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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사회,국제 분야를 두루 취재하고 워싱턴 특파원을 지낸 권태호 논설실장이 6개 종합일간지의 주요 기사를 비교하며,오늘의 뉴스와 뷰스(관점·views)를 전합니다.월~금요일 평일 아침 8시30분,한겨레 홈페이지(www.hani.co.kr)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오늘(6.26) 가장 큰 뉴스는 여전히 △리튬전지 공장 화재 속보(6곳)입니다.특히 화재 당시 상황을 담은 CCTV가 공개돼 화재에 무방비 상태였던 현장 모습이 그대로 전해졌습니다.이어 △윤석열 대통령의 “북-러 조약 비판” 6·25 메시지(3곳)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 적용 1주일 앞두고 연기(3곳) 등도 1면의 주요한 기사입니다.
① 차이의 발견 : 화재 무방비 리튬공장
② 시선,클릭!
- 귀농 줄어든다
-‘집값 오르고,금리는 내리고’전망
- 강원도 해수욕장 주말 개방
- 광화문 100m 태극기 논란
③ Now and Then : 월량대표아적심(등려군,영화‘첨밀밀’(1997) OST)
① 차이의 발견
# 리튬공장의 무방비
- 어제(화) 경기도 화성 리튬공장의 화재 당시 CCTV 영상이 공개됐습니다.화면을 보면,쌓아놓은 리튬 배터리에서 처음 모락모락 흰 연기가 납니다.그러자 한 직원이 배터리를 옆으로 옮기고 연기가 더 나자 소화기로 불을 끄려합니다.이를 주변에 있던 동료 직원들은‘무슨 일인가’하고 지켜보고 있습니다.그런데 소화기를 발사하자마자,폭탄 터지듯 폭발이 일어나며 불길이 일어나고,시커먼 연기가 일어납니다.짧은 영상은 그걸로 끝이 나는데,소화기로 불을 끄려던 직원과 주변에 있던 화면 속 직원들이 대피를 한 직원들인지,희생된 직원들인지는 명확치 않습니다.
1.도망부터 가야했다
- 화면을 보면,이런 화재에 전혀 대비가 안된 모습이 그대로 보입니다.누군가가 분말 소화기로 불을 끄려하고,불길이 더 치솟는데도 계속 시도합니다.주변 직원들은 불안해 하면서도 이 상황을 그 자리에서 그대로 지켜봅니다.흰 연기가 실내를 가득 채우는 데 걸린 시간은 15초였습니다.공장에서는 “분기에 한 번 화재 대피 훈련을 실시했고,안전 사전교육도 상시적으로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만,화면 속 직원들에게서는 위급상황시 요령에 대해 거의 무방비 상태인 것으로 보입니다.
2.어디로 빠져나가야 하는지부터 알려줘야 했다
숨진 노동자 대부분은 출입구 반대편으로 피하다가 막다른 방에 갇혀 마지막 숨을 거뒀습니다.당일 불이 난 공장 3동에는 67명이 일하고 있었고,이들 중 52명이 2층에 있었습니다.그런데 공장 안에서 숨진 22명은 출구가 아닌 반대편으로 피했습니다.출구와 노동자들 사이에서 불이 났기 때문입니다.언제든 불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출구를 더 만들어야 했고,유리창도 깨질 수 있어야 했고,그리고 노동자들에게 대피로부터 숙지시켜야 했습니다.
3.외국인 노동자 + 일용직 노동자였다
- 숨진 희생자 23명 중 외국인이 18명(중국 17,라오스 1)이었습니다.파견업체에 소속된 일용직이었습니다.구인광고를 보고 찾아온 사람 가운데 몇 명 뽑아 통근버스를 태워 이 회사로 보내는 식입니다.그러니,분기별로 교육이 이뤄졌다고 하더라도,이들 일용직 직원들은 못 받았을 수 있습니다.그리고 중국동포가 많았다고 하나,외국인 직원들은 위급시 언어소통에도 어려움이 있었을 수 있습니다.
- 외신들이 이 상황을 속속 보도하고 있습니다.“지난 수십년간 중국동포를 포함한 중국,동남아시아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찾아 한국으로 와 한국인이 꺼리는 저임금 육체노동에 주로 종사한다”(AP통신),“출생률이 낮은 한국은 많은 사람이 기피하는 일자리를 채우기 위해 이주노동자에 의존해왔다.소규모 공장들은 이주노동자 없이는 운영될 수 없다”(뉴욕타임스),“한국은 산업재해로 인한 사망률이 선진국 중에서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영국 파이낸셜타임스),“노동자 대부분은 중국 동북부 출신 30~40대 조선족 여성이다.소방 훈련을 받은 적도 없고,공장에서도 소방 훈련을 한 적도 없다”(중국 신경보)
4.최근에도 불 났다
- 지난주 토요일에도 이 공장에서 작은 불이 났다고 합니다.배터리 작업과정에서 불이 났으나,소화기로 금새 진화했고,소방당국에 화재 사실은 신고하지 않았습니다.
