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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억 내수·中정부 지원 업고 부활
25일 중국 베이징 번화가인 궈마오(國貿)의 화웨이 전자 제품 매장은 공사가 한창이었다.올해 초까지 미국 애플이 있었던 자리를 화웨이가 차지하고 통합·확장 작업을 하는 중이다.화웨이 매장 직원은 “우리 매장은 전략적으로 애플 옆자리를 사수해 왔는데,제품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애플을 밀어내는 일이 생기고 있다”고 했다.미국과 중국이 벌이는 무역 전쟁의 상징처럼 여겨진‘화웨이 제재’가 5년을 맞은 가운데 한때 위기에 빠졌던 화웨이가 부활하고 있다.미국의 제재를 극복하고자 자국산 부품 및 소프트웨어 개발에 매진하는 한편 중국 지도부의 전폭적인 지원,인구 14억명의 거대한 내수 시장을 토대로 실적이 빠르게 회복 중이다.
미국 상무부는 2019년 5월 스마트폰 글로벌 점유율 2위였던 중국 대표 정보 기술(IT) 기업 화웨이와 계열사 70여 곳을‘블랙리스트(거래 제한 기업 명단)’에 올려 미국 기업과의 거래를 차단했다.그러나 화웨이는 미국 없는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미국의 화웨이‘암살 시도’가 역풍으로 돌아왔다.역설적이게도 제재는 화웨이를 강하게 만들었다”고 보도했다.화웨이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크리스털 팰리스 대 웨스트 햄 라인업지난해 화웨이 매출은 7041억위안(약 134조원)으로 전년 대비 10% 가까이 늘었다.삼성전자 매출의 절반 규모이고,미국 오러클의 두 배 수준이다.제재 전 매출(8588억위안)엔 여전히 못 미치지만 증가세는 거세다.올해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64% 급증한 197억위안을 기록했다.
지난 1분기에 화웨이는‘삼성의 발명품’으로 여겨졌던 폴더블 스마트폰 분야에서 처음으로 세계 1위(점유율 35%)에 올랐다.스마트워치는 삼성(9%)을 제치고 애플 다음인 2위(10%)를 차지했다.지난해 미국 제재를 뚫고 중국 최대 파운드리(위탁 생산 기업) SMIC와 손잡고 생산한 7나노미터(㎚·1나노는 10억분의 1) 반도체 덕분에 유럽·남미 등의 수출이 늘며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주류로 다시 발돋움하고 있다.중국 완성차 기업과 손잡고 만든 전기차 브랜드 아이토(AITO)는 올해 1월 중국 시장 2위(3만3000대 판매)를 차지했다.
지난 21일 위청둥 화웨이 소비자 부문 CEO(최고경영자)는 광둥성 둥관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독자 모바일 OS‘훙멍’이용자가 9억명에 달한다고 밝혔다.훙멍 OS는 1분기 중국 시장에서 애플(iOS)을 제치고 안드로이드에 이은 2위에 올라섰다.위청둥은 훙멍이‘100% 중국산 OS’로 거듭났다는 점도 강조했다‘안드로이드 짝퉁’에서 벗어나 훙멍 기반 앱을 만드는 개발자가 220만명에 달하는 독자 OS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자사 제품과 소프트웨어에 쓸 미국산 대체재 또한 가열하게 발굴·개발했다.화웨이는 지난 5년간 제품에 사용되는 부품 1만3000개를 외국산에서 중국산으로 교체했다고 밝혔다.
화웨이가 제재를 뚫은‘칼’은 연구·개발(R&D)이었다는 평가가 있다.매출이 삼성전자의 절반임에도 지난해 삼성(28조원)보다 많은 1647억위안(약 31조원)을 R&D에 쏟아부었다.화웨이 직원(20만7000명)의 55%인 약 11만4000명이 R&D에 종사한다.
중국에서‘궈차오(國潮·애국 소비)’열풍이 불면서 화웨이 판매가 급증한 측면도 있다.지난해 화웨이가 자체 개발한 7나노급 반도체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출시했을 땐 중국 소셜미디어에‘화웨이 찬가’가 쏟아졌다.중국 정부가 지난해 공무원들에게 아이폰 사용 금지령을 내렸다고 알려지기도 했다.올해 1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의 판매량은 전년 대비 약 70% 증가한 반면 아이폰은 같은 기간 판매량이 19% 감소했다.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중국 정부는 화웨이에 2022년 한 해 동안 전년의 2배 수준인 65억5000만위안(약 1조2500억원)을 보조금으로 지급했다.
군인 출신인 화웨이 창업자 런정페이는 “총을 들고 전투에 나가자”라며 미국에 정면 대항하는 의지를 드러낸다.베이징의 한 정부 관계자는 “화웨이를 통해 중국 지도부는 미국의 압박 속에서도 기업이 생존할 수 있는지를 테스트했다.그 결과 중국은 이미 미국의‘기술 봉쇄’를 뚫었다고 자체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
국은 2012년 화웨이를‘미국 안보의 위협’이라고 지목,크리스털 팰리스 대 웨스트 햄 라인업2018년부터‘화웨이 때리기’에 돌입했다.2018년 화웨이의 미 국방부 납품을 금지했고,2019년 5월 미 상무부는 화웨이를‘블랙리스트’에 올리고 미국의 첨단 기술 사용을 금지했다.2020년에는 화웨이의 반도체 생산도 사실상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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