일 “저커버그는 애국적인 내용으로 대중에게 다가서려 했고,실제로 도움이 되고 있다”며 “2021년 그의 영상이 온라인 조롱거리가 됐던 것에 비해 올해의 서핑 영상에는 대체로 호평들이 이어졌다”고 했다.저커버그에 대한 시선이 3년 사이 비호감에서 호감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 앙숙 일론 머스크와 겪었던 격투기 해프닝도 저커버그를 더욱 매력적인 인물로 바꾼 전환점으로 분석된다.두 사람은 실제 링에서 격투기로 맞붙자며 설전을 벌였다.당시 X(옛 트위터)를 인수하고 과격한 유료화를 추진한 머스크에 맞서는 저커버그를 응원하는 사람이 급격하게 늘었다.저커버그는 덩치는 머스크보다 훨씬 작지만 정식 대회에 나가 메달을 딸 정도로 주짓수에 심취해 있다.저커버그는 꾸준하게 주짓수를 하다 멍든 모습,슬롯 머신 무료 온라인 게임다리를 다쳐 입원한 사진까지 공개하며 대중과의 친밀도를 높이는 데 힘을 썼다.테크 업계 관계자는 “록스타 같은‘유명 CEO’가 많은 실리콘밸리에서 CEO 개인의 매력도는 회사 주가 등 전체 운명과 직결되는 문제”라며 “살얼음 위를 걷는 메타의 경우 더더욱 저커버그의 개인 매력에 기대야 하는 부분이 클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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