5.리튬은 위험하다
- 불이 난 이 공장은 국방통신장비에 쓰이는 군용 리튬 1차전지를 만들고 있었습니다.군용 리튬 1차전지는 폭발 사고가 잦아 국방부가 보관 매뉴얼을 다듬고,대체품 개발에 착수했을만큼 위험성이 높습니다.최근 3년간 군에서 31건의 리튬 배터리 폭발 사고가 있었습니다.
- 문제는 이런 리튬전지는 공장에만 쌓여있는 게 아니라,우리 일상생활에 쓰이고 있다는 점입니다.노트북,유아 야구점퍼스마트폰,전기차,킥보드,디지털카메라 등에 장착된 배터리에 쓰이고 있습니다.오래 사용하거나 과충전시 모두 열이 납니다.외부 충격이나 물리적 변형시에도 불이 날 수 있다고 합니다.비행기 탑승시 노트북을 별도로 체크하고,수하물에 싣지 못하도록 하는 이유입니다.그런데 리튬전지에 대해 우리나라는 아직 별도 대응 매뉴얼이나 안전 기준도 없는 상태입니다.
- 전국의 1차·2차 전지 제조업체는 모두 213곳입니다.화성에만 18곳이 있습니다.소방청은 전국 전지 제조업체 대상 긴급 화재안전조사를 실시한다고 합니다.처음입니다.
6.유족들은 시신을 못 찾았다
- 숨진 23명 중 현재 신원이 확인된 사람은 3명입니다.시신이 너무 타 누구인지 알 수 없고,또 일부는 가족들에게 연락이 닿지도 않은 상태입니다.그래서 유족들은 경찰서와 병원 주변을 이리저리 헤매고 있습니다.
7.언론보도(사설)
- 여러 신문들이 전날에 이어 계속 관련 사설을 썼습니다.
한겨레 = 방치된 위험 외주화,이주노동자 덮친 리튬공장 참사
경향 = 화성 참사의 민낯,'위험의 이주화' 국가적 대책 세워야
한국 = 참담한 외국인 노동자 희생…보호 정책 방치도 차별이다
조선 = 배터리 산업은 폭발적 성장,불 끄는 대책은 전무
- 이 사안은 2가지 이슈가 있습니다.하나는‘리튬전지의 위험성’에 대한 안전 대책이 필요하고,두번째는‘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보호 대책이 필요합니다.
② 시선,클릭!
# 귀농 줄어든다
- “여보,유아 야구점퍼나 은퇴하면 시골 내려가자” =>‘시골 독거노인’이 될 수 있습니다.
##‘집값 오르고,금리는 내리고’전망
### 강원도 해수욕장 주말 개방
#### 광화문 100m 태극기 논란
- 국가주의 논란도 있지만,광장에 뭘 자꾸 채워넣지 않으면 안 되는걸까요?
③ Now and Then
경기도 화성 리튬공장 화재 사고로 숨진 23명 가운데 중국 국적자가 18명입니다.아직 신원이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이들중 상당수가 30~40대 중국동포 여성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고향을 떠나 고달프지만 한국에서 열심히 일해 돈을 모아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는 꿈을 꾸었을 사람들이었습니다.고향에 어린 자식을 둔 엄마도 있었을 것이고,올가을 결혼식 날짜를 받아놓은 예비신부도 있었다고 합니다.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타향에서 생을 마감한 젊은 그들에게 죄송한 마음입니다.
오늘 영상은 영화‘첨밀밀’(1997)의 OST인 등려군의‘월량대표아적심’(月亮代表我的心,달빛이 내 마음을 대신하죠)입니다.등려군(1953~1995)은 대만의 최고 인기가수로‘첨밀밀’(1979)과 함께 1977년 취입한 이 노래가 대표곡입니다.영화‘첨밀밀’에서 중국 본토 출신인 장만옥과 여명은 맨몸으로 홍콩에 와 식당에서 일하고,노점상도 하며 돈을 모읍니다.그리고 고향에 돌아갈 꿈을 꾸며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상황은 다르지만,화성공장에서 숨진 직원들도 타향에서 고달픈 하루하루를 보내면서도 고향으로 돌아갈 날을 그리며 지내왔을 것입니다.그 소박한 꿈 하나 이뤄지지 못한 화성 공장 직원들에게 다시 한 번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일부 포털에서는 유튜브 영상이 열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유튜브 영상을 보시려면,한겨레 홈페이지로 오시기를 권합니다.기사 제목 아래‘기사 원문’을 클릭하시면 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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