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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에서 검찰의 직접 수사는 희귀한 사례다.한국 검찰은 기소와 수사를 겸하며 선수인 동시에 심판 노릇을 한다.22대 국회에서도 검찰개혁은‘뜨거운 감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검찰의‘직접 수사 범위’는 검찰개혁 논의를 둘러싼 핵심 중 하나다.사진은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모습.©시사IN 신선영 ‘검찰의 수사권을 축소(박탈)하자’는 주장에 상당수 한국 시민들은 의구심을 느낀다.검찰이 직접 범죄 증거를 모으거나 피의자를 불러 신문하는 것(직접 수사)이 한국에선 지극히 당연한 일로 여겨져왔기 때문이다.70여 년 전부터 그랬다.검찰과‘친검찰’언론들은‘검찰 수사권 축소’에 대해 비리 정치인을‘방탄’하기 위한‘꼼수’라고 선동해왔다.그러나‘검찰의 직접 수사’는 이른바 선진국에선 희귀한 사례다.기본적으로 검찰은 기소권(시민을 법정에 세울 권리)을 행사하는 기관이기 때문이다.기소는 수사에 대한 평가다.검사는 수사관이 고문으로 억지 자백을 받아내지는 않았는지,적절한 법률을 적용했는지,수사관의 편견이 사실을 왜곡하지 않았는지 등 객관적으로 수사 내용을 평가해서 기소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한 조직이 기소와 수사를 겸한다는 것은‘선수’와‘심판’노릇을 모두 한다는 이야기다.자신의 시험지를 스스로 채점하는 수험생과 다를 바 없다.그런 수험생은 학습하지 않아도 만점을 받을 수 있으니 열심히 공부할 유인이 없다.기소도 하고 수사도 하는 검찰은 엉터리로 덮어씌우기 수사를 해도 해당 피의자를 법정에 세울 수 있다.물론 검찰 자신이나 친검찰 여론에 따르면,검찰은 명석하고 양심적이라서 그런 일은 원천적으로 발생할 수 없다고 한다.그러나‘인간(혹은 세력)은 과도한 권한을 가지면 괴물이 된다’는 것이 자유민주주의의 기초적 세계관이다.그래서 권력기관 사이에 권한을 나눠 서로 견제하도록 국가 구성 원리를 짜놓았다(삼권분립).또한 사기·폭행·살인 등 일반 형사사건에서 검사가 직접 수사하는 경우는 드물다.대체로 경찰로부터 송부받은 수사 내용을 기반으로 기소 여부를 결정한다.검사들이 직접 수사에 나서는 사건은 주로 권력층 비리 등 정치와 여론에 큰 영향을 미치는‘중요 범죄’들이다.검찰 내 최고 엘리트라 불리는 소수의 특수부 검사들이‘중요 범죄’를 맡는다.이를 통해 명성을 얻은 특수부 검사 출신이 국회의원이나 정부 요직,나아가 국가원수가 되기도 한다.검찰의‘직접 수사 범위’를 둘러싸고 논란이 벌어지는 이유다.검찰개혁 여론을 주도해온 참여연대가 지난 3월 〈검사의 나라 민주주의를 압수수색하다〉라는 제목으로‘윤석열 정부 2년 검찰 보고서’를 냈다.참여연대는 매년‘검찰 보고서’를 발간해왔다.이번이 16번째다.6월 초 개원한 제22대 국회에는 검찰개혁파 의원 다수가 포진하고 있다.6월5일,국회 의원회관에서 한상희 참여연대 공동대표(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오병두 홍익대 법과대 교수,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 등이 참여한 가운데 검찰개혁을 주제로 좌담회를 열었다. 6월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박은정 의원,박주민 의원,오병두 교수,한상희 참여연대 공동대표(왼쪽부터)가 검찰개혁을 주제로 좌담회를 열었다.©시사IN 이명익 한상희(참여연대 공동대표) 검찰개혁은 30여 년 전인 김영삼 정부 당시 국가적 공식 의제로 처음 등장했다.(검찰 출신이 대통령이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확연해진) 최근 들어,검찰개혁 요구가 더욱 거세졌다.일선 검사들도 당황스러울 것 같다.
한상희오병두(홍익대 법과대학 교수) 제도는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데 검사들은‘뒤로 가라’는 조직의 압박을 받고 있다.그나마 형사부(강절도,사기 등 형사 범죄를 수사) 검사들은 문재인 정부 이래 검찰개혁에 맞춰 조금씩 앞으로 가고 있다.그러나 특수부(권력형 비리나 대형 경제범죄 등‘중요 범죄’를 직접 수사하며 정치에 큰 영향 미치는)는 오히려 뒤로 간다.(특수부 출신인) 대통령과 전 법무부 장관은 검찰 관련 제도들을 원점으로 되돌리고 싶어 하는 것 같다.
