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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관장 10명 중 예외는 2명 그쳐
정부,픈김 관장 임명 철회하지 않자
이종찬 “김구를 테러범 격하 작업”
광복절을 앞두고 터져나온 역사 논쟁의 중심에 선 독립기념관장은 그간 주로 순국선열이나 독립유공자 후손이 맡아왔다.1986년 개관한 독립기념관의 역대 관장 10명 중 예외는 2명이었다.이들도 학계로부터 독립운동사나 친일·반민족 행위 연구에서 족적을 남겼다는 평가를 받았던 인물들이었다.
이준식 전 독립기념관장(2017년 12월~2021년 1월 재임)은 14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독립기념관장은 국난 극복의 역사와 민족정신을 국민에게 알리는 게 기본적인 활동”이라며 “독립정신을 국민에게 어떻게 하면 제대로 알릴까 고민하고,픈사회·연구 활동에서 그것을 증명한 사람이 관장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초대 독립기념관장을 지낸 안춘생 관장은 안중근 의사의 오촌 조카다.안 관장은 노태우정부 전반기까지 관장을 맡았으며 이어 면암 최익현 선생의 현손자 최창규 관장이 자리를 이어받았다.이후에도 순국선열이나 독립유공자 후손이 통상 관장직을 맡았다.
정부와 여권에서는 광복회가 적합한 절차를 거쳐 선정된 김형석 관장을 독립유공자의 후손이 아니라는 이유로 반대한다고 비판하고 있다.한 여권 관계자는 “김 관장과 경합했던 주요 경쟁자는 비리로 구속된 전력까지 있는 인물”이라며 “독립유공자 후손이라고 해서 무조건 독립기념관장이 돼야 한다는 법은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독립운동 유관단체에서는 독립기념관장 자리에 유공자 후손을 고집하는 기류는 없다고 주장한다.2004년 취임한 김삼웅 관장은 독립유공자 후손이 아니고 언론인이자 재야사학자였다.
당시 한나라당은 논평에서 “독립기념관장은 생존 애국지사나 독립운동 후손으로 임명되는 것이 선열들의 뜻을 이어받는 것이며 국가 정통성 확보라는 명분과도 부합한다”며 “광복회 등 독립운동 단체들도 애국지사와 유족 중에서 독립기념관장이 되길 원한다”고 지적했다.최근까지 관장을 맡았던 한시준 관장도 순국선열이나 독립유공자 후손은 아니다.그는 임시정부와 광복군을 중심으로 한 독립운동사 연구에 매진해 온 학자다.
독립운동 유관단체에서는 김형석 관장 역시 관련 분야 전문성이 인정됐다면 지금처럼 반대하지 않았을 거란 입장이다.그는 1995년 경희대 사학과에서‘명말의 경세가 서광계 연구’를 주제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이후에는 주로 근현대 기독교 계열 독립운동을 연구했다.이 전 관장은 “김 신임 관장의 인식은 1948년 8월 15일 정부 수립 이전에는 나라가 없었다는 논리”라며 “그게 잘못됐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김 관장 임명을 철회하지 않자 그 배경을 두고 일종의 음모론까지 제기되는 상황이 됐다.이종찬 광복회장은 이날 CBS라디오에 나와 “김구 선생을 고하 송진우를 암살한 테러리스트로 전락시키려는 거대한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며 “이승만 대통령을 치켜세우고 김구는 죽여버리자,픈이런 식의 음모인 것 같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