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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간다 쿠미대 교육선교 6년째
“아프리카 친구로 다음세대 양육” 동아프리카 우간다 쿠미대 총장인 홍세기 선교사가 최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본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자녀 양육과 관련 "자녀들을 인정하고 격려해주는 게 부모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신석현 포토그래퍼
지난 1월 JTBC 오디션프로그램‘싱어게인3-무명가수전’에서 우승한 58호 가수 홍이삭(36)씨는‘고막남친’이라는 별칭으로 힐링 음악을 선사하며 인기몰이를 했다.홍씨가 선교사 자녀(MK·Missionary Kids)로 알려지자 오랫동안 교육 선교사로 사역해 온 그의 부친 홍세기(66) 우간다 선교사는 때아닌‘홍이삭 아버지’라는 수식어를 달게 됐다.우간다에서 일시 귀국한 홍 선교사를 최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본사에서 인터뷰했다.
아들 공연에 아프리카 청년들 떠올라
아프리카 우간다 쿠미대 총장인 그는 바쁜 사역 일정 때문에 이삭씨의 라이브 공연을 본 적이 별로 없다고 했다.아들을 직접 응원하기 위해 아내 강학봉(65) 선교사와 현장을 찾은 그는 싱어게인의 파이널 무대에서 이삭씨의 공연을 보며 만감이 교차했다고 했다.
“아들이 노래 부르는 걸 보는 게 (솔직히) 힘들었죠.아들도 긴장하는 것 같았고요.아들에게 이런 기회가 주어져 자신의 재능을 펼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했어요.한편으론 아프리카에 두고 온 아이들이 생각나더라고요.그래도 한국에서는 기회가 있는데 아프리카 친구들은 그게 전혀 없거든요.”
홍 선교사는 우승을 거머쥔 이삭씨가 여덟 차례의 공연 때마다 선곡,편곡,
누누 티비 시즌 3음원 제작까지 거의 혼자 도맡아 했다고 전했다.그는 “다행히 아들이 사람들의 시선을 뛰어넘어 자신의 노래를 마음껏 불렀는데 그 과정을 곁에서 지켜볼 수 있음에 감사했다”고 했다.
“너는 음악 말고 대안이 없다”
홍 선교사 부부가 지난달 '2024 싱어게인3 톱10 전국투어'가 열린 청주대에서 아들 이삭(가운데)씨와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홍 선교사 제공홍 선교사는 아들의 재능을 일찌감치 알아차렸다.그럼에도 음악의 길을 가야 한다고 말하지 못했다고 한다.아들의 음악 활동을 제대로 뒷바라지해 줄 상황이 안 됐기에 묵묵히 지켜보며 스스로 자신의 길을 개척하길 기대할 뿐이었다.
“아들이 여러 시도 끝에 결국 음악인의 길을 간다고 할 때 그 길이 어떤 길인지 모르지만‘너는 음악 말고 다른 대안이 없다’고 말했죠.”
그에게 특별한 자녀 교육법이 있는지 궁금했다.이에 홍 선교사는 특별한 방법은 없다고 손사래를 치면서도‘부모가 삶으로 잘 사는 게 참교육’이라고 강조했다.
“자녀들과 편안하게 대화하고 인정·격려해 주는 게 부모 역할이죠.저는 가정예배 드리는 것을 우선순위에 두지 않았어요.대신 교육과 성경 교육이 이뤄지는 학교와 교회를 선택할 때 신중했죠.결국 부모가 잘사는 게 교육입니다.부모가 부르심을 받은 대로 살면 자녀도 자기 길을 갈 것입니다.”
MK에겐 모국어 교육부터
교사 출신인 홍 선교사는 1986년 한 교사 수련회에서 성령의 임재를 체험한 뒤 대표적인 기독교 대안학교인 별무리학교의 설립 멤버로 합류했다.기독교사모임인 좋은교사운동 등에서 다양한 교육선교 활동을 펼쳤으며 1998년부터 파푸아뉴기니 교사선교사,
누누 티비 시즌 3필리핀 마닐라 한국아카데미 교장 등을 거쳐 쿠미대 총장에 이르기까지 선교지에서 MK 교육에 힘을 쏟았다.
어릴 때 선교지에서 성장하는 MK 가운데 정체성 혼란 등의 영적·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적지 않다.이런 현실에 대해 홍 선교사는 모국어 교육을 강조했다.
"자녀 교육을 100으로 보면 70가량은 부모의 양육 태도와 가치가 영향을 미칩니다.한국인의 정체성을 이루는 기본 요소는 모국어와 한국적인 것을 경험할 수 있는 환경이거든요.한국어로 글을 읽고 쓰는 정도의 실력이면 해외에서 사는 어려움 등을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어요.영어는 극복 가능한 수준이면 충분합니다."
학령기 자녀에 에너지 쏟아야
무엇보다 사역을 핑계로 자녀 교육에 무임승차를 해선 안 된다고 했다.아무리 분주해도 자녀가 올바르게 자랄 수 있도록 에너지를 쏟아야 한다는 게 그의 중론이다.
"학령기 아이들의 경우 부모는 사역과 비슷한 정도의 에너지를 자녀에게 써야 합니다.안식년도 자녀들의 대학 진학 시점과 맞춰서 정하는 지혜가 필요하죠.자녀들이 한국에 재진입할 중요한 시기를 준비해야 합니다.자녀들이 스스로 환경을 극복하기엔 보통 힘든 일이 아니기 때문이죠."
'무릎 기도'로 학교 운영
홍세기(왼쪽) 선교사가 지난해 11월 쿠미대 졸업식에서 남수단 난민 출신 졸업생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홍 선교사 제공2018년부터 쿠미대에서 교육선교를 하는 그는 선교지에서의 보람도 전했다.국제구호개발 단체 기아대책 소속 선교사가 1999년 세운 쿠미대는 7개 학과(신학과 농업과 사범대 등)를 보유한 종합대학이다.팬데믹 전까지만 해도 학생 수가 적고 직원 월급이 밀리는 등 어려움에 봉착했으나 홍 선교사는 기도로 어려움을 이겨냈다고 고백했다.현재는 재학생만 2000명이 넘는다.
"우간다 시골에 있는 학교지만 다른 동아프리카에 있는 난민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며 이들을 키우는 허브 역할도 감당하고 있죠.힘들 땐 저도 도망가고 싶더라고요.'돈도 필요하고 사람도 필요하다'고 기도했죠.항의에 가까운 절규라고나 할까요.학생들은 새로 생긴 건물에 자부심을 느끼며 기뻐했죠.여러 섬김 가운데 축구팀과 밴드팀을 결성하는 등 크고 작은 변화도 있었죠."
마지막으로 홍 선교사는 여생을 아프리카에서 잘 사는 게 소망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아프리카인의 친구로 살아가면서 학교 개발과 어린이도서관 사역 등을 통해 아프리카 다음세대를 잘 키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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