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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는 지난 6월부터 약 한 달 동안,전북 전주시의 한 사립 여자고등학교의 운영을 둘러싼 여러 의혹을 취재해 연속 보도했습니다.학교 행정실장이 직원에게 폭언했다는 논란부터,행정실장 아들을 행정실의 새 직원으로 채용한 '세습 채용' 의혹,학교 내 위탁 업체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 등입니다.
학교 측은 이 같은 의혹에 대해 "문제없었다"며 "보도에 대해 명예 훼손 등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혀왔습니다.

■직원에게 “이 XX야”…고교 행정실장 폭언 논란

지난 5월,전주의 한 사립 여자고등학교 행정실.직원 A 씨는 행정실장으로부터 30분간 폭언을 들었습니다.

["니가 행정실장이야 XXXX야?이런 같잖은 놈들이.내가 지금 교직원 신분 떠나면 너 죽어 진짜!"]
["XXX 파버리고 싶네.내가 교직원 하기 전에 백수건달이었어,이 XX들아."]


교내 잡초 제거를 위해 용역업체 발주를 지시했는데 지시사항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였습니다.

직원 A 씨는 "절차에 따라 업체와 날짜를 조율하다 며칠 지연된 상황에서 이 같은 욕설을 들었다"며 행정실장의 이런 폭언이 한 번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행정실에 있는 또 다른 직원 B씨 역시 학교 매점 운영 업체에 임대료를 내라고 했다는 이유로 행정실장에게 폭언을 들었다고 주장했습니다.해당 업체는 4개월째 임대료를 내지 않고 있었습니다.

■관리비도 임대료도 0원…수상한 위탁업체 특혜 시비

학교 측이 기숙사와 매점 위탁 업체에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기숙사 위탁 업체는 계약상 학생들에게 기숙사 사용료를 받아 수익을 내고,전기 사용료 등 관리비 성격의 비용을 학교에 지급해야 하지만 지난 한 해에만 관리비 1,200만 원을 납부하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예산 담당 행정실 직원 B 씨가 업체 측에 비용을 요청했지만,업체 측은 "행정실장과 이야기됐다"며 납부를 거부했습니다.

매점 위탁 업체 역시 4개월 동안 임대료 240만 원을 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B씨가 수차례 해당 업체에 임대료를 요구하자 행정실장은 자신에게 면박을 주고 폭언을 했다는 게 B 씨의 주장입니다.

■'서류전형 11등' 행정실장 아들…1명 채용에 운 좋게 합격?

학교 운영을 둘러싼 의혹은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학교는 지난달(6월) 행정실 직원을 채용했는데,1차 서류 전형과 2차 면접을 거쳐 뽑힌 최종 합격자는 논란이 된 행정실장의 아들 C 씨였습니다.당시 행정실장은 6월 말로 퇴직을 앞두고 있었습니다.이를 두고 학교 직원들 사이에서 '세습 채용' 아니냐는 뒷말이 나왔습니다.

실제로 C 씨는 당시 경력이나 자격증 등을 평가하는 객관적 평가에선 지원자 18명 가운데 공동 11위를 했습니다. 하지만 주관적 평가와 면접에서 최고 점수를 얻어 1등으로 최종 합격자가 된 겁니다.C 씨가 입사 원서를 제출하기 전후로 학교에서 2차례 만난 한 간부가 면접 과정에서 평가 위원으로 참여한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인건비 지원받는 사립학교,직원 채용은 마음대로?

사립학교의 직원 채용 절차는 학교 재량으로 진행됩니다.사립학교는 교육청으로부터 교원과 직원에 대한 인건비를 지원받지만,시도 교육감에 위탁해 필기시험을 치러야 하는 교원과 달리 직원 채용에 대한 규정은 없습니다.

전북교육청에서만 매년 3,400억 원이 넘는 예산을 사립학교 인건비로 지원하고 있지만,직원 채용에는 관여하지 못하는 겁니다.

지난 2020년 말부터 전북지역 사립고에서 61차례 행정직원을 채용했는데,리니 홀덤인·적성 시험을 포함해 필기 전형을 치른 사례는 5차례에 불과합니다.

국·공립학교는 직원 채용에도 국어나 한국사 시험과 같이 필기 전형을 치르는 등 교육 당국이 채용 전반을 관리·감독하고 있습니다.

송욱진 전교조 전북지부장은 "행정실 직원 같은 경우는 '깜깜이'로,재단 이사회의 입김이 강력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에 있다"며 "사립학교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언급했습니다.


■학교는 "채점표는 개인 정보…왜곡 보도,리니 홀덤법적 대응하겠다"

취재진의 반론 요구를 거부하던 학교 측은 기사가 보도된 뒤 취재진에게 의혹에 대한 입장을 전해왔습니다.

학교 측은 행정실장의 폭언에 대해 "피해를 호소하는 직원들이 학교 운영과 행정실장의 지시를 부당하게 따르지 않아" 생긴 문제라고 주장했습니다.이어 "행정실장은 인간적인 사람이고,직원들의 잘못이 있어도 덮고 넘어가는 사람"이라며 논란에 대해 "후임 행정실장 인선과 관련한 학교 내부의 갈등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기숙사와 매점 위탁 업체의 특혜 의혹과 관련해서는 "운영상 어려움이 있어 학생들을 최우선으로 생각해 결정한 결과"라며 "만약 특혜가 있었다면 입점 업체가 (운영이 어려워져) 나가야 한다고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끝으로 '세습 채용' 의혹과 관련해서는 "절차상 어떠한 문제도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그러면서도 취재진이 정보공개 청구한 행정실장의 아들 C 씨 채용 성적에 대해서는 개인정보이자 학교의 영업비밀이 해당한다는 이유로 공개를 거부했습니다.학교 측은 취재진이 확보해 보도한 채점표에 대해 "불법으로 취득하여 왜곡 보도한 사실 등에 대해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폭언' 행정실장 검찰 송치…교육청,감사 착수

폭언과 관련해 고소장을 접수한 경찰은 어제(3일) 사건을 검찰로 송치했습니다.

전북교육청은 제기된 의혹들에 대한 감사에 들어갔습니다.하지만 뒤늦은 감사에 행정실장은 이미 지난달 말 퇴직했습니다.

사립학교 매뉴얼 상 학교는 징계위원회를 상시 구성해야 하지만 논란이 된 뒤에도 해당 학교는 징계위원회는 물론 조사위원회도 꾸리지 않고 있습니다.퇴직한 행정실장은 해당 학교법인에서 법인국장에 임명됐습니다.

[연관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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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기자 : 안광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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