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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산업이 일본 경제를 떠받치는 기둥으로 떠올랐다.엔저를 바탕으로 일본을 찾는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올해 방일 관광객 지출이 62조원을 넘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10년 만에 5배나 증가한 수치로 관광이 자동차의 뒤를 잇는 효자 산업이 됐단 평가다.일본정부는 이 기회를 더 살리려 한다.
성장세로 보면 자동차를 능가한다.관광객 소비는 코로나 팬데믹 이전인 2019년 4조6000억엔에서 60% 가까이 증가한 데 비해 같은 기간 자동차와 철강 수출은 약 45%,프랑스 월드컵 우승 횟수반도체 등 전자부품 수출은 약 40% 증가했다.미즈호리서치의 사카이 사이스케 연구원은 "2010년대 들어 기업들이 국내 제조 거점을 해외로 이전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졌고,프랑스 월드컵 우승 횟수반도체 등의 국제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엔저에도 불구하고 상품 수출은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상품 수출과 달리 관광 산업은 고속 성장하며 호황을 누리는 중이다.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코로나 이전 수출을 훌쩍 뛰어넘었다.올해 3월부터 5월까진 월간 관광객이 300만명을 넘었다.올해 첫 5개월에만 2019년의 절반을 넘는 수가 일본을 찾았다.한국인 비중도 크다.5월엔 방일 외국인수 가운데 4명 중 1명은 한국인이었다.
관광객들의 씀씀이도 커지고 있다.지난해 4분기(10~12월) 주요국의 외국인 관광객 소비액은 2019년 동기 대비 38.8% 급증했다.주요 관광대국인 스페인(30.7%),이탈리아(16.5%)보다 높다.관광객 수가 증가했을 뿐 아니라 1인당 소비액이 증가하고 일본에 머무는 기간도 길어진 영향이다.5년 동안 1인당 소비는 30.1% 늘고 평균 체류 기간은 6.2일에서 6.9일로 늘었다.관광객 소비 패턴의 변화도 눈에 띈다.물건 쇼핑보다 숙박,음식,교통,프랑스 월드컵 우승 횟수투어 같은 오락 서비스 지출이 뚜렷하게 증가하고 있단 분석이다.
일본 정부는 올해 방일 관광객 수 및 소비액이 모두 역대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일본인들이 모두 관광객 급증을 달가워하는 건 아니다.도쿄와 오사카 등 관광객이 집중되는 도시권에선 혼잡으로 피로감을 호소하는 주민들이 적지 않다.주택 부족과 물가 상승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크다.이를 배경으로 내국인과 외국인에 가격 차별을 둔 이중가격제도 확산 중이다.외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더 높은 비용을 부과해 수요 억제로 연결하고 거둬들인 이익은 지역 인프라를 유지하는 데 사용한다는 취지다.세계유산인 효고현 히메지성의 경우 성인 1인당 입장료가 1000엔이지만 외국인에만 4배 인상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여행객 급증에 대응할 인력도 부족하다.일본은행이 4월 발표한 '단기경제관측조사'에서 숙박·요식업체들의 경우 고용 인력이 부족하다고 응답한 이들의 비율이 평균보다 두 배 넘게 높았다.
호기를 잡은 일본 정부는 외국인 관광객의 여행지 분산을 꾀한다.NHK에 따르면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지난 4월 "외국인의 숙박을 지방으로 분산해 지속 가능한 관광지 만들기에 속도를 내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는 관광 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오버투어리즘에 따른 부담을 완화하는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또 관광업은 코로나19 팬데믹이나 국제 갈등 같은 대외 변수에 취약한 만큼 정부는 관광 산업에 과도하게 의존하기보다 경제를 장기적으로 지탱할 수 있는 인공지능(AI)이나 반도체 같은 미래 산업 육성에도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