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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상 횡령 등 혐의…의뢰인 인감·위임장 이용해 몰래 유용
의뢰인 "믿었던 변호사에 배신"…변협,과태료 2000만원 징계
(서울=뉴스1) 김종훈 기자 = 의뢰인 몰래 공탁금 수천만 원을 빼내 개인적으로 사용한 변호사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4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서초경찰서는 지난달 말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서초구 서초동 소재 한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 A 씨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해 수사하고 있다.
A 씨는 자신이 2020년에 수임한 민사소송 사건의 의뢰인 B 씨(46·남)의 공탁금 6000만 원을 대리 수령해 임의로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B 씨가 A 씨에게 의뢰했던 사건은 2022년 1심과 지난해 11월 항소심 모두 B 씨가 승소하면서 마무리됐다.
문제는 피고가 낸 공탁금을 찾는 과정에서 발생했다.급전이 필요했던 B 씨는 1심 재판이 끝난 뒤부터 변호사 A 씨에게 꾸준히 공탁금을 찾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
A 씨는 "피고가 항소할 수도 있어 기다려야 한다",슬로바키아 월드컵"판결문이 나와야 한다" 등 이유를 둘러대며 공탁금을 수령할 수 없다고 B 씨를 설득했다.지난해 11월 피고의 항소를 재판부가 기각한 뒤에도 A 씨는 같은 이유로 당장 공탁금을 찾을 수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
B 씨가 공탁금 행방에 대해 추궁하자 A 씨는 "내가 대리인을 맡은 단체소송에서 패소해 돈이 급하게 필요해 공탁금을 유용했다"며 대리 수령 사실을 시인했다.A 씨는 빠른 시일 내에 공탁금을 갚겠다고 여러 차례 B 씨에게 약속했지만,슬로바키아 월드컵최근까지도 이를 돌려주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공탁금 외에도 A 씨는 의뢰인 B 씨가 받아야 할 추심금 800여만 원도 가져갔다가 공탁금 횡령 사실을 들키자 황급히 돌려준 것으로 전해졌다.법원의 추심 명령으로 금융기관이 추심금을 지급한 것은 지난 3월 29일이었지만,B 씨가 A 씨로부터 추심금 800여만 원을 전달받은 것은 한 달이나 넘게 지난 시점인 지난달 9일이었다.
B 씨는 뉴스1에 "변호사를 믿었는데 배신당하니까 막막하더라"며 "공탁소에서 사실을 알고 바로 주저앉았다"고 말했다.또 "작년에 이혼도 하고 이번 일도 겪으면서 공황장애도 왔다"며 "돈이 없으니까 두 달 동안 전처에게 줄 양육비도 밀려서 힘들었다"고 호소했다.
A 씨는 이와 관련,"의뢰인과 처리하려는 문제"라며 "원만하게 (처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A 씨는 담보공탁금을 보관하다 임의로 소비했다는 이유로 지난달 25일 대한변호사협회로부터 과태료 2000만 원 징계 처분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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