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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간의 소송 끝에 남양유업 경영권을 갖게 된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한앤코)와 창업주 2세인 홍원식 전 회장이 법정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지난 1월 홍 전 회장이 주식 양도 소송전에서 패소했음에도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가 남아있는 것이다.
한앤코는 2022년 홍 전 회장을 상대로 500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는데,지금까지 재판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다가 올해 3월에야 첫 변론기일이 잡혔다.이제야 대법원에서 최종적으로 한앤코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한앤코는 남양유업의 경영권 지분 양수도가 3년이나 미뤄지는 바람에 손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하는 반면,홍 전 회장 측은 손해에 대해 자신의 책임이 없다며 맞서고 있다.
12일 투자은행(IB) 및 법조계에 따르면,한앤코와 홍 전 회장의 손배소 1심 두 번째 변론기일이 오는 18일로 예정돼 있다.한앤코는 법무법인 화우를,홍 전 회장 측은 법무법인 바른을 선임했다.화우는 정진수 전 대표변호사를 필두로,바른은 부장판사 출신 고일광 변호사를 중심으로 변호인단을 꾸렸다.
앞서 지난 2021년 5월 한앤코는 남양유업 오너 일가가 보유한 경영권 지분 53.08%를 인수하는 내용의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그러나 석 달 뒤 홍 전 회장 측이 “한앤코가 회사 경영에 부당하게 간섭했다”며 계약 해지를 통보하며 분쟁이 시작됐다.한앤코는 홍 전 회장 측을 상대로 주식 양도 소송을 제기했고,2015 야구 시즌올해 1월 4일에야 대법원에서 승소했다.같은 달 30일 한앤코는 지분 양수 대금 3100억원을 홍 전 회장 측에 넘기며 경영권을 가져올 수 있었다.매매 계약을 맺은 지 약 3년 만의 일이었다.
한앤코 측은 이미 2022년 말 홍 전 회장을 상대로 50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홍 전 회장이 경영권을 넘기지 않고 버티는 동안 회사의 정상화가 늦어졌고,이에 따라 한앤코가 피해를 봤다는 취지다.500억원은 일부 청구 금액에 불과하다.전체 청구액은 향후 손해액이 확정되면 다시 계산해 정한다.
홍 전 회장이 휘말린 소송전은 이 외에도 여러 건이 있다.일단 홍 전 회장은 한앤코에 넘어간 남양유업을 상대로 최근 443억원 규모의‘임원 퇴직금 청구의 소’를 제기해둔 상태다.또 대유위니아그룹이 홍 전 회장을 상대로 320억원 규모의 위약벌 청구 소송을 내 상고심까지 가 있으며,차파트너스자산운용의 주주제안으로 선임된 심혜섭 남양유업 감사가 홍 전 회장의 보수한도 결의 취소 및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을 냈다.IB 업계에서는 그중에서도 특히 한앤코의 손배소를 주목하는데,법원의 판단에 따라 M&A 시장에 중요한 시사점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손배소의 핵심은‘한앤코가 경영권을 3년 늦게 넘겨받는 바람에 손해를 봤느냐’다.한앤코는 남양유업과 주식매매계약을 맺고 인수 대금 3100억원을 에스크로에 넣어뒀다.에스크로 계약은 제3자를 통해 자금이나 자산을 보관하는 것을 뜻한다.거래 당사자 간에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장치다.이는 한앤코가 언제든지 홍 전 회장 측에 돈을 줄 준비가 돼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
3년 전 남양유업 기업가치를 3100억원으로 보고 주식매매계약을 했지만 소송이 장기화하는 동안 오너 리스크 등으로 인해 가치가 하락했다는 게 한앤코 측 주장이다.한앤코 입장에선 돈만 에스크로에 묶여있고 정작 회사 몸값은 떨어진 것이다.즉,물건값을 먼저 치렀는데 3년 뒤 값이 떨어지는 바람에 손해를 본 셈이다.
여기서‘기업가치’를 어떻게 볼 지를 놓고 양측의 입장이 대립할 수밖에 없다.남양유업의 기업가치는 표면적으론 3년 전보다 오히려 높아진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현재 남양유업 주가(55만원대)는 2021년 5월 주식매매계약이 체결되기 직전(37만~38만원대)보다 오히려 높다.올해 1월에는 64만원대까지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남양유업은 장내 주가가 실제 기업가치를 온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게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이다.액면분할을 하지 않아 주식 수가 72만주밖에 안 돼,2015 야구 시즌주가의 변동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실제로 한앤코가 홍 전 회장 측과 주식매매계약을 맺은 직후 주가가 이틀 만에 70%나 오른 바 있다.
때문에 남양유업의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하려면 다른 숫자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먼저 순자산의 변동을 근거로 기업가치 훼손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작년 말 남양유업의 순자산은 6782억원으로,주식매매계약 직전인 2020년 말(8732억원)과 비교해 22%가량 줄었다.
적자 기업이기 때문에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나 주가수익비율(PER)로는 평가하기 어렵다.다만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뒤 적자 폭이 꾸준히 확대됐다는 점은 확인할 수 있다.2020년 당기순손실은 527억원에 그쳤으나 이듬해 589억원,2022년 784억원으로 늘었으며 작년엔 670억원에 육박했다.경영권 이전이 이뤄지지 않은 3년 동안 기업가치가 훼손됐다고 볼 만한 근거가 되는 셈이다.
홍 전 회장 측에서는 남양유업의 기업가치 하락에 대해 책임질 이유가 없다고 주장한다.실제로 민법 제392조는 “채무자는 자기에게 과실이 없는 경우에도 그 이행지체 중에 생긴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그러나 채무자가 이행기에 이행해도 손해를 면할 수 없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않다(배상할 필요가 없다)”고 규정한다.
즉 주식 인도가 지체되는 동안 발생한 손해이기 때문에 원래는 홍 전 회장이 배상하는 게 맞지만,이번 경우엔 제때 지분을 넘겼더라도 기업가치의 훼손을 막기 어려웠을 것이어서 배상할 필요가 없다는 게 홍 전 회장 측 주장이다.쉽게 부동산 매매에 빗대어,계약을 하고 석 달간 인도를 이행하지 않았는데 그사이에 옆집에서 불이 나 피해를 입었다고 가정해 보자.이 경우 민법에 따라 매도인은 매수인의 피해를 보상해 줄 책임이 없다.제때 집을 인도했더라도 옆집에서 발생한 화재는 피할 수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홍 전 회장 입장에선 출산율 하락에 따른 유업계의 업황 악화 때문에 기업가치가‘불가피하게’훼손됐다고 주장할 수 있다.다만 같은 기간 경쟁사의 재무가 개선됐다는 점은 홍 전 회장 측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매일유업의 경우 순자산이 2020년 4400억원에서 지난해 5400억원으로 대폭 늘었다.
한앤코가 3년 전 남양유업을 인수했다면 기업가치를 올려놓을 수 있었을지 여부도 법원의 판단 대상이 될 전망이다.홍 전 회장 측에선 단지‘가정적 상황’일 뿐이라고 주장할 수 있지만,이 역시 손해배상 판단의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시각이 있다.예를 들어 누군가 사고로 사망했을 경우‘살아있었다면 남은 생애 동안 얼마를 벌었을 것’이라고 추정해 손해를 배상해 주는 것과 비슷한 개념이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보통 한앤코가 기업을 인수했을 때 3년 동안 몇%의 내부수익률(IRR)을 기록했는지 계산해 보면,남양유업을 제때 인수했을 경우 몸값이 얼마나 올랐을지도 추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