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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미약품그룹의 집안싸움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어머니 송영숙 회장과 누이 임주현 부회장의 경영권을 쟁취했던 임종윤,임종훈 형제가 이번엔 반대로 지켜내야 하는 입장으로 바뀌었습니다.
이 사이에서 키를 쥔 창업주의 '절친' 신동국 대주주가 집안싸움을 중재하는 모양새지만 경영권의 주인은 누가 될지 여전히 안갯속입니다.
정광윤 기자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서로 뺐고 뺐기다가 '전문경영인 체제'로 간다라는 얘기가 나온 상황이죠?
[기자]
네,한국 일본 야구 시간두 아들에 의해 지주사 공동대표 자리에서 내려오게 된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이 '가족 모두 경영에서 손 떼자'는 취지의 입장을 내놓은 겁니다.
송영숙 회장은 배우자인 고 임성기 한미약품 창업회장이 지난 2020년 작고한 뒤 그룹 총수로 경영을 지휘해 왔습니다.
원래 후계자로 딸 임주현 부회장을 밀었지만 장남 임종윤,차남 임종훈 형제가 주총 표대결에서 이기며 물거품이 됐는데요.
송 회장은 최근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겠다"며 "신동국 한양정밀화학 회장을 중심으로 전문경영인 체제를 구축하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저와 딸 임주현 부회장에게 손을 내밀어주신 신 회장에게 감사하다"고도 덧붙였습니다.
[앵커]
신동국 회장이 누구기에,이렇게까지 얘기하는 겁니까?
[기자]
한양정밀화학이라는 굴삭기,자동차 부품업체 회장으로 고 임성기 창업주의 고향후배입니다.
개인 기준으로는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오너일가 그 누구보다도 많이 들고 있습니다.
지난 2010년부터 투자하기 시작해,현재 지분이 12.4% 정도 됩니다.
최근엔 모녀 지분 6.5%를 더 사들이기로 계약했는데요.
모녀와 신 회장이 주식을 제3자에게 팔려면 서로 동의를 구하도록 하는 조항도 포함됐습니다.
한 배를 타는 건 물론이고,지분을 팔아치우고 나갈 생각이 없다는 점까지 분명히 한 셈입니다.
이 발표 직후 제가 신 회장을 회사에서 직접 만났는데,한국 일본 야구 시간"두 형제에게 실망했다"며 모녀와 손잡게 된 배경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앵커]
불과 석 달 전 형제 편을 들었던 신 회장이 형제에게 실망한 이유가 뭡니까?
[기자]
그간 형제가 해외사모펀드에 지분매각을 타진하고 있다는 얘기가 계속 흘러나왔는데요.
송 회장과 신 회장은 법무법인을 통한 입장문에서 "매각 소문 때문에 한미사이언스 주식 가치가 30% 이상 하락했다"며 "경영을 시급히 안정화시키겠다"고 밝혔습니다.
사실 신 회장 본인은 누구 편인지를 떠나 "내 지분가치를 훼손하지 말라"는 일관된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앞서 모녀가 추진했었던 OCI그룹과의 통합도 신 회장 입장에선 보유지분이 희석되면서 손해를 볼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해외자본 매각을 추진하면 같은 형태로 흘러갈 가능성이 있었는데요.
신 회장은 최근 장남과 대화를 나눈 뒤 "한미약품을 해외에 매각한다는 것은 국민제약회사로서 정체성에 반하는 것"이라며 "창업주 일가 누구도 한미약품을 해외에 매각할 뜻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그럼 지금 모녀와 형제 중 어느 쪽이 더 우위에 있는 겁니까?
[기자]
상황이 간단하지 않습니다.
현재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형제 측이 5명으로 모녀 측 4명보다 많습니다.
정원이 10명이기 때문에 새로 한 명을 뽑아도 5대 5로 교착상태에 빠집니다.
그렇다고 형제 측 기존 이사를 해임하기엔 뽑을 때보다 문턱이 더 높은데요.
설명 들어보시죠.
[강선영 변호사 / 법무법인 정우 : 주주총회를 소집해서 출석주주 3분의 2 의결권의 찬성,발행주식 총수 3분의 1의 찬성으로 (기존 이사) 해임이 가능합니다.이사회에서 주주총회 소집(안건)이 (통과) 안 되면 법원의 허가를 얻어 소집해서 해임하는 방법을 (써야 합니다.)]