박주민(더불어민주당 의원) 특수부 검사 출신 가운데 일부가 정치권력까지 잡은 채 국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형국이다.나머지 검사들은 바뀐 상황에 적응하느라 허덕인다.최근 일부 검사(출신)들의 무리한 행보로‘검찰개혁이 대세고 이제 피할 수 없다’라는 점을,심지어 검찰 내의 많은 이들도 인정하게 된 것 같다.
박은정(조국혁신당 의원) 검찰이 국정 전면에 뛰어들었다.소수의‘친윤’검사들이 요직을 독식하고 있다.(검찰청법에 검사의 수사 개시 범위가 부패·경제범죄로 규정되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시행령을 통해 검찰의 직접 수사 범위를 무한적으로 늘렸다.대통령 배우자의 주가조작 의혹 사건 등은 제대로 수사하지 않는다.
한상희 지난 국회들에서 검찰개혁과 관련된 큰 변화들이 있었다.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와 검찰-경찰 수사권 분리다.지난 3년 동안의 공수처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박주민 공수처 법안은 20대 국회 말(2019년 12월)‘패스트트랙’지정을 거쳐 제정되었다.당시 민주당의 의석은 123석에 불과했기에 소수 정당들과 타협해야 했다.소수 정당들은 당초부터 공수처에 크게 찬성하는 편이 아니었다.협상 과정에서 공수처의 규모와 힘이 계속 깎였다.공수처는 작고 약하게 만들어진 데다 출범 이후의 개선 노력도 상당 부분 좌절되었으니 수사하기가 매우 어려웠을 터이다.최근 들어 그나마 (고발 사주 의혹 등) 한두 건의 사건에서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되어 다행이다.
한상희 박은정 의원은 공수처가 출범하던 당시에 현직 검사였다.
‘고발 사주 의혹’을 받는 손준성 검사는 1월31일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1년을 선고 받았다.©공동취재 박은정 공수처가 작은 규모로 출범했지만,검찰의 충격은 컸다‘기소 독점’이 무너졌기 때문이다.검찰의 기소 독점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기소하지 않는 권한’을‘제 식구’나 검사들에게 행사한다는 것이다‘고발 사주 총선 개입 의혹’의 손준성 검사가 그런 사례다.법원 판단에 따르면,문제의 고발장(윤석열 당시 검찰총장과 그 배우자,한동훈 검사 등을 비판한 민주당 인사 및 언론인들에 대한)은 손 검사의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실(수정관실)에서 작성된 것이 맞다.수정관실은‘검찰총장의 눈과 귀’로 불리는 조직이다.누가 손준성에게 지시했는지‘윗선’을 수사해야 하는 사안이다.그러나 수사가 차단되었다.검찰은 이 사건 관련 감찰에서 손준성을 무혐의 처분했다.손준성은 검사장으로 영전했다.공수처가 손준성을 계속 수사해서,법원이 그에게 실형을 선고할 수 있었다.공수처가‘암장’될 뻔했던 검찰의 조직적 비리를 발굴한 것이다.조국혁신당은 공수처 강화 법안들을 마련하고 있다.
오병두오병두 1기 공수처는‘무능‘편향’프레임에 너무 시달렸다.여야가 비슷한데,공수처가‘자기네’쪽을 수사하면‘편향’이라고 주장한다‘상대편’을 수사해도 결과가 시원하게 나오지 않으면‘무능’딱지를 붙인다.또한 한국인에겐 검찰권 분할이 굉장히 낯선 제도다.그동안 한국은 검찰총장 한 명이 전국 검사를 한 몸처럼 움직이는,국가 단위로 완전히 통합된 검찰권을 가진 나라였다.이런 사례는 한국과 일본 정도밖에 없다.
박주민 공수처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려면 인력부터 보강되어야 한다.공수처가 일부 범죄에서 일부 대상자에 대해서만 기소권을 갖는 부분도 고민해야 한다.(공수처 검사는 판검사,경무관 이상 경찰관 등에 대해선 수사·기소권을 모두 갖지만 다른 고위공직자들의 범죄엔 수사만 가능하다.즉,수사한 내용을 검찰에 넘기고,검찰이 기소 여부를 결정한다.) 다만 공수처만 딱 떼어놓고‘어떻게 보완할래’라고 질문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공수처 문제는 경찰,검찰의 역할을 전면적으로 재조정하는 것과 엮여 있다.
