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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부터 취미로 글을 써왔다.몇 개의 글 빼고는 항상 SNS나 글쓰기 플랫폼에 올렸다.글이란 건,u-18 야구결국 독자가 있어야 생명력을 얻는 법이니까.
글쓰기 초보였던 나는 일필휘지는 꿈도 못 꿀 수준이었다.당연히 어딘가에 먼저 쓴 다음 퇴고를 거쳐 최종을 인터넷에 올렸다.그러다 보니 의도하지 않았지만 자연스럽게 내 노트북에는 내가 써온 모든 글들이 모여 있었다.
처음부터 워드나 한글에는 글을 쓰지 않았다.지극히 개인적인 취향 탓인데 뭐랄까 너무 익숙한 그 프로그램들이 나에게는 업무적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일을 하기 위해서 하루 종일 제일 많이 열고 닫고 하는 프로그램인지라 왠지 정이 가지 않았다.
성경에 적힌 말처럼,u-18 야구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작 취미일 뿐이지만 나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라 구별하고 싶었다.해야만 하는 일이 아니라 하고 싶은 일로 적고 싶었다.
맨 처음 사용한 건 MS윈도우에 있는 원노트라는 어플이었다.같은 MS프로그램이니 워드의 먼 사촌쯤 된다고도 볼 수 있겠다.프로그램 안에서 섹션별로 노트를 생성할 수 있었다.주제별로 글들을 담아두기에 좋았다.
아쉬운 점은 한글 타자를 칠 때 오타 현상이 잦았다.치명적인 단점이었다.짧은 글 하나 쓰려면 꽤 여러 번 백스페이스를 눌러 반복해서 타자를 쳐야 했으니까.그래도 자동 저장되는 기능과 스마트폰,집 노트북,회사 컴퓨터 어디에서나 동기화가 된다는 점은 포기할 수 없는 장점이라 한동안 즐겨 사용했다.
그러다가 노션이라는 프로그램을 알게 되었다.코로나로 전 인류가 고통을 받던 시기에 일잘러들 사이에서 알음알음 소문이 나기 시작하더니 유튜브에 소개되면서 유명해졌다.개인 사용자는 무료였기에 유행인 듯 대세인 듯 빠르게 대중화되었다.
작년부터 나도 원노트를 버리고 노션으로 갈아탔다. 그때부터 꾸준히 노션에 글을 쓰는 중이다.초고를 작성하고 퇴고를 거쳐 글을 완성하는 것 모두 노션에서 한다.지금도 노션에서 글을 쓰는 중이다.
사실 노션의 기능은 단순히 메모장 정도가 아니다.방대하고 무궁무진해서 아는 만큼 훨씬 더 편리하게 획기적인 기능을 쓸 수 있다.그런데 당장 그 기능이 다 필요한 게 아니라면 나처럼 라이트 하게 사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필요할 때마다 서서히 알아가면 될 것이다.
노션 역시 모든 기기에서 사용 가능하고,자동 저장과 동기화가 된다.게다가 원노트에서 불편하게 느꼈던 단점도 없다.그래서 당분간은 계속 활용하게 될 것 같다.무엇보다 노션에는 데이터베이스 기능이 있어서 자료를 모아두기에 최적화 되어 있다.나의 글들을 날짜별로 차곡차곡 쌓고 있다.
글을 쓰기 위해 노션을 열면 잘 정리된 서랍장을 들여다보는 느낌이다.가끔 글이 정말 쓰기 싫거나 잘 써지지 않을 때는 예전에 써놓았던 글들을 찾아보는 습관이 있다.마치 한때 좋아했던 옷을 서랍 속에서 꺼내어 보는 마음으로 지난날의 글을 다시 입어본다.시절 지난 옷처럼,촌스러운 글 투성이다.
그때는 나름 쓴다고 썼던 글인데 끝까지 읽어내려가다 보면 부끄러움을 견뎌야만 한다.충분히 좋은 소재였음에도 엉터리로 써낸 것들도 있다.그런 글은 용기를 내어 자세히 들여다본다.다시 잘 다듬으면 제법 빈티지하게 리폼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필요한 건 조금 더 나은 글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는 믿음일 것이다.전보다 약간이라도 나아질 것이라는 당돌한 마음으로 노션에서 꺼낸 글을 하나씩 수정해 본다.
너무 낡고 더러워진 옷은 복구가 어려운 것처럼,u-18 야구글도 때를 탄다.특정 시기의 이슈를 소재로 썼던 글은 복구 불가다.과감히 다시 넣어두고,u-18 야구다듬어서 재활용이 가능해 보이는 글들은 잘 보이는 곳에 다시 저장한다.
내가 써낸 글들이 아무리 못나 보여도 계속 잘 담아두려 한다.지금은 노션에 담아두지만,u-18 야구글을 더 잘 담아둘 수 있는 프로그램이 나오면 미련 없이 글 서랍장을 그것으로 바꿀 것이다.쉽게 찾을 수 있도록 오늘도 쓴 글을 저장했다.미래의 내가 언젠가 다시 꺼내어 한 번 더 다듬어 줄지도 모르니까.
덧붙이는 글 | 해당 글은 페이스북,u-18 야구브런치,얼룩소에도 게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