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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신분에도 학생 31명과 전장으로
제자와 동반 입대 유일 사례![[대구=뉴시스] 국가유공자 고(故) 홍영기 선생의 육군 제15사단 공병대대 시절 모습.(사진=문명중학교 제공) 2024.06.25.*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news.pstatic.net/image/003/2024/06/25/NISI20240625_0001584294_web_20240625064310_20240625081119675.jpg?type=w647)
한국전쟁(6·25전쟁) 당시 교사 신분임에도 31명의 학생과 함께 전쟁터로 뛰어든 국가유공자 고(故) 홍영기 선생의 좌우명이다.
지난 24일 경북 경산시 문명고등학교에서 만난 홍택정(78) 이사장이 자신의 아버지를 "좌우명대로 살다 가신 분"이라고 회상하며 학도병으로 6·25전쟁에 참전한 미담을 뉴시스에 전달했다.
남한의 민심이 동요되고 전세의 불리함이 연이어 들려오던 1950년 6월25일,홍영기 교사가 근무하던 청도군 이서공민고등학교(현재 이서중학교)도 평온이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학교 인근 창녕에서 들리는 포성 소리는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점점 커졌고 학생들은 "이러한 상황에서 무슨 공부냐,우리도 싸우러 가자"라고 외치며 학도병 지원을 결심했다.
이를 목격한 홍 교사는 교무실에 있는 출석부를 보더니 이들과 생사를 함께 하기로 마음먹었다.학생만 입대하면 많은 희생이 따를 것이 걱정돼서다.
그는 당시 슬하에 어린 두 아들을 두고 징집 연령을 한참 넘긴 27세였으나 철모르고 들떠있는 제자들의 모습에 스승으로서 책임감과 의무감이 강하게 들었다고 한다.
홍 교사의 제자 박수한 씨가 적은 '나의 6·25 참전기'에서도 "선생님,우리 군에 갑시다"라는 말에 "우리도 1개 소대가 되겠다.나도 같이 가자"며 흔쾌히 승낙한 것으로 알려졌다.![[대구=뉴시스] 정재익 기자 = 경북 경산시 문명고등학교에서 홍택정(78) 이사장이 자신의 아버지 고(故) 홍영기 선생의 6·25전쟁 참전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2024.06.25.](https://imgnews.pstatic.net/image/003/2024/06/25/NISI20240625_0001584296_web_20240625064854_20240625081119679.jpg?type=w647)
이들은 고작 2주간의 군사훈련밖에 받지 못한 채 전쟁에 투입됐다.제자들은 영천,100달러 한국돈안강,영일,100달러 한국돈포항 등 전투에서 혁혁한 공을 세웠으나 4명은 전장에서 사망했다.
이에 홍 교사는 학도병 입대지원서를 보병 병과에 냈더라면 희생자가 더 많았을 텐데 제자를 보호하기 위해 대구육군본부 공병병과에 자원입대한 것은 불행 중 다행이라고 회상하기도 했다.
그는 처음에는 사병으로 입대했으나 소위로 임관된 이후부터 장교의 길을 걸었다.당시 군대는 장교가 부족해 사병 가운데 학력과 나이,경력 등을 보고 장교 후보자를 뽑는 제도가 있었기 때문이다.
각종 전투에 참여한 그는 휴전협정 막바지에 격전을 벌였던 동해안 최북단 고성지구 전투에서 지휘장교로 공을 세워 은성화랑무공훈장을 받기도 했다.
1960년 소령으로 예편한 홍 교사는 자신의 고향인 청도로 돌아가 농촌 근대화에 앞장섰다.또 문명중·고등학교를 설립해 농촌 학생 대상으로 진학의 기회를 제공하는 등 지역의 발전과 복지를 위해 힘쓰다 2011년 별세했다.![[대구=뉴시스] 국가유공자 고(故) 홍영기 선생의 육군 중위 시절 모습.(사진=문명중학교 제공) 2024.06.25.*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news.pstatic.net/image/003/2024/06/25/NISI20240625_0001584295_web_20240625064519_20240625081119684.jpg?type=w647)
홍택정 문명중·고등학교 이사장은 "징집 대상이 아님에도 제자들과 동반 입대한 국내 유일의 사례"라며 "6·25 74주년을 맞아 자라나는 학생에게 모범을 보여줄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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