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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9년 만에 규제완화 나서
업계 '합종연횡' 속도낼지 주목저축은행업계가 인수합병(M&A) 소용돌이에 휩싸일 전망이다.금융당국이 수도권 M&A 규제 완화를 검토하면서다.지방 대형 저축은행의 수도권 진출 허용과 당국의 부실 저축은행 정리 방침이 맞물리면서 업계 구조조정이 본격화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본지 6월 18일자 A1,17면 참조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금융권 경쟁과 혁신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수도권과 지방 저축은행 간 합병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기존보다 조금 더 진전된 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18일 밝혔다.


수도권 저축은행 M&A 활성화 방안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침체 여파로 일부 저축은행에 부실이 쌓여가는 와중에 나온 것이어서 더욱 주목된다.현행 규제 아래에서는 회복 불가능한 수준으로 경영이 악화해 당국이 매각 명령을 내린 수도권 저축은행만 인수할 수 있다.

금융당국은 저축은행의 무분별한 몸집 불리기로 대규모 도산이 발생한 2010년대 초반‘저축은행 사태’를 계기로 전국을 6대 영업구역으로 나눴으며,구역 확대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저축은행 M&A 규제를 2015년 도입했다.

당국은 지난해 7월 동일 대주주가 비수도권 저축은행을 네 개까지 소유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다.하지만 핵심인 수도권이 대상에서 빠진 탓에 조치 이후 1년 가까이 M&A가 단 한 건도 이뤄지지 않았다.

금융당국은 수도권 M&A 허용으로 부실 저축은행을 정리하는 동시에 은행,월드컵 아르헨상호금융 등 다른 업권과의 경쟁을 촉진하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저축銀 '지역기반 원칙' 탈피…경쟁 활성화
부실 저축銀 강제 매각하거나 규제 완화로 M&A 촉진 유도
금융당국이 저축은행 인수합병(M&A) 관련 규제에 손을 댄 지 1년도 안 돼 수도권 저축은행의 M&A까지 추가로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배경에는 저축은행의 지역 기반 원칙을 고수하는 것이 타당하냐는 고민이 깔려 있다.부실이 쌓여가는 저축은행을 방치하느니 M&A를 활성화해 구조조정을 유도하고 경쟁 구도를 강화한다는 구상도 녹아 있다.
○부실 심각하면 강제 매각 가능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수도권 저축은행에 M&A 길을 터주는 방안을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들여다보고 있다.하나는 기존 M&A 규제인‘상호저축은행 합병 등 인가기준’을 유지하면서 수도권 저축은행 M&A를 유도하는 방안이다.

당국이 지난해 7월 내놓은 기준의 핵심은 동일한 대주주가 비수도권 영업구역에서 최대 4개까지 저축은행을 소유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영업구역은 총 6개다.수도권이 서울과 인천·경기 등 2개,월드컵 아르헨비수도권이 △부산·울산·경남 △대구·경북·강원 △광주·전남·전북·제주 △대전·충남·충북 등 4개다.예외적으로 당국이 주도하는 강제 구조조정인 적기시정조치를 받은 저축은행은 수도권에 있어도 4개까지 인수할 수 있다.

다만 적기시정조치를 통해 M&A를 허용하는 것은 거쳐야 하는 절차가 많고,해당 저축은행의 반발도 커 업계 재편을 유도하는 근본적 방안이 되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감독원은 이달 말 일부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경영실태평가에 들어간다.작년 4분기와 올해 1분기까지 두 분기 연속 연체율 등 자산건전성 지표가 기준에 미달한 세 곳이 대상이다.평가 결과에 따라 일부 저축은행은 매물로 나올 수도 있다.
○“경쟁력 강화가 핵심”
두 번째 방안은 수도권 저축은행 M&A를 허용하는 방향으로 아예 규제를 푸는 것이다.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규제 철폐의 핵심 기준으로‘경쟁과 혁신’을 제시했다.“지방 유력 저축은행이 수도권 진출을 계기로 경쟁력을 높여 금융소비자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면 당국이 그 길을 열어주는 게 맞다”는 설명이다.

이는 그동안 당국이 저축은행 본연의 역할로 강조해 온‘지역’과‘서민’가운데 지역 부문을 새롭게 정의하는 것으로도 해석된다.저축은행업계에선 전국 단위 영업을 하는 은행이나 상호금융 등 경쟁 업권과의 형평성 차원에서도 수도권 진출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지역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영업 비율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등의 대책으로 지역경제 지원 역할을 유지할 수 있다”며 “저축은행의 서민금융 지원을 전국으로 확대하면 금융권 전체의 경쟁을 활성화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축은행 수도권 M&A 규제를 완화하면 무분별한 확장에 따른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일부 대주주의 사금고화나‘먹튀’등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이 때문에 금융당국은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강화하는 방안도 함께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 매물로 거론되는 수도권 저축은행으로는 애큐온,한화,상상인 등이 있다.매수 후보로는 금융지주 계열이면서 지방에 거점을 둔 저축은행이 꼽힌다.금융지주는 자금 여력을 갖춘 데다 수직계열화에 따른 연결 자본비율 등 건전성 규제 장치도 마련돼 있는 게 강점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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