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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500 사상 최고가인데 코스피는 박스피…"돈 벌려면 '미장' 사라"
나스닥 10개 종목 사면 6~7개 상승,코스피는 절반도 안 올라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 30대 직장인 A씨는 요즘 스마트폰 증권 애플리케이션으로 미국 주식시장을 확인하느라 매일 '불면(不眠)의 밤'을 보내고 있다.아침마다 충혈돼 토끼 눈으로 출근해도 수익률만 보면 절로 웃음이 나온다.반대로 입사 동기인 B씨는 기분이 썩 유쾌하지 않다.미국 주식에 투자하라는 조언을 무시하고,2014 월드컵 34위전국내 주식에 '몰빵'했는데 수익률은 초라하다.이제라도 국내 주식을 팔아 미국 주식으로 갈아탈지 고민이다.

더 높은 수익을 찾아 동학(국내 주식)에서 서학(미국 주식)으로 이동하는 개미(개인투자자)가 늘고 있다.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가 매일 같이 신고가를 경신하는 동안 코스피는 좀처럼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한 탓이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 4700선이던 미국 S&P500지수는 지난 11일 5584.54를 기록했다.올해 들어서만 17.75% 올랐다.같은 기간 나스닥지수도 23.82% 상승하며 일제히 역대 신고가를 경신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연초 이후 S&P500의 503개 종목 중 321종목이 상승했고,182개 종목은 하락했다.나스닥100은 64개 종목의 주가가 올랐다.평균 10종목에 투자하면 6~7개 종목에서 수익을 얻은 셈이다.

반면 코스피는 연초 이후 수익률이 7.01%에 그치며 12일 2857로 장을 마감했다.역대 최고점인 3305.21(2021년 7월 6일)은 '그림의 떡'이다.심지어 코스닥은 3.52% 하락했다.

연초 이후 코스피 상승 종목 수는 전체 948개 중 412개로 절반도 못 미쳤다.코스닥은 1678개 종목 중 539개만 올랐다.3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수익률 차이가 크다.11일(현지 시간) 기준 미국 시가총액 1위인 애플은 연초 이후 주가가 22.59% 오르며 227.57 달러를 기록 중이다.2위인 마이크로소프트(MS)도 22.6% 상승했으며,AI 열풍을 주도한 엔비디아는 164.48% 급등했다.이외에 구글의 알파벳은 34.21%,아마존은 30.09% 상승했다.한국인 투자자가 좋아하는 테슬라만 연초 이후 2.97% 하락했다.

한국 시가 총액은 1위인 삼성전자(005930)는 연초 이후 수익률이 6.03%에 불과하다.'10만전자'를 기대했지만,현실은 여전히 '8만전자'를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SK하이닉스(000660)는 '엔비디아 효과'에 연초 이후 주가가 63.62% 뛰었지만,2014 월드컵 34위전단군 이래 최대 기업공개(IPO)로 불렸던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13.15% 하락하며 힘을 못 쓰고 있다.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는 4.31%,현대차(005380)는 35.41% 상승했다.

엔비디아보다 주가 상승이 높은 기업은 하나도 없었고,SK하이닉스와 현대차를 빼면 지수 수익률도 따라가지 못했다.

실제 미래에셋증권(006800) 고객들이 보유한 상위 해외 주식을 분석한 결과,수익률(7월 10일 기준)은 엔비디아 168%,테슬라 32.9%,마이크로소프트 57.9%,애플 64%,브로드컴 149%에 달했다.

해외 투자가 더 번거로워도 돈 벌려면 미국 주식을 사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더욱이 그동안 높았던 투자 문턱도 많이 낮아지고,해외 주식 정보도 검색만 하면 구할 수 있게 됐다.국내 증시는 정부가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지만 효과를 내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박형중 우리은행 투자전략팀장은 "국내 증시는 정체인 반면 해외는 상대적으로 높은 투자수익과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며 "한국 증시의 저조한 투자수익이 개인의 해외투자 확대의 주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도 "수익률을 고려하면 국내 증시 투자를 권유하기 쉽지 않다"며 "똑똑한 투자자들이 미국 증시 투자를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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