임시주총을 열어도 66% 넘는 찬성표가 필요한 셈인데,한국 일본 야구 시간모녀와 신 회장,그룹 공익재단,한국 일본 야구 시간앞서 모녀 편을 들었던 국민연금 지분까지 하나로 뭉친다고 가정해도 54%입니다.
형제 측 지분 29%보다 훨씬 많지만 해임을 확정 짓긴 어렵고,국민연금의 기권 가능성까지 감안하면 더 쉽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올초부터 '진흙탕 싸움'을 한바탕 겪은 탓에 형제와 모녀,한국 일본 야구 시간신 회장 모두 이런 정면대결 구도는 피하는 분위기입니다.
[앵커]
그럼 형제가 계속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는 것 아닙니까?
[기자]
그것도 어렵긴 마찬가집니다.
핵심 계열사인 한미약품 이사진은 모녀와 신 회장 측이 과반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대표이사 역시 앞서 모녀 측이 선임한 전문경영인,박재현 사장이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장남 임종윤 이사가 이달 중순 이사회에서 새 대표로 올라설 계획이었지만 지금 분위기라면 쉽지 않은데요.
결국 형제도 손발이 묶여있는 셈입니다.
게다가 창업주 가족들이 마저 내야 하는 상속세 약 2700억 원의 분할 납부기한이 계속 돌아오고 있는데요.
모녀는 신 회장에게 지분을 매각하며 재원을 마련했지만 형제 측은 아직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한 상태입니다.
[앵커]
그럼 앞으론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임종윤 이사 측은 최근 입장문에서 "신 회장을 중심으로 가족 간 분쟁이 종식됐다"며 "경영집단체제가 구축됐다"고 선언했습니다.
형제가 주도권을 일부 내려놓고 전문경영인과 함께할 의향이 있다는 겁니다.
다만 어떤 형태가 될지,형제가 경영 일선에 남을지 등은 합의된 게 없습니다.
신 회장이 "형제도 다 함께 가자"고는 했지만 구체적인 건 더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경영권 재편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하는 상황입니다.
[앵커]
집안싸움 과정에서 신 회장의 입지도 많이 올라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신 회장은 지난 14년 간 단순투자자에 머물렀지만 올 들어 형제와 모녀 양측이 구애에 나서며 '캐스팅보터'로 급부상했는데요.
들어보시죠.
[임종훈 / 한미약품 창업주 차남 (지난 2월) : 선대회장님과 친분도 있고 한미의 발전을 봐오셨기 때문에 현명한 판단을 하실 거라고 봅니다.]
[임주현 / 한미약품 창업주 장녀 (지난 3월) : 회사를 어떻게 끌어가겠다고 여러 번 말씀을 드렸습니다.설득을 할 수 있을지 마지막 순간까지 최대한 노력을 할 것이고….]
오는 9월 모녀 지분 매수가 완료되면 신 회장의 지주사 지분은 약 19%로 임종윤,임종훈 형제 지분을 합친 수준으로 늘어납니다.
매수가격은 주당 3만 7천 원으로 분쟁이 시작된 올 초 주당 5만 원 대보다 낮은 가격인데요.
올초 OCI그룹과 통합 추진 당시 경영권 프리미엄을 빼고 제시한 가격과 같습니다.
지금 신 회장은 이미 '캐스팅보터'를 넘어 '주자'가 됐다고 봐야 하는데요.
한미약품그룹이 오너경영에서 전문경영 체제로 전환되면 사실상 대주주로서 창업주 일가와 동등한 위치에 서게 되는 셈입니다.
[앵커]
상반기 내내 경영권 분쟁으로 시끄러웠는데,회사 실적은 어떻습니까?
[기자]
이 와중에도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증권사들은 한미약품 2분기 매출을 3천800억대로 1년 전보다 약 12%,영업이익은 5백억대로 60% 넘게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오너일가 분쟁 와중에 '30년 한미맨'으로 경영을 이어가고 있는 박재현 대표 얘기 들어보시죠.
[박재현 / 한미약품 대표이사 : 복합신약인 로수젯·아모잘탄이 고성장했고 바이오신약 롤베돈도 해외에서 잘 팔렸습니다.북경한미도 매출성장세가 아주 좋았습니다.]
의료파업의 영향도 거의 없었습니다.
다만 주가는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 모두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널뛰기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정광윤 기자,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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