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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석유공사 등에 따르면 일본은 최근 20년간 자국 내 유전·가스전 탐사시추 성공률(탄화수소 발견 확률)이 약 50%다.중국의 최근 10년간 수치는 46%가량으로 일본과 비슷하다.반면 한국은 29.2%에 그친다.대규모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동아시아 내에서 한국만 뒤처지는 것이다.탐사시추란 매장 여부와 정확한 매장량을 확인하기 위해 땅을 파보는 절차다.
이렇게 된 배경에는 일본·중국은 탐사시추를 적극적으로 해온 반면,빙고브로우한국은 상대적으로 적게 한 차이점이 있다.탐사시추를 많이 할수록 실패하든 성공하든 지질 데이터가 축적되면서 석유·가스가 나올 만한 시추 지점을 맞출 확률이 높아지기 마련이다.탐사시추에 성공하면 채산성(採算性) 평가를 거쳐 상업생산으로 나아갈 확률도 높아진다.상업생산에 성공하면 다시 탐사시추 성공률이 높아지는 선순환 구조에 들어가게 된다.반대로 탐사시추에 소극적이면 성공률도 저조한 수준에 머무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실제로 현재까지 한국의 총 탐사시추 실적(48공)은 일본(813공)의 6%,빙고브로우중국(4만8779공)과 비교하면 0.1%에 불과하다.강천구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는 “긴 호흡이 필요한 자원개발에 단기적 성과만 중시하는 평가 잣대를 대다 보니 탐사시추 실적이 상대적으로 크게 떨어지고,빙고브로우탐사시추 성공률도 낮아지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부가 오는 12월부터 탐사시추를 계획하고 있는 동해 심해 유전·가스전 개발(이하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경우 탐사시추 성공률은 약 20%로 계산된다.5공을 뚫으면 1공에서 석유·가스를 발견할 수 있다는 추정이다.보통 10% 정도면 탐사시추에 나설 만하고 이번 프로젝트는 그 두 배이므로 탐사시추를 안 할 이유가 없다는 게 정부의 시각이다.
앞서 호주 업체 우드사이드와 탐사를 진행하는 등의 노력으로 데이터를 쌓은 덕분에 탐사시추 성공률을 20% 수준까지 올려놓을 수 있었다.2004년부터 2021년까지 4500만배럴을 생산했던 울산 남동쪽의 동해1·2가스전 경험도‘성공률 20%’에 기여했다.21세기 최대 심해 유전·가스전 개발로 꼽히는 가이아나 프로젝트의 초기 탐사시추 성공률(16%)과 비교해도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더 높다.
만일 12월 탐사시추가 성공하면 다음 번 성공률은 크게 올라갈 수 있다.정부는 최대 140억배럴(삼성전자 시가총액의 5배 수준)의 석유·가스가 묻혀 있는 것으로 추측되는 7개 유전·가스전 후보지를 대상으로 탐사시추를 최소 5공 해보겠다는 방침이다.
물론 탐사시추가 실패할 수도 있다.그러나 일희일비(一喜一悲)하기보다는 일본·중국처럼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내심을 갖고 탐사시추를 꾸준히 시도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최악의 시나리오로 탐사시추가 전부 실패해도 경험은 그대로 자산으로 쌓이고,해외 유전·가스전 개발에서라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영석 대한지질학회장(부경대 지구환경시스템과학부 교수)은 “정부가 2050년 탄소중립(탄소 순배출량 0)을 목표로 하며 석유·가스 등 화석연료 사용을 줄여가려는 점을 고려하면 어쩌면 이번이 적극적으로 도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라며 “도전해보지 않고 나중에 아쉬워하기보다는 실패를 할 수 있을지언정 도전을 해보는 게 더 낫지 않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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