한상희 지난 국회에선‘제2차 검찰-경찰 수사권 조정’도 이뤄졌다.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의 개정으로,이른바 6대‘중요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
침니방위사업,대형 참사)’에 대한 검찰의 수사 개시권을 부패범죄와 경제범죄(2대 범죄)로 축소했다.그러나 윤석열 정부가 시행령으로 개정 법률을 무력화해 검찰의 수사 범위를 원상복구했다.(검찰청법 제4조에 따르면,“검사가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범죄의 범위는‘부패범죄,경제범죄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요 범죄’”로 적시되어 있다.)
박주민 21대 국회에서 “부패범죄,경제범죄”라는 문구가 너무 추상적이니까 아예‘별표로 구체적인 범죄 항목을 열거하자’고 제안했다.또한 “부패범죄,경제범죄 등”이 아니라 “부패범죄,경제범죄 중”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부패,경제‘중’이라면,그 의미가 부패와 경제로 국한되지만‘등’이라면 다른 범죄도 포함된다고 해석할 수 있기 때문).그러나 본회의에서‘등’으로 다시 수정되고 말았다.당시 우려했던 대로 윤석열 정부(법무부)는 시행령으로 특수부 검사의 수사 범위를 대폭 확대했다.이 문제를 다시 거론할 필요는 없다.지금은 어느 야당이나 (해당 범죄들에 대한) 검찰의 수사권을 아예 폐지해버리는 쪽으로 논의하고 있기 때문이다.
1월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만났다.©대통령실 제공 박은정 친윤 검찰-친검찰 언론의 카르텔이 만들어낸 논란이다.입법 취지 자체가 검찰의 수사 개시 범위를 줄이는 것이었으니‘중’으로 해석하는 것이 너무나 당연했다.
한상희‘마약범죄도 (돈을 주고받으니) 경제범죄’라는 해석도 있더라.
박은정 검찰의 내부 지침인‘대검 예규’에도‘등’을 활용해서 검사가 모든 범죄를 직접 수사할 수 있도록 만들어놓았다.그래서 대통령 명예훼손(검찰은 지난 대선 당시‘윤석열 검증’기사를 쓴 언론인들을 이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이,검사가 직접 수사 가능한 범죄가 된 것이다.조국혁신당이 발의한‘한동훈 특검법’에‘위법한 시행령을 통해 검찰의 직접 수사를 무한히 확대한 직권남용 혐의’를 포함한 이유다.
오병두 논의의 초점은‘검찰의 직접 수사를 얼마나 줄일 것인가’라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수사-기소 분리는 검찰의 수사 기능 자체를 제거하자는 것이 아니다.검찰이‘중요 범죄’를 직접 수사하지 않는다 해도‘간접 수사(경찰을 통한 수사)’나‘기소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범위 내에서의 수사’는 필요할 수 있다.검찰의 직접 수사를 폐지하려면‘제멋대로 수사’의 기반인 검찰청 내 수사 조직을 분리해내야 한다.
한상희 검찰의 수사 개시 범위를‘6대’에서‘2대’로 줄일 때 검사들의 반응은 어땠나.
박은정 많은 검사들이 반대했다.검찰 권력의 핵심이 수사권이기 때문이다.
한상희 수사권 조정으로 그 권력을 잃을 검사들이 많은가.
박은정 지금 전체 2300여 명 중에서 한 200명,10% 정도일 것이다.
한상희 그렇다면 왜 많은 검사가 반대했나?
박은정 검사라면 언젠가 그런 (권력을 누릴 수 있는) 부서로 갈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또한 조직 전체의 권력이 줄어들면 검사 개인의 권한도 축소될 수 있다.
한상희 이른바‘중요 범죄’를 직접 수사하는 검사는 엘리트층으로 대우받지만 일반 형사범죄 수사는 열등하고 가치 없는 일로 취급받는 것 아닌가?한편,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수사가 너무 지체되는 등 대한민국의 사법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는데.
박주민박주민 경찰은 예전부터 인력 부족을 호소해왔다.검찰의 수사권이 줄어들면 이에 맞춰 검찰 수사 인력을 여러 가지 방법으로 재배치해야 한다.그렇게 되지 않으면,경찰의 인력 부족,검찰의 보완수사 요구,수사 지체의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다.2차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검찰에‘인력 재배치 계획‘향후 운영’등에 대한 정기적 보고를 요청해왔는데,잘 되지 않고 있다.
