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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사흘 만에 첫 피의자 조사,2시간 만에 종료
운전자 부부 모두 '급발진' 주장…"구속영장 검토"

7월1일 밤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한 서울 시청역 인근 교차로에서 경찰이 역주행 후 인도를 덮친 제네시스 차량 주변을 통제하고 있다.이 사고로 9명이 숨지고,<a href=카지노 배드씬4명이 부상을 입었다.ⓒ 연합뉴스" style="display: block; margin: 0 auto;">
7월1일 밤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한 서울 시청역 인근 교차로에서 경찰이 역주행 후 인도를 덮친 제네시스 차량 주변을 통제하고 있다.이 사고로 9명이 숨지고,4명이 부상을 입었다.ⓒ 연합뉴스

서울 시청역 역주행 돌진 사고 운전자가 사흘 만에 첫 피의자 조사를 받았다.운전자는 기존 입장대로 '급발진'을 거듭 주장하며 제동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4일 오후 2시45분께 시청역 역주행 가해 운전자인 차아무개(68)씨가 입원한 서울대병원을 찾아 대면 조사를 진행했다. 

경찰 교통조사관 4명이 입원실에서 조사를 진행했으며,카지노 배드씬차씨가 선임한 변호인도 입회했다.조사는 오후 4시50분까지 약 2시간 동안 이어졌다.

사고 직후 지인에 전화해 '급발진'을 주장했던 차씨는 경찰 조사에서도 "사고 당시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딱딱했다"며 차량 결함에 따른 급발진 가능성을 언급했다.차량이 웨스틴조선호텔 지하주차장을 빠져 나온 직후 급가속을 했고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제동이 걸리지 않아 대형 인명피해를 낸 사고로 이어졌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차씨의 이 같은 진술은 동승했던 60대 아내 A씨의 진술과도 일치한다.지난 2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A씨는 "브레이크,제동장치가 안 들은 것 같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차씨는 현재 갈비뼈 골절로 일반 병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경찰은 그동안 부상 영향으로 차씨가 제대로 진술을 할 수 없는 상태인 점을 감안해 근거리 신변 보호만 해오다 사고 사흘 만에 첫 조사를 진행했다. 

경찰은 차씨가 아직 치료 중인 만큼 본격적인 신문보다는 사고 전후 상황에 대한 차씨의 입장 확인에 무게를 실은 것으로 전해졌다. 

2차 조사에서는 차씨를 상대로 급발진이라고 판단하게 된 구체적인 경위와 근거,역주행 도로로 진입한 이유,차량 이상을 감지한 시점 등에 대해 캐물을 것으로 보인다.차씨가 속도를 줄이지 못한 상태에서 '회피 동작' 없이 왜 인도로 방향을 틀게 됐는지와 사고를 피하기 위한 조치가 있었는지도 조사 대상이다. 

경찰 관계자는 추가 조사 시점에 대해 "피의자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 조사했고 피의자 및 변호인과 협의해 추후 후속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조사에 앞서 차씨에 대해 체포영장을 신청했지만 기각됐다.법원은 "(피의자가) 출석에 응하지 않을 이유가 있다거나 체포의 필요성을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체포영장이 기각됐어도 병원에 있고 신변 보호가 되는 상태이므로 수사에는 지장이 없을 것"이라며 "구속영장 신청 여부도 계속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7월4일 서울 국립중앙의료원 장례식장에서 발인을 마친 시청역 역주행 사고 희생자 서울시청 청사운영1팀장 고(故) 김인병씨의 영정이 서울시청을 순회하고 있다.ⓒ 연합뉴스
7월4일 서울 국립중앙의료원 장례식장에서 발인을 마친 시청역 역주행 사고 희생자 서울시청 청사운영1팀장 고(故) 김인병씨의 영정이 서울시청을 순회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은 이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과 함께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현장검증도 실시했다.차씨 차량이 역주행을 시작한 호텔 지하주차장부터 인도로 돌진해 보행자들을 들이받은 시청역 교차로 지점까지 3D스캐너 등을 동원해 도로 실측과 시뮬레이션 작업을 벌였다. 

현재까지 진행된 경찰 조사에서는 차씨의 급발진 주장과 배치되는 정황도 일부 확인됐다.

차씨가 몰던 제네시스 G80의 사고기록장치(EDR)를 분석한 경찰은 차씨가 사고 직전 가속페달(액셀)을 강하게 밟았다고 판단하고 있다.경찰은 또 주변 CCTV를 분석한 결과 차량이 역주행할 때 보조브레이크등이 켜지지 않은 점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현장 전 구간에서 차량의 스키드마크(Skid mark)도 발견되지 않았다.차씨가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거나 약하게 밟아 급제동을 시도하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경찰은 일단 차량 결함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국과수의 정밀 분석 결과를 종합해 급발진 여부를 최종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G80 차량과 EDR 자료,사고 차량 및 피해 차량(BMW·소나타) 블랙박스 영상,호텔과 사고 현장 주변의 CCTV 영상 등을 국과수와 공신력 있는 외부 전문기관에 보내 정밀 감식·감정을 의뢰했다.

한편 차씨에 대한 첫 음주 측정은 사고 현장이 아닌 이송된 병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사고 후 약 1시간30분이 지난 후에 이뤄졌다. 경찰은 사고 직후 차씨를 상대로 음주 측정을 시도했지만 흉부를 크게 다쳐 호흡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탓에 측정이 불가했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병원으로 이송되는 사이에 음주 수치가 극명하게 낮아지진 않았을 것"이라며 "이후 채혈을 통한 추가 검사에서도 음주 여부가 음성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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