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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탄 굴스비(왼쪽) 미국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모습.배경은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내부.[AFP,로이터]
오스탄 굴스비(왼쪽) 미국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모습.배경은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내부.[AFP,로이터]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미국 뉴욕증시에서 연일‘사상 최고치’기록을 갈아 치우고 있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미국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깜짝 하락’하면서 9월 피벗(pivot,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지만,오히려 두 지수는 호재로 받지 못하고 하락 마감했다.

반면 중소형주 위주로 구성된 러셀2000지수는 3% 넘게 급등하면서 순환매 흐름을 보였고 우량주 위주의 다우지수는 강보합으로 방어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1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2.39포인트(0.08%) 오른 39,753.75에 거래를 마감했다.

S&P500지수는 전장보다 49.37포인트(0.88%) 내린 5,584.54,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364.04포인트(1.95%) 급락한 18,283.41에 장을 마쳤다.

올해 시장을 견인했던 대형 기술주를 던지고 그간 지지부진했던 중소형주와 가치주,배당주를 쓸어담는 순환매 장세가 나타났다.러셀2000지수는 전장 대비 73.28포인트(3.57%) 급등한 2,215.04로 장을 마쳤다.

증시에서 순환매 흐름은 종종 나타나지만,이날처럼 극단적으로 갈리는 경우는 드물다.특히 이날 S&P500과 러셀2000의 괴리는 약 45년 만에 나타난 기현상이다.

비스포크인베스트먼트그룹은 이날 자사의 X 계정에 “러셀2000이 3% 이상 급등한 반면 S&P500이 하락한 것은 1979년 이후 처음”이라고 밝혔다.또 “나스닥종합지수가 러셀2000보다 5%포인트 이상 뒤처진 것은 역사상 두 번째이고 이날 괴리는 역대 가장 컸다”며 “5%포인트가 넘었던 다른 유일한 경우는 2020년 11월 화이자가 코로나19 백신 실험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공유한 직후”라고 덧붙였다.

나스닥은 이날 장 중 낙폭을 2.19%까지 확대했다.이는 2.04% 떨어진 지난 4월 30일 이후 최대 낙폭이다.동시에 지난 1월 31일 기록한 올해 최대 낙폭 2.23%에도 육박했다.

기술주 투매를 이끈 것은 6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외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미국 노동부는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보다 0.1% 하락했다고 발표했다.코로나19 팬데믹이 정점이었던 2020년 5월 이후 처음으로 CPI가 전월 대비 하락했다.6월 CPI의 월간 상승률은 시장 예상치 0.1%와 5월 수치(보합)도 밑돌았다.6월 수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3.0% 올랐다.이 또한 2021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 중 대표적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로 꼽히는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11일(현지시간) “곧 금리 인하를 할 때가 무르익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말하면서 9월 피벗 개시 가능성에 더 불을 지폈다.

굴스비 총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미국 인플레이션은 (물가상승률) 2%로 가는 길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렇게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2%’는 연준의 물가상승률 목표치다.

굴스비 총재는 CPI 하락 등 수치들을 “훌륭한 소식”이라고 평가하며,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오랫동안 기다려온 주거비 완화도 “매우 고무적”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결과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 금리 인하를 개시할 것으로 시장이 기정사실화하면서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관련주가 대거 매물로 나왔다.올해 금리 인하 기대감을 바탕으로 시장을 이끌어왔던 만큼‘뉴스에 파는’것으로 풀이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이날 마감 무렵 오는 9월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확률은 92.7%로 반영됐다.전장 대비 15%포인트가량 대폭 상승했다.

매그니피센트7(M7)은 모두 하락했다.메타플랫폼스는 4.11%,엔비디아는 5.57%,테슬라는 8.44%나 밀려났다.나스닥 시총 상위 15개 종목 중 아스트라제네카(ADR)만 유일하게 강보합으로 마쳤다.

브로드컴(2.22%),ASML(3.32%),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퀄컴(4.29%),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5.38%),Arm(7.12%),마이크론테크놀로지(4.52%),인텔(3.93%),램리서치(5.98%) 등 주요 기술주도 모두 큰 폭으로 밀렸다.

야데니리서치의 에드 야데니 대표는 “오늘은 중요한 날”이라며 “이날은 투자자들이 M7에서 시장의 나머지 부분으로 옮겨가기 시작한 날로 S&P500이 계속 떨어지리라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CFRA리서치의 샘 토스발 수석 투자 전략가는 “투자자들이 순환하고 있다”며 “그들은 연준이 금리 인하를 보장하지는 않더라도 개시할 가능성이 크다는 확신을 기다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업종별로 보면 기술업종이 2.74%,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커뮤니케이션서비스는 2.56% 급락했다.임의 소비재 업종도 1.47% 밀려났다.반면 에너지와 산업,재료,유틸리티는 1% 이상 올랐으며 부동산은 2.66% 뛰었다.

한편,미 뉴욕증시에서 대형 기술주가 약세로 전환한 점은 12일 국내 증시엔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디스인플레이션 진전은 반길 소식이지만,대형 기술주 약세로 인한 투자심리 약화는 반길 수 없는 소식”이라며 “특히,반도체에 대한 차익실현이 집중된 점은 외국인 매물 출회 압력을 높일 전망”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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