박은정 검찰 수사권을 없애면 경찰이 너무 비대해진다든가 혹은 검찰은 유능한데 경찰은 무능해서 수사가 지체된다는 이야기가 계속 나온다.잘못된 비판이다.검찰이 수사를 잘하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가 있다.물론 검찰이 일부 범죄에선 경찰보다 뛰어난 역량을 가졌을 수 있다.그러나 검찰이 기소권과 영장 청구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잘하는 것으로 보이는’측면이 크다.그만큼 사건을 빨리 진행할 수 있다.경찰은 수사한 결과를 검찰에 넘기는데,영장이 나올지 기소가 될지 불투명하기 때문에 머뭇거리는 경향이 있다.수사-기소 분리는,그동안 검찰의 직접 수사가 너무나 부정적이고 잘못된 병폐들을 보여왔기 때문에 제기되었다.이 문제를,검찰에 수사권을 대폭 허용해서 해결하자는 것은 본말전도다.어떻게 경찰의 수사 역량을 키워 수사 속도를 빠르게 할지 논의하는 것이 낫다.
한상희 윤석열 정부 들어 검찰 공화국,검찰 정치,검찰 독재 같은 용어들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현 정부에서 검찰의 행태가 이전 정부들 당시와 많이 다르다고 보는가.
박주민 검찰이 거의 완벽하게 정권의 칼과 방패가 되었다.이전 정권들에서는 검찰이 집권세력을 수사할 수 있었다.윤석열 정부는 검찰로부터‘신성 불가침’의 영역이다.이로 인해 민주주의와 공화정의 원리가 무너지고 있다.
오병두 윤석열 정부는 검찰을 조직적으로 통제할 뿐 아니라 검사 개인도 너무 잘 안다.정권이 원하는 대로 검찰을 통제할 수 있는 권한과 정보를 가졌다.이런 통제 시스템에 검찰이 너무 밀착해버렸다.검사로서의 금도 혹은 직업적 자존감 때문에 차마 범하지 못했던 영역들을 지금 막 파괴하고 있다.정권이 검사에게 공문으로 뭔가를 지시하진 못하지만 사적 통화 등의 수단으로 금도를 뚫게 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온다.이런 정권과 검찰의 밀착은,대한민국의 법률적 국가 구성 원리에선 용납될 수 없다.
5월7일 윤석열 대통령이 김주현 전 법무차관(오른쪽)을 민정수석에 임명하고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연합뉴스 한상희 채 상병 순직사건과 관련,대통령이 개인 휴대전화로 국방부 장관에게 전화를 거는 등 공식 라인이 아니라 사적 라인으로 연락한 증거들이 나왔다.사적 라인을 통한 연락으로 감시와 견제를 피해 국정을 처리해나가는 행위를‘국정의 사유화’라고 부른다.
오병두 공무원들은 상대방에게 어떤 요청을 할 때 그래도 되는지 법률적으로 따져 보기 마련이다.이와 함께 자신에게 내면화된 마음가짐이나 직업적 태도를 의식하면서 그 요청을 스스로 검토하기도 한다.이렇게 서로 조심하면서 아주 위험한 결과는 피해 가는 것이 공무원 조직의 원리다.근대국가의 한 표징이기도 하다.그래서 검찰이 때로 잘못된 짓을 범한다고 해도 평균적으론 검찰과 국가가 유지되어온 것이다.권력 최상층의 어떤 사람들 때문에 그런 윤리적 선(線)들이 무너지는 모습이 보인다.
한상희 윤석열 대통령이 얼마 전에 민정수석실을 부활시켰다.무슨 의도일까?
박주민 대통령 본인에게 심각한 사법 리스크가 있다는 사실을 자각한 것으로 보인다.그 리스크를 차단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하나는 관련 법률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다른 하나는 검찰 등 사정기관에 대한 통제 강화.민정수석실 부활로 그런 태세를 갖춘 것 같다.대통령이 기자들에게 민정수석을 소개하면서 본인의 사법 리스크는 스스로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박은정박은정 윤석열 검찰총장 당시에 수정관실에서‘장모 (관련 사건에 대한) 대응 문건’이 나왔다.수정관실이 검찰총장의 로펌 노릇을 했다.
박주민 수사하면서 배운다고들 한다.박근혜 대통령 때 윤석열 검사는 민정수석실을 수사했다.당시 민정수석실 검사들은 사실상 대통령의 로펌 역할을 했다.삼성의 승계권 문제 등도 검토해줬다고 한다.윤석열 검사는 수사를 통해‘민정수석실이 조직 장악,법률 자문 같은 일도 할 수 있다’는 것을 학습하지 않았을까.본인도 검찰총장 시절,수정관실을 그렇게 이용했다.거기서‘장모 대응 문건’과 고발 사주 의혹의 고발장이 나왔다.이번에 부활한 민정수석실이 같은 역할을 할 것으로 짐작되기도 한다.
