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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52개 국도 중 경북 지나는 국도 18개,이중 15개 국도 3년간 사망사고 발생
공포의 7번국도 악명 높아,국도 특성상 보행자 관련 사고도 지속 발생
경북을 지나는 일반국도는 전국 52개 가운데 18개다.이 중 15개 국도에선 지난 3년간 해마다 사망사고가 발생했다.특히 중·남부 지역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4번,동해안을 남북으로 잇는 7번 국도의 사망사고 건수가 가장 많았다.일반국도는 차량이 서로 부딪치는 것뿐만 아니라 보행자가 죽거나 다치는 등 다양한 유형의 사고가 일어나고,사망과 중상 사고의 위험도 크다.
◆악명 높은 '7번 국도'…해마다 사망사고 빈번
"국도지만 다들 고속도로처럼 달려요.제한 속도 넘겨서 '칼 치기' 하는 차도 많습니다.단속 카메라 앞에서만 급감속합니다.언제 사고가 나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국도를 이용해 대구와 경북,경남으로 섬유 원단을 운송하는 김종한(38) 씨는 늘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다.
김 씨는 "경주와 포항,울산 등으로 자재를 납품하는데 7번 국도를 자주 이용한다.각 지역 시내로 바로 진입할 수 있고 안 막히면 고속도로보다 더 빠르게 도착할 수 있어서다"며 "통행료도 아끼려 국도를 이용하는 데,도매싸이트과속을 하거나 갑자기 추월해 끼어드는 차량 때문에 사고 날 뻔한 적이 많다.직접 추돌 사고를 목격한 이후에는 늘 긴장하면서 운전한다"고 말했다.
7번 국도는 동해안을 남북으로 잇는 도로,'등뼈' 국도로 불린다.부산 중구에서 시작해 강원도 고성군 군사분계선까지 이어진다.1979년 강원도 삼척에서 포항까지 구간을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개통이 이뤄졌다.총 길이가 484.3㎞에 이르며 이중 경북 구간(경주~포항~영덕~울진)은 절반에 가까운 약 200㎞다.
포항제철소와 울산 자동차 생산공장,부산 항만까지 이어지는 도로인 만큼 통행량이 많고 교통사고도 빈번하다.과속,신호 위반,차로 침범 등 안전 운전 의무 불이행에 따른 교통사고가 곳곳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4일 오전 10시 30분쯤 7번 국도 신경주역에서 출발해 화곡2교와 외동교차로를 거쳐 울산 초입까지 직접 운행했다.화곡2교까지 구간은 지난해 4월 20대 남성이 공작물 충돌로 사망한 사고가 발생한 곳이다.
도로가 직선형이고,도매싸이트통행량이 적은 탓에 제한 속도인 시속 80㎞를 넘긴 차량이 보였다.2차로에서 시속 80㎞로 주행하는 취재 차량을 승용차가 추월해 앞질렀다.과속단속카메라에 다다르자 차들은 급하게 속도를 줄였고,이 과정에서 차량 간 간격이 순식간에 좁아지면서 아찔한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경주 내남면 명계교차로 구간에 들어서자 화물차가 많아졌다.이곳은 울산과 포항 등으로 이어지는 가장 빠른 도로여서 화물차 통행 비율이 높은 편이다.1t 화물차와 대형 트레일러,덤프트럭 등이 2개 차로를 나란히 달리는 바람에 시야 확보가 어려웠다.앞지르기도 쉽지 않고,도로 앞 상황도 보이지 않아 통행 흐름을 읽기가 어려웠다.
이곳에서도 지난해 10월 50대 운전자가 차량 추돌로 사망했다.현재도 도로에는 스키드마크(급제동으로 도로 표면에 새겨진 바퀴 흔적)가 곳곳에 있었고,부서진 범퍼와 차량 잔해들이 도로 가장자리에 어지럽게 치워져 있었다.
가장 악명이 높은 외동교차로로 향했다.도로는 교차로 인근에 다다르자 좌회전과 우회전 양길로 나뉘었다.많은 차량이 진입로를 착각해 갑자기 차로를 옮기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곳 교차로에선 지난 2021년 5월과 9월 각각 승용차 운전자와 화물차 운전자가 단독사고로 목숨을 잃었다.지난해 2월에는 우회전하던 4.5t 화물차가 맞은편 차로로 넘어가 정차 중이던 차량 5대를 연이어 들이받기도 했다.
전국화물차공제조합 대구·경북지부 관계자는 "경주에서 울산 방향으로 가는 7번 국도는 화물차 운전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악명이 높다.외동교차로 쪽은 순간 방심하면 마을로 추락할 수 있는 도로여서 특히 위험천만하다.하지만 이런 상황에도 도로에는 안전장치가 제대로 없다.해마다 사고가 나지만 크게 개선된 점도 찾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사고 나면 '중상 이상'…보행자 위협하는 사고도 증가
일반국도는 지역을 잇는 간선도로 역할을 한다.경북의 도시,마을과 인접해 다양한 유형의 사고가 발생한다.차량끼리 사고뿐만 아니라 횡단하는 보행자를 치는 사고도 일어난다.특히 운행속도가 지역의 작은 도로보다 높은 탓에 중상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경북의 일반국도 사고 건수는 지난해 1천202건으로 전년보다 9.9% 증가했다.사고가 늘면서 피해자도 10.8% 더 많아졌다.고속도로에 버금갈 만큼 속도를 낼 수 있다 보니 대형 사고로 이어졌다.중상 사고는 지난해 383건으로 전년보다 11.7% 늘었다.중상자 역시 같은 기간 452명에서 492명으로 15.8% 증가했다.사망자와 중상자의 비중은 전체 피해자의 28%에 달할 정도다.
4번과 7번 국도 이외에도 5번(군위~의성~안동~영주)과 28번 국도(예천~의성~영천~경주)의 최근 3년간 사망사고는 각각 16건,17건이다.또 25번,31번,33번 국도 등도 같은 기간 10건 안팎의 사망사고가 났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차 대 사람' 사고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2022~2023년 차 대 사람 사고는 73건에서 97건으로 32.9% 증가했다.법규위반을 보면 '보행자 보호의무 위반'이 12건에서 23건으로 2배 가까이 늘어나는 등 보행자 안전이 특히 위협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주목할 점은 저연령과 고령 운전자로 인한 사고가 급증했다는 것이다.나이가 60대 이상인 가해 운전자 사고는 2022~2023년 사이 13%(422→477건) 늘었다.특히 70대 이상이 16.7%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또한 10대와 20대 가해 운전자 사고도 각각 72.7%,33.0% 급증했다.
이에 대해 도로교통공단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엔데믹(감염병 풍토화) 이후 통행량이 많아진 가운데 오토바이와 전동킥보드 등 개인용 이동장치(PM)를 이용하는 10~20대 운전자들이 늘었다.도로 사정에 따른 운전 미숙 등 다양한 가능성을 두고 원인을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고가 빈번한 4번과 7번 국도를 담당하는 경주경찰서 경비교통과 관계자는 "국도의 사고 원인은 다양하다.현장에 나가보면 새벽 시간대에 신호 위반을 하거나 과속을 하기도 한다"며 "속도를 줄이지 않고 빗길 곡선 구간에서 미끄러지며 단독사고가 나고,또 차량 관리 미흡으로 타이어가 터져서 사고가 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교통사고 사망사고에선 대부분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보며 운전하는 등 전방 주시 태만에 의한 경우도 많다"며 "경찰 차원에서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지점 등에 대해 데이터를 분석해 필요한 곳에 예방과 단속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했다.
기획탐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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