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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두산그룹과 SK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을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은 싸늘하다.최근의 급락장과는 별개로 지배구조 개편 발표 이후 주가는 약세를 보여왔고,합병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전문가들은 합병가액 산정 과정에서 주주 보호를 위한 선택지를 고르지 않은 점을 지적한다.
■"10% 할인·할증,gs 4월행사자산가치 택했어야"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과 SK그룹의 차이점은 합병가액 산정 방식이다.
상장사 간 합병인 두산은 기준시가에 따라 합병비율을 산정했다.적자기업이지만 주가가 높은 두산로보틱스와 1조원대 영업이익을 내지만 주가는 저평가된 두산밥캣이 시가에 따라 합병비율을 결정한 것은 불합리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SK는 상장사와 비상장사 간의 합병이다.상장사는 기준시가를 따르되,gs 4월행사기준시가가 자산가치보다 낮으면 자산가치를 활용할 수 있다.이번 합병에서 상장사인 SK이노베이션은 기준시가를 택했다.비상장사 SK E&S는 자산가치와 수익가치를 가중 산술평균한 값을 합병가액에 사용했다.
두 그룹의 합병비율 산정은 자본시장법 시행령에 근거하고 있다.다만,gs 4월행사주주 보호 측면에서 더 나은 선택지가 있었다는 전문가들의 견해다.
두산은 10% 할인·할증 조항을 적용하지 않았다.현행법상 계열사 간의 합병을 추진하는 회사는 기준주가의 10% 범위에서 할인·할증을 통해 최종 합병가액을 정할 수 있다.두산로보틱스에는 할인을,두산밥캣에는 할증을 적용하면 주식 교환비율은 기존 1대 0.63에서 1대 0.77까지 상승해 두산밥캣 주주들에 더 유리해진다.두산은 2차 증권신고서에서도 할인·할증을 적용하지 않았다.
합병 대신,두산밥캣을 직접 매각하는 것이 바람직했다는 지적도 있다.iM증권 이상헌 연구원은 “두산로보틱스가‘알짜’인 두산밥캣에 욕심이 났다면 (프리미엄) 20%를 얹어 사고 팔았으면 될 일”이라며 “현재 방식은 적자기업 두산로보틱스가 한 푼도 들이지 않고 '거품 낀' 주가를 활용해 합병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두산그룹 측은 이 경우 매각대금이 두산에너빌리티에 귀속될 뿐 주주에게 직접 환원되는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SK의 경우 SK이노베이션이 자산가치를 택했어야 한다는 분석이다.SK이노베이션의 기준시가(주당 11만2396원)가 자산가치(주당 24만5405원)보다 낮아 자산가치를 합병가액으로 정할 수 있는 조건은 마련된 상황이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자산가치로 합병가액을 정했다면 SK E&S 주주들에 새로 발행해야 하는 주식 수가 줄어 SK이노베이션 주주들의 지분 희석이 비교적 덜했을 것”이라고 짚었다.합병가액의 기준이 된 SK이노베이션의 최근 주가가 연초 대비 27% 하락한 만큼 기존 주주들에 불공정하다는 설명이다.
두산밥캣과 두산에너빌리티,SK이노베이션의 주식을‘보유 중인’주주를 위한 설득은 두 그룹 모두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이상헌 연구원은 “두 그룹은 각각 5년 내 매출 목표,2030년까지의 목표수익률을 제시하면서 주주들을 달래고 있지만 주주들이 합병에 따른 손해를 감수하면서 보유해야 하는 당장의 이유를 설명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주식매수청구권' 변수 넘을까
두 그룹의 사업구조 개편은 주식매수청구권이 최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지난 5일‘블랙 먼데이’이후 주가가 내리면서 주식매수청구가액과의 괴리율이 확대된 때문이다.이미 과거에도 주가 하락으로 주식매수청구권이 대거 행사되면서 합병이 무산된 사례가 있다.
지난 2019년 바이오기업 제넥신과 툴젠은 주식매수청구권에 발목이 잡혀 합병이 무산된 바 있다.매수청구된 물량이 각 기업이 제시한 한도액(1800억원)을 2배 이상으로 뛰어넘었다.당시 주식매수청구가액은 제넥신 6만7325원,툴젠 8만695원이었는데 매수청구 행사 마지막날 주가는 이에 못 미치는 5만2500원,5만3500원을 기록하면서 매수청구 물량이 쏟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