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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반입→유통→교환 모두 다른 사람
보따리상이 가져와 마약처럼‘던지기’지난해 10월 28일 오전 경기도 용인 수지구의 한 상품권거래소.이곳에 조선족 A씨(당시 40세)가 대형마트 상품권 10만원권 150장을 현금으로 교환해달라고 찾아왔다.거래소 직원은 150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수수료를 뗀 금액으로 매입했다.그리고 이틀 뒤인 30일,A씨는 이전보다 훨씬 많은 500장의 10만원권 상품권을 들고 다시 이곳을 찾았다.500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현금으로 바꾼 A씨는 아무런 의심도 받지 않고 유유히 거래소를 떠났다.



A씨가 판매한 상품권이 모두 위조된 것이라는 사실은 하루가 더 지난 31일에야 밝혀졌다.월말 정산을 위해 매입했던 상품권을 서울 명동의 거래소로 들고 가 현금화하는 작업에서 위조 사실이 드러난 것.거래소 직원들은 뒤늦게 A씨를 백방으로 수소문했으나,그의 행적은 묘연하기만 했다.

놀랍게도 A씨는 이날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다른 상품권거래소에서 또 다른 범행을 벌이고 있었다.이날 오전 다른 상품권거래소를 찾아 위조된 대형마트 상품권 10만원권 247장을 현금으로 바꾼 A씨.월말이었던 탓에 근처 성남 분당구의 다른 상품권거래소에서 상품권을 현금화하려다 위조 상품권임을 인지한 직원의 기지로 A씨의 범행을 결국 막을 내렸다.같은 날 오후 또다시 수백장의 위조 상품권을 판매하려 같은 거래소를 찾은 A씨를 본 직원의 신고로 현행범으로 체포됐기 때문이다.

직원의 신고를 받은 경기 용인서부경찰서는 위조 유가증권 행사 혐의로 A씨를 붙잡아 구속했다.A씨는 경찰 조사에서 “위조 상품권인지 몰랐다.아르바이트를 한 것”이라고 진술했으나 반복된 범행 탓에 철장 신세를 면치는 못했다.경찰은 A씨를 추궁한 끝에 A씨에게 위조 상품권을 전달한 운반책 B씨(당시 24세)까지 체포해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겼다.1억원에 가까운 위조 상품권을 시장에 내놓은 A씨와 B씨는 결국 1심에서 각각 징역 2년6개월과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A씨와 B씨가 판매한 위조 상품권은 어디서 만들어진 것일까.정답은 의외로 부산에서 찾을 수 있었다.용인에서 수천만원대 위조 상품권이 유통되기 직전 경찰에 발각된 지 불과 3개월도 지나지 않았던 올해 2월,프로월드컵매장부산 사상경찰서는 위조한 대형마트 상품권을 중국에서 밀반입하고 판매한 혐의(사기·위조 유가증권 행사 등)로 유통책 60대 C씨(당시 61세,중국 국적)와 D씨(당시 66세,프로월드컵매장대만 국적),프로월드컵매장판매책 E씨(당시 29세,중국 국적)를 검찰에 송치했다.

C씨와 D씨는 지난해 말 인천여객부두를 통해 중국 보따리상들이 몰래 들여온 1억6000만원 상당의 대형마트 위조 상품권을 건네받고 판매책 E씨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E씨는 지난해 12월 8000만원 상당의 위조 상품권을 서울 구로구 남구로역 한 우편함에 던지기 수법으로 서울 유통책에게 전달하고,나머지 위조 상품권 중 일부를 판매·은닉한 혐의를 받았다.이들은 텔레그램을 통해 중국에 머무는 총책의 지시를 받고 움직인 것으로 알려졌다.

E씨가 카지노에서 위조 상품권을 판매하다 경찰에 덜미를 잡히면서 이들 일당 모두 줄줄이 구속된 것으로 알려졌다.E씨는 지난달 도박을 하기 위해 부산 해운대구 한 호텔 카지노를 방문했다.갖고 있던 돈을 탕진한 E씨는 도박 자금 마련을 위해 카지노에서 만난 고객 F씨에게 상품권 1000만원과 현금 500만원을 교환하자 제안했고,프로월드컵매장F씨는 의심 없이 거래했다.

이후 F씨는 상품권을 환전하기 위해 거래소를 방문했다.거래소 업주는 계수기를 통해 해당 상품권이 위조 상품권인 것을 감별했고,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CCTV 분석 등 이들 동선을 확인하고 추적한 결과,판매책 E씨를 지난달 11일 충남 천안의 한 주택에서 붙잡았다.서울에 있던 E씨의 차 안에서 7000만원 상당의 위조 상품권도 회수했다.이후 16일 인천 중구에 머물고 있던 유통책 C씨와 D씨도 모조리 검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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