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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전시설 소방설비 실태조사 착수,대학야구아파트 등 충전기 실외 설치 권고
인천시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벤츠 차량 화재' 여파가 바다 건너 전기자동차 천국인 제주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13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전기차 충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화재에 대비해 도내 공용충전기 전반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제주는 2013년 전국 최초로 민간보급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전기차 확대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올해는 지방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전기차 점유율 10%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
7월 말 현재 제주에 등록된 전기차는 4만3117대다.다른 지역에서 운행 중인 기업민원차량을 제외한 실제 도내 전기차는 3만7808대다.전체 차량 대비 비중은 9.14%다.
전기차가 많아지면서 충전시설도 빠르게 늘었다.제주에 설치된 공용 충전시설만 8200기를 넘어선다.이중 500기 정도가 지하주차장 등 실내에 설치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기차 화재도 덩달아 증가세다.제주는 2019년 첫 전기차 화재 이후 2023년까지 10건이 전기차 화재가 접수됐다.2022년에만 절반에 해당하는 5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제주도는 충전시 화재에 대응해 충전시설 주변 소방설비를 확인하기로 했다.실내시설의 경우 제주소방안전본부와 함께 스프링클러 설치 및 작동 여부를 점검하게 된다.
조사 결과를 토대로 소방시설 확충이나 충전시설 이전 등 후속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이를 위해 공용충전시설 설치 업체 57곳에도 협조를 요청했다.
실태조사와 별도로 곳곳에서 충전 제한 조치가 이뤄지고 있다.해양수산부는 제주를 오가는 선박 내 충전을 전면 금지하고 전기차 배터리 충전율도 50% 이하로 제한하도록 했다.
이에 제주항에서 전기차 선적에 나선 차주들이 충전율을 낮추기 위해 에어컨을 풀로 가동하며 항만 주변을 돌아다니는 웃지 못할 일도 벌어지고 있다.
일부 화물선에서는 전기차 승선 자체를 제한하고 있다.기존에는 사고가 발생한 전기차 승선을 거부했지만 벤츠 차량 화재 사건을 계기로 선사마다 자체 기준을 강화하고 있다.
공동주택이나 상업시설에서 지하주차장 내 전기차 진입이나 충전시설 설치를 제한하기 위한 논의는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이를 강제할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제주도는 건축심의 과정에서 전기차 충전시설을 지상에 설치하도록 권고하고 있다.부득이 지하에 조성할 경우 '전기차 전용주차구역 화재안전 가이드'를 따르도록 하고 있다.
아파트 내 전기차 진입의 경우 '공동주택 관리규약'에 따라 입주자대표회의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입주자들의 판단에 따라 제한 범위 등을 자체적으로 정할 수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우선 실태조사를 통해 충전시설 주변 소방시설을 확인할 것"이라며 "추가적인 대응책은 9월 정부 차원의 종합대책이 나오면 구체화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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