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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상병 사건’수사 10개월째
통화기록만으론 혐의 입증 한계
외압 입증할 진술·물증 없어
“특검 고려 않고 수사 집중” 입장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채상병 사건’수사에 나선 지 10개월째 접어들었지만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정치권에선 더딘 공수처 수사가 외압 때문이라는 의혹을 제기하며 채상병 특검을 출범시키려 하고 있다.공수처가 특검 출범 전까지 유의미한 결론을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 수사4부(부장검사 이대환)는 해병대 수사단과 국방부 조사본부에 대한 외압 증거를 토대로 주요 인물에 대한 혐의를 확정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공수처는 두 곳에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혐의 적용 대상자에 포함하는 과정에서 외압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현재 수사 진행 상황에 비춰볼 때 조만간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 참모들에 대한 조사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공수처 수사가 정작 가장 핵심 인물인 이 전 장관에게까지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다.이 전 장관 등 외압을 행사한 것으로 의심되는 인물들이 모두 의혹을 부인하고 있기 때문이다.이들이 채상병 사건 이첩과 재검토 과정에서 대통령실·국방부 조사본부 관계자 등과 연락을 주고받은 기록은 있다.하지만 외압을 입증할 당사자의 진술은 확보되지 않은 상황이다.일부 참고인은 조사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지금까지 확보한 수사기록을 반복해 검토하며 혐의 입증에 필요한 단서를 보충하고 있다.다만 공수처 차장 선임이 늦어지는 등 수사 인력 보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공수처 관계자는 “과거 만든 기록과 새로 확인된 것을 비교하다 보면 사실관계를 다시 확인해야 하는 것도 생긴다”고 말했다.이어 “수사팀은 놓친 것은 없는지 짚어보고 있다”며 “그런 작업이 마무리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법조계에서는 올해 안에 수사가 마무리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서초동 한 변호사는 “통화기록만으로 혐의 입증에 한계가 있기에 보다 확실한 물증과 진술을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사건 관계인이 비협조적이면 시간이 더 걸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전 장관이 지난해 7월 31일‘02- 800-7070’전화를 받아 168초간 통화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야권은 전화번호 사용 주체를 밝혀야 한다고 공세를 펴고 있다.더불어민주당은 이날‘채상병 특검법’국회 표결을 밀어붙이면서 국민의힘과 충돌했다.
공수처는 특검 고려 없이 수사에 집중한다는 입장이다.공수처 관계자는 “기대하는 만큼 속도가 나지 않는 점은 아쉽다”며 “수사팀은 주말도 없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