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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위한 '댕수욕장'·숲속야영장·장례식장·공공진료센터 등 잇따라
관광객 유입 지역경제에 효과…비반려인과 갈등 부작용 우려 "펫티켓 중요"
[거제시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전국종합=연합뉴스) 반려인 증가와 함께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느끼는 사람도 늘어나면서 전국 각 지자체가 반려동물 친화 정책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반려동물 해수욕장과 테마파크 등 즐길 거리는 물론 반려동물 공공진료센터와 장례식장 등 복지 사업도 다양하다.
이러한 반려동물 친화정책은 지역 이미지 개선과 상권 활성화 등의 긍정적 효과도 있지만,페로제도 여행청결 문제나 비반려인과의 갈등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어 공존을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마음껏 뛰놀아"…숲·바다 어디든 반려동물 세상 경남 거제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남부면 명사해수욕장에 반려견 해수욕장인 '댕수욕장' 문을 열었다.
지난해 컨테이너를 임차해 활용한 강아지 샤워장은 올해 신축해 편리함과 쾌적함을 더했다.
반려견 분변을 봉투에 담아 간식 교환소에 제출하면 간식을 제공해 청결을 유도한다.
지난달 29일 문을 연 충남 보령 대천해수욕장도 갈매기광장 앞 80m 구간을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펫 비치'로 운영한다.
주기적인 수질 검사로 펫 비치 오염도를 살피고,페로제도 여행시 직원과 아르바이트생을 상시 배치해 목줄 착용 등 안전사고 예방 활동을 벌인다.
강릉 안목해수욕장도 반려견 전용 풀장을 확대 설치해 반려견을 동반한 피서객 마음을 사로잡는다.
경북 김천시 대덕면에는 국립 최초 반려견 전용 산림휴양시설인 '국립김천숲속야영장'이 들어섰다.
2.8㏊ 규모에 안내센터와 임산물 판매장,야영데크 15면,반려견 운동장 2면 등을 갖췄다.
야영데크 1면당 최대 4명,반려견은 2마리까지 동반할 수 있어 동시에 30마리까지 이용할 수 있는 이 야영장은 오는 15일부터 문을 연다.
부산시는 기장군 철마면에 국내 최대 규모 반려동물 테마파크 조성을 추진한다.
동물 놀이터와 캠핑장,산책로,복합문화센터,동물병원 등을 갖출 예정으로 2026년 개장이 목표다.
경기도는 동부권 여주,페로제도 여행서부권 화성,남부권 오산에 반려동물 테마파크를 조성했다.
여기에 북부권 반려동물 테마파크 추가 조성을 위해 참여 시·군을 공모한 상태다.
전북 임실군은 2021년 오수면 일대에 지자체 처음으로 공공 반려동물 장례식장을 조성했다.
반려동물 화장로 3기를 비롯해 염습 공간과 수의·관 등도 마련된 이 장례식장은 납골당과 수목장도 갖췄다.
이 밖에 경기 김포시는 지난달 25일부터 반려동물을 무료로 진찰하는 공공진료센터 운영을 시작했고,충북 청주시는 문암생태공원에 4천600㎡ 규모의 반려견 놀이터를 조성해 운영 중이다.
[산림청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관광객 증가 효과"…지역 경제 살리는 반려동물들 지자체가 앞다퉈 반려동물 친화정책을 내놓는 것은 그만큼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관광객 유입은 물론 전입 인구까지 노릴 수 있는 데다 이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것으로 각 지자체는 분석한다.
강원관광재단이 펴낸 '2023년 5월 강원특별자치도 관광동향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강아지숲 방문객은 전년 동원 대비 약 222%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5월 13∼14일 반려견 테마파크인 강아지숲에서 열린 '2023 춘천 반려동물 페스티벌' 개최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반려동물 친화 도시'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기획된 이 축제는 20∼3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서울과 수도권 등에서 많이 찾아 큰 인기를 끌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반려동물 동반 여행객의 연간 지출 규모는 당일 여행 1조3천960억원,숙박 여행 9천187억원으로 추정된다.
이에 맞춰 충남 태안군은 지난달 태안지역 약 100곳에 이르는 반려동물 동반 가능 숙소를 이용하면 최대 5만원을 할인해주는 행사를 벌였다.
지난해 4월 태안군과 함께 전국 최초 반려동물 친화 관광도시로 선정된 울산시는 지난해 울산시민을 제외한 국내외 관광객을 대상으로 반려동물 동반 울산관광택시를 운영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펫티켓' 지켜야"…반려인·비반려인 갈등 해소는 과제 반려동물 및 관련 정책 증가와 함께 비반려인과의 갈등이나 양육인에 대한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덩달아 늘어난다.
반려동물 배변을 제대로 치우지 않거나 반려견 목줄 착용 등 안전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사건 사고로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소방청에 따르면 국내 개 물림 사고 건수는 2022년 2천216건에 달했다.
반려동물 친화 정책 못지않게 개 물림 사고와 반려동물 유기 등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까지 더해지면서 반려동물에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승규 한국지방세연구원은 2022년 펴낸 '반려동물세 도입 논의 필요성' 보고서에서 "동물 보호에 대한 지자체의 관여는 여러 사무 수요를 유발하고 이에 드는 비용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반려동물 소유자 입장에서도 거주 지역에 납세하고 동물보호의 수준을 향상해 그 편익을 누리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원조 개통령'으로 유명한 이웅종 연암대 동물보호계열 교수는 "반려동물이 사람과의 공존을 뜻하는 것이라면 반려인과 비반려인과의 공존도 중요한 문제"라며 "반려동물 인프라와 정책도 중요하지만 가장 우선돼야 하는 것이 반려동물 보호자의 역할과 펫티켓이다.이 부분에서 공감과 합의가 이뤄진다면 사회적 비용에 대한 논란도 줄어들고 공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윤덕 차근호 홍현기 최영수 전창해 우영식 고성식 양지웅 장덕종 김용민 장지현 이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