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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LG생건 거래재개뒤 CJ와 재결합…反쿠팡연대도 부담
"햇반도 로켓배송" 양측 윈윈 전망…쏠림현상 가속화될듯
(서울=뉴스1) 서미선 김진희 기자 = 쿠팡과 CJ제일제당(097950) 간 이른바 '햇반 전쟁'이 1년 8개월 만에 전격 화해로 막을 내렸다.
'C커머스'의 국내 진출에 따른 위기감이 고조된 상태에서 CJ제일제당이 알리익스프레스와 손을 잡은 데다,글로브쿠팡이 올 1분기 7개 분기 만에 '적자 쇼크'를 맞는 등 어려움에 봉착하자 먼저 CJ에 손을 내밀었다는 분석이다.
국내 1위 e커머스 쿠팡과 국내 1위 식품사 CJ제일제당이 재결합하면서 매출 증대를 통한 쿠팡 '로켓성장'이 다시금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과 CJ제일제당은 이날부터 직매입 거래를 재개한다고 밝혔다.2022년 말 햇반 납품 단가 갈등으로 CJ제일제당 상품군의 로켓배송이 끊긴지 약 1년 8개월 만이다.
당시 CJ 측은 "쿠팡 마진이 지나치게 높다"며 햇반 등 납품을 중단했고,글로브쿠팡은 "물가상승률보다 높은 가격인상률과 역마진에 따른 손실이 크다"며 팽팽하게 대치했다.
그동안 CJ는 네이버(035420)와 배달의민족,신세계(004170) 등에 입점하고 공동 프로모션을 펼쳐 이른바 반(反)쿠팡연합의 핵심 축이 됐다.쿠팡도 지난해 1분기 식품 카테고리 매출이 1년간 20% 성장했다며 맞불을 놨다.
그러나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가 지난해부터 본격 국내 유통시장 선점에 나선 것이 변수가 됐다.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알리와 테무의 6월 합산 가입자 수는 1659만 명으로 1년 새 1000만 명 이상 폭증했다.
여기다 CJ는 3월 알리에 입점해 햇반 등 주요 라인업을 '파격가'에 팔았다.반면 쿠팡은 C커머스 여파에 1분기 당기순손실 318억 원을 기록하며 7분기 만에 적자 전환했다.2분기엔 8개 분기만의 영업적자를 냈다.
업계 관계자는 "치열한 경쟁에서 장기 생존하기 위해 국내 1위 식품 브랜드를 다수 보유한 CJ와 화해가 장기적인 충성고객 확보를 위해 반드시 필요했을 것"이라고 봤다.
쿠팡도 로켓배송에서 CJ제일제당이 철수한 뒤 발 빠르게 경쟁사 제품 판매를 늘렸으나 '빈자리'를 채우긴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왔다.햇반과 스팸,글로브비비고 만두,글로브백설 설탕 등은 국내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확보한 '국민 베스트셀러'다.
CJ제일제당 입장에서도 그간 정체를 겪은 국내 식품 매출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햇반 매출은 2020~2022년 매년 15~23% 성장세를 기록하다 지난해 4.3% 성장에 그치면서 쿠팡 납품 중단 여파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사업부 실무진 쪽에선 계속 논의를 해오고 있었고,글로브(어느 한 쪽의) 양보라기보다는 서로 협의점을 찾은 것"이라고 말했다.'직거래 재개'가 사업적으로 상호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는 취지다.
그동안 고객은 쿠팡 마켓플레이스(오픈마켓)에 입점한 CJ제일제당 직영점 등을 통해 각종 식료품을 2~3일 배송으로 받아왔으나,글로브이제 익일·당일·새벽배송이 모두 가능해진다.
업계에선 '티메프 미정산 사태' 등으로 e커머스 업계 전반 신뢰가 하락한 상황에 대형 업체인 양사 재결합이 양쪽에게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CJ가 당초 2025년 목표로 내건 '햇반 매출 1조 원'도 쿠팡 직거래 재개로 청신호가 켜졌다"며 "쿠팡 입장에선 C커머스 공세에 대응해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와우 멤버십 회원 혜택을 더 키울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쿠팡은 이에 앞서 1월 납품단가 갈등을 빚으며 배송을 중단했던 LG생활건강과도 약 4년 9개월 만에 거래를 재개한 바 있다.이 역시 국내에서 C커머스 공세가 거세지면서 쿠팡의 위기의식을 부채질한 점이 반영됐을 것이라는 업계 분석이 제기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