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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A씨(53)는 최근 걱정이 많아졌다.평일 12시간을 꼬박 매대를 지키고, 주말까지 합치면 주당 70시간이 넘도록 일을 하는데도,gut 프로덕션손에 쥐는 돈은 월 200 초반에 그치기 때문이다.A씨는 “이번 최저임금 인상으로‘1만원 시대’가 왔다고 하는데 올해 최저임금(9860원)을 기준으로 해도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1만원이 넘은지 오래다”라며 “줄일 수 있는게 인건비라 내가 더 일하며 혼자 감당을 해왔는데 체력도 부치고, 차라리 다른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게 수입이 더 낫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중도폐점을 하고 싶지만 그마저도 위약금을 내야 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는 상황”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최저임금위원회가 12일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1.7% 오른 1만30원으로 결정하자 소상공인·자영업자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고금리·고물가에 소비 위축까지 겹쳐 이미 한계 상황에 내몰린 상황에서 추가적인 인건비 인상은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다.정부가 지난 3일 ‘역동 경제로 서민·중산층 시대 구현’이라며 소상공인·자영업자 종합대책을 내놨지만 현장에서는 “폐업밖에 답이 없다”는 위기감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인상률은 코로나19 시기인 2021년 1.5%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낮지만 사업주들의 걱정은 크다.실제 현장에서 적용될 인상률은 훨씬 더 높다는 것이다. 최저임금은 주로 단순 노동을 하는 저숙련 근로자들이 직접 영향을 받지만 임금 하한선이 오르면 전체적인 직원 몸값도 덩달아 오를 수밖에 없는 탓이다.
온라인으로 물품을 판매하는 30대 B씨는 “주휴수당과 4대보험 등을 포함하면 실제 들어가는 인건비는 훨씬 더 크다”며 “지금도 최저임금을 주고는 사람을 못 구한다.인상률만 볼 것이 아니라 최저임금 인상에 맞춰 급여를 다 인상해줘야 한다”며 갑갑함을 드러냈다. 최종열 CU가맹점주협의회 회장도 “우선 9000원대랑 1만원은 심리적으로 느껴지는 차이가 크고,아무리 인상 폭이 작아도 편의점주들 입장에선 부담이 늘어나는 게 사실”이라며 “현재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 가족들을 총동원해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점주들도 있는데 이제 이런 분들 같은 경우는 폐점까지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결국 인건비 부담은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인천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30대 B씨는 “(최저임금 인상) 타격이 상당하다. 안 그래도 요즘 불경기와 물가상승으로 사람들이 외식을 많이 안하는 추세라 매출이 작년보다 20% 떨어졌는데 최저임금까지 상승하면 가게 운영비가 너무 올라 거의 남는게 없다.자영업자 폐업률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며 “가게 운영하는 데 있어 지출을 줄일 수 있는 부분은 인건비밖에 없어 아르바이트생을 줄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30대 C씨의 경우,gut 프로덕션전체 운영비 지출의 30%가량을 인건비(식대 포함)에 쓰고 있다.C씨는 “최저임금이 1만원을 넘어가면 아르바이트생들의 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밖에 없다”며 “피크 시간인 1시부터 4시까지는 현재 두 명이 일하고 있는데,피크 시간 마지막 한 시간은 근무자를 한 명으로 줄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그러면서 “경영상의 한계로 누군가는 최저임금으로 수혜를 입겠지만 결국 또 다른 누군가는 그만큼 피해를 입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최저임금 인상 결정에 대해 “임금 지불주체인 소상공인의 현실을 외면한 무책임한 처사”라고 평했다.또 “감당하기 힘든 인건비 상승은 결국‘나홀로 경영’을 강요하며 근로자의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최근 몇 년 사이 큰 폭으로 늘어난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수치가 이를 증명한다”며 “이제 소상공인은 신규 고용은 시도하기조차 어렵고,고용유지까지 고심해야 하는 구조가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