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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남 유대균씨가 횡령했다가 반환한 회삿돈에 종합소득세를 물리는 처분이 부당하다고 소송을 냈지만 대법원에서 사실상 패소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유씨가 서초세무서를 상대로 낸 종합소득세 부과처분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유씨는 유 전 회장과 공모해 2005~2013년까지 상표권 사용료 등 명목으로 계열사인 '청해진해운'으로부터 35억여원,월드컵 축구공'천해지'로부터 13억여원,월드컵 축구공'다판다'로부터 20억여원을 받아 챙긴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로 기소돼 2015년 9월 징역 2년이 확정됐다.

유씨는 항소심이 진행 중이던 2015년 5월 채권양도 및 변제공탁을 통해 사용료 대부분을 회사에 반환했다.

하지만 세무당국은 사용료 소득과 관련해 세무조사를 진행한 뒤 2017년 9월 유씨에게 약 11억3000만원의 종합소득세를 부과했다.

유씨는 불복해 조세심판원에 심판을 청구했다가 기각되자 "(횡령금액 중) 48억9300여만원은 2015년 각 회사에 반환해 이에 대한 처분은 위법하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당국의 손을,2심은 유씨의 손을 들어줬다.

1심 재판부는 "사용료 중 일부를 공탁한 것은 유죄 판결이 선고된 이후로 피해를 회복한 것으로 볼 여지는 있지만 회사의 자발적 노력에 의해 사용료를 회수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2심은 횡령으로 얻은 소득에도 후발적 경정청구를 허용할 수 있다고 해석해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후발적 경정청구란 납세자가 과다하게 세금을 납부했을 경우 일정 기간내에 경정 청구를 해 잘못낸 세금을 돌려받도록 하는 제도다.

대법원은 유씨가 횡령금을 돌려줬지다고 해서 과세 처분을 변경해달라는 후발적 경정 청구를 할 수 있는 요건에 해당하지는 않는다고 봤다.

대법원은 "법인의 실질적 경영자와 공모해 법인 자금을 횡령한 경우 과세 관청이 횡령금 상당액이 사외에 유출됐다고 봐 소득처분을 해 그 귀속자(유씨)에게 소득세 납세 의무가 성립한 만큼 사후에 귀속자가 형사재판에 이르러 횡령금 상당액을 피해법인에 지급했다고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후발적 경정청구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형사재판에서 피해법인에 횡령금 상당액을 지급하는 것은 위법소득으로 인한 경제적 이익을 포기하는 대신 양형상의 이익이라는 무형의 이익을 얻기 위한 행위"라며 "위법소득에 내재된 경제적 이익의 상실 가능성이 현실화돼 그 소득이 종국적으로 실현되지 않은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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