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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적으로 '메가시티' 열풍이 불고 있다.충청과 호남,영남 등 수도권 이하 시·도들이 너도나도 경제 동맹을 위한 협약을 맺는 등 '메가시티'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충청권의 경우 최근 행정안전부의 승인을 받으며 메가시티 현실화가 한층 탄력을 받고 있기도 하다.타 권역에서의 논의도 활발해지는 분위기다.
메가시티는 인구감소와 소멸위기에 놓인 중소도시를 살리는 해법으로 제시돼 왔다.수도권에 집중되는 젊은 인력들의 유출을 막기 위해 지방을 수도권에 버금가는 경제 구역으로 조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진즉부터 있어왔다.서울을 둘러싼 경기도처럼 지방에도 핵심 산업이 주축이 돼 그에 맞는 각종 인프라가 뒤따른다면 균형발전 측면에서도 경제적 호재가 많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지방의 메가시티가 사회적 문제를 해소하고,마린세르 스니커즈수도권과 대등한 수준으로 받아들여지기는 그리 쉽지 않다.광역 도로망과 산업 인프라,주거단지 형성,소도시의 대도시 흡수 방법 등 논의 대상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인구가 급격히 줄고 있는 소도시의 경우 당장의 생존 방법을 강구하는 것만도 간단치 않다.
행안부 승인 충청권 메가시티는 '연합' 방식
메가시티 조성 논의가 가장 활발한 지역은 대전,세종,충남,충북 등 4개 시·도가 모인 충청권이다.충청권 특별지자체 합동추진단에 따르면 행정안전부는 최근 충청권 특별지자체인 '충청지방정부연합' 설치를 공식 승인했다.행정통합이나 메가시티를 논의하고 있는 전국 지자체 중 첫 승인 사례다.충청권에서 통합 논의를 시작한 지 12년 만에 거둔 결실이기도 하다.
이번에 승인받은 충청지방정부연합은 각 지자체의 상위 개념 법인 같은 기구다.'시'와 '도'로 구분돼 있던 기존 상태에서 이 둘을 묶는 더 큰 개념이 생기는 것이다.다만 행안부는 '지방정부'의 표기가 헌법과 법령 규정 취지에 어긋나고,여러 혼선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오는 11월 30일까지 '충청지방정부연합'이라는 이름을 변경하라는 조건을 걸었다.
메가시티라 언급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충청권에서 추진하고 있는 건 지방자치법 제199조에 의거한 '특별지방자치단체'다.행안부 절차상 특별지자체를 만들기 위해선 각 지자체 간 규약안을 제정해 행안부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현재까진 충청권이 유일하게 이 절차를 통과한 것이다.
특별지자체는 2~3개 이상,많게는 4~5개의 시와 도가 묶이는 연합정부를 만드는 일이기 때문에 의지만 가지고 되는 일은 아니다.현실적으로 어떻게 운영을 할 것인지,어느 도시가 주축이 될 것인지 많은 논의가 필요한데 충청권의 모델이 샘플이 될 가능성도 높다.행안부 관계자는 "아직 정식으로 특별자치단체 신청을 한 곳은 충청권이 유일하다"면서 "타권역에서는 충청권에서 접수한 규약안이 승인을 받았기 때문에 그들의 내용을 참고할 가능성이 많을 것 같다"고 말했다.
4개 시·도가 모인 충청권에서는 일단 시장과 도지사 중 1명이 임기 1년으로 특별지방자치단체장을 맡기로 했다.또 이 단체의 본청과 의회는 세종에 두기로 합의했다.충청권 특별자치단체는 오는 11월 출범을 준비하고 있는데,곧바로 △초광역 도로망 구축 △초광역 철도망 구축 △광역철도 사업 건설·운영 △초광역 대중교통망 구축 등 20개 사무에 착수할 계획이다.
연합의회는 4개 시·도 지방의회가 선임한 시·도 의원 각각 4명씩 16명으로 구성하고,임기는 2년으로 못박았다.연임은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연합의회에서는 의장 1명과 부의장 2명을 선출하기로 했다.여기서는 △연합 규약의 개정 요청 △연합 조례의 제정·개정 및 폐지 △연합의회 의장의 선출 △구성단체의 가입 및 탈퇴에 대한 동의 △예산의 심의·확정 및 결산의 승인 등 업무를 할 예정이다.
새만금권,마린세르 스니커즈호남권,지리산권도 들썩
메가시티 바람은 충청권을 넘어 전국적으로 불고 있다.행안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특별지방자치단체 설치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권역은 충청권 외에도 새만금(군산,김제,부안),광주·전남·전북,지리산권(남원,구례,산청,함양,하동) 등이다.이 중 행안부에 실제 특별지자체 신청을 한 곳은 아직 충청권뿐이다.
지난 7월 4일 광주·전남·전북 지자체장들은 제12회 호남권 정책협의회를 열고 호남권 메가시티를 추진하는 '경제 동맹'을 선언했다.이날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는 "이제 광역단체를 넘어 초광역단체 간의 연합과 협력이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호남권이 힘을 모으고 3개 지자체가 서로 강점과 약점을 보완해 나간다면 모두가 상생하고 조금 더 잘살 수 있는 방법을 의논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호남권 정책협의회는 광역 SOC,산업분야 협력 방안과 지방소멸 위기 극복 방안 등을 도출하는 등 메가시티 조성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특히 호남권 관광벨트 구축,시·도 공연예술단 교류 등 호남권 연대 협력사업 육성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영남 지역에서는 행정통합 논의가 활발하다.지난 6월 17일 박완수 경남도지사와 박형준 부산시장이 '미래 도약과 상생 발전을 위한 공동합의문'을 발표했고 행정통합 재추진을 공식화했다.국내 첫 초광역 특별지방자치단체로 추진해오던 '부산·울산·경남특별연합'이 실패한 뒤 부산·경남의 행정통합으로 노선을 정비해 다시 박차를 가하는 것이다.울산은 독자노선 의지를 밝히며 여기에 불참하고 있다.
