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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매체가 '섬뜩한 경고'를 했다는 내용에 여론의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제주도,중국의 섬으로 변하고 있다” 대만 언론의 경고 (20일,아카라이브 포인트 도박조선일보)
“'중국섬' 된 제주도,韓 뭐하나”‥대만 언론 '섬뜩한 경고' (23일,MBC)
중국인이 산 제주 땅,서울 중구만 하다.대만 언론의 경고(20일,한국일보)
정부 비판으로 이어지자 제주도청은 '중국인이 산 땅은 전체 면적의 0.5%에 불과하다'며 해명자료를 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대만 자유시보(自由時報)의 기사를 확인해보니 국내 보도 내용의 취지와 달랐습니다.
제목 번역.기사 방향 반대로 해석
오류는 기사 제목의 번역에서부터 시작됐습니다.
우리 매체들은 "대만 자유시보는 '제주도,중국 섬 되나?뒤치다꺼리하느라 바쁜 한국 정부'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20일,조선일보)고 썼습니다.
자유시보의 제목이 '한국 정부는 중국인들이 제주도 사들이는 걸 돕느라 바쁘다'라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이해됩니다.
이러다 제주도가 중국 섬 되는 것 아니냐며 대만이 우려하고 있는 듯한 인상도 줍니다.
지난 19일 자유시보가 쓴 기사의 원제목은 '濟州島變中國島?南韓政府忙收爛尾'.
번역하면 '제주도가 중국 섬으로 변했다고?미완공 건물 뒤처리에 바쁜 한국 정부'가 됩니다.
중국인들이 제주도에 땅을 사놓고 짓다만 건물이 많아 이를 뒤처리하는 한국 정부가 바쁘다는 내용입니다.
중국 국내 부동산 경기가 안 좋아서 제주도에 짓던 건물도 완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핵심입니다.
제주도가 중국 섬으로 변했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중국 투자자들에 대한 문제를 지적한 겁니다.
그 내용을 일부 언론이 다르게 해석한 셈입니다.
중국식 표현 해석 못한 번역기
대만 기사 제목 중 '爛尾'(란웨이)란 단어는 '미완공 건물'이란 뜻인데 번역기가 정확하게 해석하지 못하는 중국식 '은어'입니다.
번역기들에선 '썩은 꼬리' 정도로 직역되지만 최근 2~3년간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은 중국에선 관련 기사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표현입니다.
짓다만 건물,건설사 부도로 텅빈 아파트 등이 '爛尾'(란웨이)로 불리며 중국 부동산 업계의 시한폭탄으로 지목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 단어에 대한 해석이 생략되고 '뒤치다꺼리를 한다'고 번역되면서 기사의 방향이 다르게 정리된 겁니다.
실제로 자유시보 기사는 도입부에서 "투자이민제도,관광 지원들로 인해 제주도는 곧 중국섬이 될 것이라고 농담을 해왔다.그러나 중국 투자자들은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에 공수표를 써왔다"며 "최근 몇년간 중국 부동산 업계의 위기가 심화되면서 위기도 확산됐다.해외에선 중도에 자본이 빠져나와 공사중인 건물들이 미완성 프로젝트로 전락하게 됐다"고 짚었습니다.
"중국 투자도 투자이민도 준다".한국 기사는 반대로
또 중국의 대표적인 제주도 투자 사례로 꼽혔던 '제주 녹지국제병원' 건립을 언급하면서 당초 완공일은 2020년 12월로 예정됐으나 계속 미뤄져 2025년 2월까지 연장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중국인들의 투자가 특혜를 받고도 제주에서 제대로 결과물을 만들어 내지 못한다는 취지입니다.
자유시보는 과거 한국의 투자 이민 문턱이 낮아 중국인들이 제주도를 많이 찾았다면서도 2023년 이후 한국 정부가 투자 이민 기준을 상향해 현재 일반 투자이민의 경우 기존 대비 3배 늘어난 15억원(한화)에 이른다고 덧붙였습니다.
국내 언론에서 투자 이민의 낮은 문턱 때문에 중국인들이 제주도를 많이 찾는다고 쓴 부분 역시 과거 사례를 설명한 대목과 현재 상황을 혼동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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