한상희 한국 사법체계가 심각한 위기에 봉착했다.무엇을 할 것인가.
오병두 권력기관들 사이의 견제와 균형 시스템을 새로 짜야 한다.검찰의 경우에도‘수사권을 주느냐’여부가 아니라‘검찰 수뇌부가 직접 수사 인력을 직할하느냐’여부가 관건이다.검찰 내엔 수사과 등 검찰 수사관들이 활동하는 조직들이 있다.그 조직들이 수뇌부와 한 몸처럼 움직이면,무리한 수사가 진행되고 그걸 사후 검증할 수도 없다.검찰의 수사 인력들을 떼어내 별도 조직을 꾸려야 한다.경찰 구성원도 지금의 13만명에서 14만명까지 늘어날 수 있는데,저 거대한 인원이 단일한 조직으로 존재할 수 있다.이런 권력기관들이 서로 견제와 균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틀이 필요하다.한국 검찰이 좋은 모델로 보는 독일 검찰의 경우,
침니직접 수사하는 인력이 기본적으로 없다.그러나 독일 검찰에 수사권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경찰과 공문을 주고받으며 범죄 수사를 감독한다.이처럼 법적 권한이 강하고 수사에 책임을 지지만 수사 인력은 없기 때문에,독일 검찰을‘팔 없는 머리’라고 부른다.독일 검찰과 경찰은 공문으로 소통하니 상호 간에 선 넘는 일을 부탁할 수 없다.그러다 보니 견제와 균형이 유지되고,외부 특히 의회에서 들여다볼 수 있는 자료들이 끊임없이 만들어지게 된다.
박주민 (사법체계에 견제와 균형을 도입하기 위한) 다양한 논의가 가능하다.수사-기소 분리 외에도 사법경찰-행정경찰 분리,자치경찰제‘시민참여형 경찰위원회(경찰의 여러 정책 결정이나 인사),인권 보호를 위한 수사절차법 등이 있다.공수처의 경우에도,기소권을 더 부여할 것인지 혹은 수사기관(기소권이 없는)으로 바꿀 것인지 등 다양한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
박은정 조국혁신당은 검찰로부터 수사권을 분리해서 국가수사청(수사를 전담하는 전문적 독립 기관으로 구상되고 있는)으로 넘기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이 경우,검찰은‘공소청(기소와 공소 유지를 전담)’으로 변모될 것이다.시민들이 참여하는‘기소 대배심’제도로 공소청의 기소를 민주적으로 통제할 수 있다.또한 새롭게 제정되는 수사절차법엔 피의사실 유출,인권보호 등에 대한 제대로 된 내용을 담아야 한다.
오병두 일본의 경우,2010년 검찰의 증거조작 사건이 터진 뒤‘검찰심사위원회’라는 기구의 권한이 대폭 강화되었다.이 기구는 검찰이 불기소 결정을 내린 사건에 대해 검토한 뒤 기소를 강제하는 사실상의 권한을 갖고 있다.검사장이나 총리 관련 사건 관계자들을 기소하라는 의견도 낸다.한국에도 최소한 그 정도의 권한이 있는 장치들이 생기면 좋겠다.22대 국회엔 검찰개혁을 전면에 내세운 분들이 많이 당선되었으니 이런 문제도 논의해주기 바란다.또한 어떤 제도든 상황을 개선하기도 하지만 악화시키는 부분도 분명히 나타난다.장점은 극대화하고 약점은 최소화할 수 있도록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2022년 4월30일 국민의힘 의원들이 국회 내 국회의장실 앞에서‘검경 수사권 분리’반대 피케팅을 하고 있다.©국회사진취재단 박은정 국회 임기가 대통령 임기보다 1년 더 길다는 것이 위안이 되는 상황이다.어쩌면 1년보다 더 길지도 모른다(웃음).형사사법 체계는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가장 중요한 도구다.그 개혁의 성공을 위해 조국혁신당과 더불어민주당은 협력해야 한다.국민의힘에도 수사-기소 분리에 찬성하는 의원들이 굉장히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한상희‘법률 전쟁(Lawfare)’란 용어가 있다.정부가 검찰이나 법을 권력 유지의 수단으로 삼아 시민들과 싸우는 상태를 가리킨다.윤석열 정부 들어 검찰 권력과 정치 권력이 합쳐져버린 양상을 보이는 바람에 검찰개혁의 논의가 새삼 시민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검찰개혁이 그만큼 절실한 시대적 개혁 과제가 되었다.22대 국회가 국민이 신뢰하는 검찰,더 나아가서 진정한 민주화를 성취할 수 있도록 노력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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