대구·경북도 통합자치단체 출범에 합의하며 통합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7월 8일 간부회의에서 "대구시가 마련한 행정통합 법률안 초안에 대해 경북도에서 찬반 여부,추가 논의사항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면서 "대구·경북의 합의안에 대해 정부에서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고 대구와 경북의 합의안 도출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경북도와의 협의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다만 호남권과 영남권이 추진하고 있는 메가시티는 서로 차이를 보인다.여러 개 도시가 묶인다는 점은 같지만 연합정부와 행정통합은 개념과 모습이 다르다.연합정부는 각 지자체와 단체장을 인정하고 그 상위 개념의 연합정부협의회를 구성해 별도로 운영하는 방식이지만 행정통합은 각 지자체를 모아 하나의 큰 통합자치단체로 만드는 것이다.따라서 행정통합의 경우 단체장은 한 명이 선출돼야 하고 각 지자체 공무원들 역시 행정력을 하나로 모아야 하기 때문에 인력이나 근무하고 있던 관공서의 개념이 대거 축소될 수 있다.또 특별지방자치단체는 지방자치법 제199조에 기초하고 있는 반면 행정통합은 별도의 근거법을 마련해야 한다.충남도 관계자는 "충청권 메가시티 논의가 빠른 것은 각 지자체를 인정하는 연합정부 형식이기도 하고,이미 근거법이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메가시티' 효용성에 대해선 찬반 엇갈려
메가시티의 필요성이 강조된 건 인구감소,지방소멸,수도권집중화 등 국가적 현안에 대한 대안으로 거론되면서부터다.대도시는 천정부지로 치솟는 집값과 물가로 인해 출산율이 급락하는 반면 지방은 일자리를 찾아 젊은이들이 고향을 떠나면서 소멸위기를 맞고 있다.최근 감사원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지방소멸 시점은 2047년으로 예상되고 있다.소멸위기에 직면한 작은 시골마을들이 인근 도시로 흡수합병되길 원하는 것 역시 메가시티의 기초가 되고 있다.
이렇듯 메가시티가 우리 사회가 직면한 과제를 해결해줄 것이란 기대감은 커지고 있는데 이의 효용성에 대한 학계의 의견은 분분하게 나뉜다.메가시티가 점진적으로 다가가야 하는 국가적 과제로 보는 견해와 현실화 가능성을 낮게 보는 입장으로 나뉘고 있다.
경기대 도시공학부 김진유 교수는 "살아남기 위해 메가시티 조성은 불가피하다.하나의 큰 지역권을 형성하면 국토 균형발전이라든가 수도권 과도 집중에 대한 대안이 될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또 "젊을수록 최고의 서비스를 받고 싶어 하는데 광역도시가 이를 해소해줄 수 있다.전체 생활권 인구 규모가 커지다 보면 기업이나 문화시설 등의 유치를 위해 각 도시가 다투기 마련인데,하나의 연합체가 되면 이렇게 싸울 필요도 없어져 인프라 조성에도 효과적일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경제적 관점에서도 메가시티 개념의 광역 대도시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서강대 경제학과 전현배 교수는 "첫 번째 도시가 1000만명 정도 되면 두 번째 도시는 한 500만명 정도 돼야 하는데 우리는 한 250만~300만명밖에 안 된다.그만큼 제2,제3의 도시가 충분한 규모를 갖추고 있지 못하다.그런 차원에서 지금보다 도시가 좀 더 커져야 할 필요는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산업 쪽에서 보면 젊은 부부가 직장을 다 얻을 수 있어야 한다.제조업이나 서비스업 등에 모두 종사할 수 있어야 하는데,수도권은 그게 가능하지만 나머지 지역들은 그게 어려운 상태"라면서 "수도권처럼 다양한 일자리가 동시에 제공되는 그런 권역이 필요한 건 사실이다.메가시티를 만든다고 하는 것은 그 지역에 수도권과 같이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든다는 개념이지 그냥 자체를 크게 한다는 의미는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이런 지적대로 메가시티에는 광역 SOC 구축과 기반산업 육성,마린세르 스니커즈안정된 생활권 조성 등이 갖춰져야 한다.하지만 그런 인프라들이 저출산 등 인구감소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반대 의견도 나온다.경제학자 우석훈씨는 "인프라만 가지고 메가시티 효과를 기대할 수는 없는 것"이라면서 "실제로 여러 급한 사항에 대한 조치는 지금 필요한 건데 메가시티를 조성한다고 하면 20~30년 동안 건설만 할 거다.이 시간 동안 인구소멸도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지적했다.그러면서 "작고 소프트한 안건부터 먼저 해결해나가야지 광역철도망 같은 건 만들어도 당장 수요가 나오질 않는다"며 "시설이 있으면 수요가 따라온다는 시대는 지났다.또 메가시티가 원래 인구 대책으로 나온 개념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그는 "서울도 인구가 줄고 있다.그 기간 동안 서울에 인프라 투자가 없던 게 아니다"라면서 "메가시티가 겉으로 보면 되게 멋있는 것 같은데 실효성 있는 지역발전 전략이라는 건 진짜 어렵다.메가시티를 시도해볼 수는 있지만 소위 말해 솔루션이 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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