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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둔화 우려 등으로 투자 열기 급속 냉각
"5년 안에 주가 14배↑" vs "주가 10분의 1 토막 가능"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인 수요 정체)' 속에서도 국내 투자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가 최근 들어선 순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전기차 시장의 성장 둔화와 경쟁 심화 우려가 겹친 데다 AI(인공지능) 테마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엔비디아의 인기가 커진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테슬라의 주가 전망도 극단적으로 나뉘고 있어 투자자들의 고심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테슬라가 단순한 전기차 회사가 아니라는 점에서 5년 안에 주가가 14배 상승할 것이라는 의견이 있는 반면,월드컵 군 면제중국 전기차 기업들의 약진을 고려하면 현재 주가의 10분의 1 수준이 적정가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내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테슬라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보유 종목 1위 자리를 엔비디아에 내준 상태다.ⓒEPA 연합
국내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테슬라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보유 종목 1위 자리를 엔비디아에 내준 상태다.ⓒEPA 연합

테슬라,월드컵 군 면제'국민주' 자리 엔비디아에 내줘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월드컵 군 면제올해 5월 이후 지난달 25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은 테슬라를 3835만7826달러(약 533억원)어치 순매도했다.테슬라를 사들인 금액보다 매도한 금액이 더 많았던 것이다.테슬라는 전기차 업종 약세 속에서도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매월 순매수 1위를 기록했던 종목이었다.

테슬라 열기는 해외주식 보관금액 기준을 봐도 상당 부분 식었다.연말 기준 국내 투자자들의 테슬라 보관금액은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줄곧 1위를 기록했다.지난 5월말에도 107억7337만 달러(약 14조9663억원)의 보관금액을 기록하며 해외주식 중에서 1위 규모를 자랑했다.그러다 6월부터 엔비디아에 1위 자리를 내준 상태다.

국내 투자자들의 테슬라 사랑이 갑작스레 식은 배경에는 우선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이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테슬라 주가는 지난 4월 중 140달러 선까지 무너졌다가 이달 들어 180달러 선을 회복했다.이는 1년 전 260달러를 넘어선 것과 비교해 30.7%가량 빠진 수치다.이 기간 나스닥 지수가 30% 넘게 상승한 것과는 대비된다.

테슬라는 그동안 전기차 시장을 이끄는 핵심 회사로 주목받으면서 주가가 크게 상승했었다.그러다 지난해부터 전기차 시장 성장세 둔화 우려가 발생했고,테슬라 역시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실제 올해 1분기 테슬라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 감소한 213억100만 달러(약 29조584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매출이 1년 전보다 감소한 건 코로나19가 닥쳤던 2020년 2분기 이후 약 4년 만이었다.

전기차 수요 둔화뿐만 아니라 중국 전기차 기업들의 부상도 테슬라 투자의 리스크로 부각됐다.테슬라가 투자시장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았던 기저에는 전기차 시장의 선구자 지위에서 확보한 높은 점유율이 있었는데,월드컵 군 면제이 부분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발생했다.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올해 초 실적 발표에서 "무역 장벽이 없다면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모두를 궤멸시킬 것"이라며 경계감을 드러낸 바 있다.

이미 중국 전기차 기업은 저가 모델을 기반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특히 세계 2위 전기차 시장으로 꼽히는 유럽에서 중국산 전기차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유럽운송환경연합(T&E)이 지난 3월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월드컵 군 면제중국산 전기차의 EU(유럽연합)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19.5%였다.5년 전 중국 전기차의 점유율이 1%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급격한 성장세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AP 연합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AP 연합


극단적으로 엇갈린 전망에 투자자 혼란

국내 투자자들의 테슬라 투자 기조가 변한 가운데 향후 주가 움직임에도 관심이 모인다.해외 전문가들 사이에선 테슬라 주가 전망이 극과 극으로 갈리는 상황이다.가파른 성장세에 5년 내 26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목소리가 있는 반면,테슬라의 성장은 거품이라며 주당 14달러가 적정가라고 주장하는 전문가도 있다.

국내 투자업계에서 '돈나무 언니'로 불리는 캐시 우드 아크투자운용 대표는 대표적인 테슬라 주가 상승론자다.그는 5월14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경제방송인 CNBC에 출연해 "테슬라는 단순한 전기차 회사가 아니다"며 주가가 5년 안에 260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테슬라가 추진 중인 무인 로보택시가 2029년엔 수익의 90%를 차지하는 핵심 사업으로 떠올라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는 점을 근거로 댔다.

미국 월가의 기술주 분석 전문가인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 애널리스트도 테슬라 주가 상승을 전망했다.그는 지난달 고객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테슬라의 주가가 향후 12~18개월 동안 최대 35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밝혔다.일론 머스크의 임금 안이 통과되며 머스크가 테슬라를 떠날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 사라졌고 AI 및 자율주행 기술이 다시금 주가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테슬라에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한 사례도 다수 있다.글로벌 투자은행인 JP모건의 라이언 브링크먼 분석가는 5월11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테슬라가 오는 8월8일 로보택시 콘셉트를 보여주고 사업 모델에 대해 더 많이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그러나 앞으로 몇 년 동안은 실질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JP모건은 테슬라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도'로 제시하며 목표주가를 115달러로 정했다.

더 나아가 테슬라의 시대가 끝났다는 전망도 나왔다.영국의 헤지펀드 클린에너지트랜지션의 매니저인 페르 레칸더는 테슬라의 적정 주가로 14달러를 제시했다.이는 현재 주가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중국 전기차 기업의 약진으로 테슬라 성장이 쉽지 않아졌고 미국에서도 전기차 수요 둔화가 시작돼 테슬라의 시간이 끝나간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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