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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주년 광복절 행사…고려인 동포 등 500여 명 참여
(광주=뉴스1) 박지현 기자 = "왜적 군대가 쓰러진다.대한 독립 만세,코레아 우라(만세)."
제79주년 광복절을 맞은 15일 오전 광주 광산구 월곡고려인문화관 일대.이곳에선 희생과 헌신으로 나라를 지킨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숭고한 넋을 기리기 위해 시민들이 봉오동전투를 재연한 행사가 열렸다.
태극기를 상징하는 붉은색과 푸른색 비옷을 입은 고려인마을 주민과 학생 등 500여 명이 형형색색의 물총을 들고 행사장에 하나둘 모여들었다.
이들은 본격적인 행사에 앞서 치열했던 봉오동전투에 대한 설명을 듣고 독립군가를 배웠다.
"대한 독립 만세"란 구호와 함께 거리 행진이 시작되자 시민들은 한 손으론 태극기를 높이 들고 다른 손으론 물총을 쏘며 거리를 누볐다.
행렬 선두에선 봉오동전투 주역인 홍범도 장군 역할을 맡은 배우가 연신 구호를 외쳤다.
독립군 역할의 시민들은 최고 체감온도 31.9도에 이르는 무더운 날씨에도 미소를 잃지 않았다.
웅장한 독립군가에 발맞춰 홍범도 거리를 행진한 이들은 검은색 우의를 입은 일본군과 맞닥뜨리자 치열한 물총 전투를 벌였다.물총 대신 비눗방울을 뿌리며 일본군에 대적하는 모습도 보였다.
고려인마을 봉사단도 곳곳에서 고압 분사기를 활용해 하늘에 물을 뿌리면서 치열했던 당시 상황을 떠올리게 했다.
홍범도 기념공원에 도착한 독립군 행렬은 '최후의 저항'을 의미하는 2개의 박을 물총으로 집중공격했다.
이윽고 박이 열리면서 '대한독립 만세'란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펼쳐지자 행사 참가자들은 곳곳에서 '만세'라며 환호성을 내질렀다.
참가자들은 '대한 독립 만세'를 재차 외친 뒤 광복절 기념식에 참석했다.
독립군 역할로 이날 행사에 함께한 고려인 후손 최제냐 씨(43)는 "일본군을 물리쳤을 때의 비장함이 차올랐다"며 "덥지만 수많은 사람이 모인 걸 보면 다 같은 마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신조야 고려인마을 대표(68)는 "'최후의 저항' 후 만세를 외치는데 눈물이 왈칵 나왔다.선조들이 피땀으로 나라를 지켜 우리가 오늘날 편하게 살 수 있는 것 같아 감사하다"며 눈물을 닦았다.
'고려인,나는 대한국인이다'를 주제로 한 이번 광복절 기념행사는 광주 광산구와 광주지방보훈청,고려인마을이 주관해서 열렸다.
중앙아시아 강제 이주의 애환을 가진 고려인 후손 7000여 명이 모여 사는 고려인마을은 3·1절과 광복절에 역사적 의의를 되새기는 행사를 이어오고 있다.
봉오동전투는 1920년 6월 홍범도 장군 등이 이끈 독립군 연합부대 1300명이 중국 지린성 봉오동에서 추격해 온 일본군 500명과 싸워 격퇴한 전투다.
중화기로 무장한 일본군에 맞서 매복 공격을 감행하면서 일본군은 전사자 157명과 300여 명의 부상자를 냈다.독립군은 4명 전사하고 2명이 다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