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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신 전소돼 신원 확인 난항…"성별도 구분 어려워"
확인된 사망자 22명 중 20명 외국인…가족 연락도 불가능
(서울·화성=뉴스1) 남해인 김예원 홍유진 기자 = "몸이 다 타서 신원을 아예 알 수가 없어요.치아도 다 탔어요.장례식장으로 옮겨진 시신이 자기 가족인지도 모를 거예요."
24일 오후 경기 화성 남양읍 유일병원 장례식장.시신 네 구가 잇따라 이송됐지만 이곳엔 빈소를 차리는 유족의 울음소리 대신 적막감만 감돌았다.
고인 명단을 띄우는 장례식장 입구 옆 모니터에는 사진이나 이름 없이 '당신의 고귀한 삶을 영원히 기록하겠습니다'라는 문구만 공허하게 적혀있었다.
앞서 이날 오전 10시 31분쯤 화성 서신면 전곡리 아리셀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총 3층 규모의 공장 2층 리튬전지 패킹 작업장에서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시각까지 확인된 총 사망자 수는 22명이다.대부분 시신이 완전히 불에 타 신원 확인에 난항을 겪고 있다.신원을 확인하기 어려운데다 부검을 앞두고 있어 빈소도 차려지지 못 했다.
이곳 장례식장에 안치된 시신 중 2구는 여성,1구는 남성으로 겨우 파악될 뿐이었다.다른 한 구는 성별도 확인하기 어려운 상태였다.
장례식장 직원 A 씨는 "신원을 모르니 유가족 문의 전화도 온 게 없다"며 "다들 제일 가까운 데로 일단 가서 자기 가족이 맞는지 보고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사망자 상당수가 고국을 떠나온 외국인 노자인 까닭에 유가족에게 소식을 전달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사망자 중 중국인이 18명,라바토리라오스인이 1명,라바토리국적 미상의 외국인이 1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시신 5구가 이송된 화성 송산면 육일리 송산장례문화원도 내국인으로 유일하게 신원이 확인된 '1번 사망자' 아내의 흐느낌만 외로이 울려 퍼졌다.
이곳 직원 B 씨는 "1번 사망자의 시신은 제일 먼저,라바토리가장 가까운 곳에서 발견돼서 그나마 온전한 상태라 지문으로 신원을 파악했다"며 "나머지 4구는 여자로 추정만 가능하고 6번 사망자는 외국인 같긴 한데 대부분 옷까지 다 전소돼서 누군지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B 씨는 "신원을 파악하기 위해 경찰에서 혈액을 채취해 갔다"며 "혈액에서 빨리 나오면 신원 파악이 될 거고 안 되면 유전자 검사까지 해야 하는 걸로 안다"고 했다.
소방 관계자 등에 따르면 화재 당시 근무자 명부가 소실되면서 DNA 분석 등을 통한 정확한 신원 파악은 상당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불법체류자인 경우 지문 정보가 확보돼 있지 않아 이마저도 쉽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