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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미국 연방 대법원이 마약성 진통제 '오피오이드' 사태를 촉발한 제약회사 퍼듀 파마의 소유주인 새클러 가문에 면책권을 부여한 기존 합의를 파기했다.
27일(현지시간) AP·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미국 연방 대법원은 6개월간의 숙고 끝에 5대 4로 오피오이드인 옥시콘틴을 판매한 퍼듀 파마가 주정부,코인마케팅피해자 등과 맺은 파산 합의를 기각한다고 결정했다.
오피오이드는 아편과 비슷한 효과를 발휘하는 펜타닐과 코데인 등 합성 성분이 들어있는 마약성 진통제다.
주로 수술 후 환자나 암 환자가 겪는 극심한 통증을 경감시키는 목적으로 처방되지만,코인마케팅미국 등지에선 오피오이드의 남용으로 인한 사회적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1990년대 오피오이드 계열 약물의 위험성을 알면서도 일반인들에게 이를 팔아치워 현재의 사태를 촉발한 원흉으로 꼽히는 퍼듀파마는 2019년 유죄를 인정하고 거액의 벌금을 내는 조건으로 뉴욕 연방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또,코인마케팅집단소송을 제기한 피해자와 주정부 등과도 합의해 퍼듀 파마와 소유주인 새클러 가문이 9년에 걸쳐 모두 45억달러(약 6조2천억원)에 달하는 합의금을 지불하고,코인마케팅퍼듀 파마는 파산 절차를 밟은 뒤 비영리법인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하지만 합의문에는 새클러 가문을 대상으로 마약성 진통제와 관련한 소송을 추가적으로 제기할 수 없다는 내용도 담겨 사실상 이들에게 면죄부를 준 것이란 비판을 받아왔다.
미 법무부도 새클러 가문에게 향후 모든 소송의 위험에서 면책권을 부여하는 것은 파산법 11조가 허용하는 한계를 벗어난 것이라는 입장이다.
마약성 진통제가 일으킨 사회적 파장을 감안한다면 기존의 집단소송에 참가한 피해자 외에도 추가로 소송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날 합의를 파기해야 한다는 의견을 낸 대법관들은 미국 파산법원이 마약성 진통제로 피해를 보고도 아직 소송을 제기하지 않은 이들의 법적 청구권을 소멸시키는 건 지닌 권한의 범위를 넘어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기존 합의에 따라 합의금을 지급받기로 했었던 피해자들은 이번 결정에 반발하고 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오피오이드 피해자 6만명의 입장을 대리하는 변호사 에드워드 나이저는 "퍼듀 계획(파산 합의)은 피해자가 새 삶을 시작하도록 하는 피해자 중심 계획이었다"면서 "이 계획에 대한 정부의 무의미한 싸움의 결과로 수천 명이 과다 복용으로 사망했고 오늘 결정은 더 많은 불필요한 사망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1999년부터 2020년까지 미국 내에서 오피오이드 과다 복용으로 인한 사망자는 총 56만4천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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