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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지난 5월 31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어도어 임시주주총회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뉴시스
이른바‘어도어 성희롱 사건’피해자가 하이브와 어도어의 경영권 분쟁 속에서 2차 피해를 입고 있다고 호소했다.피해자에 대한 보호조치는커녕 양측 감정 싸움에 자신의 사건이 이용되고 있다는 것이다.그는 사건 조사 과정에서 민희진 어도어 대표의 부당한 개입이 있었고,하이브 또한 이를 제지하지 않았다며 양측 모두를 향해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사건 피해자 A씨는 13일 서울 모처에서 가진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민 대표가 지난달 30일 인스타그램에 올린 입장문을 보고 큰 충격에 빠졌다”며 “제게‘업무 능력이 부족하면서 보복성 허위 신고를 한 사람’이라는 프레임을 씌웠다”고 호소했다.
이어 “민 대표의 주장에는 잘못된 부분이 많다.민 대표의 공개적인 사실 관계 정정과 사과를 바란다”며 “당시 사건을 조사했던 하이브 측에도 공정한 절차에 따른 재조사를 요청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하이브-어도어 갈등에… 前직원 괴롭힘·성희롱 사건 소환
지난해 9월 어도어에 경력직 사원으로 입사한 A씨는 올해 3월 6일 어도어 임원 B씨를 직장 내 괴롭힘 7건 및 성희롱 1건의 가해자로 하이브에 신고했다.B 임원은 민 대표와 함께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된 인물이다.어도어에는 자체 HR 팀이 없어 이런 사안의 처리는 모회사인 하이브가 대신한다.
신고를 받아 조사한 하이브는 3월 17일 양측의 주장이 다르고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혐의 없음’결론을 내렸다.다만 B 임원의 행동이 부적절해 보이는 것은 명확하다며 민 대표에게‘강력한 경고’조치를 권고했다.B 임원과의 갈등 때문에 이미 회사를 그만두기로 결심했던 A씨는 하이브의 조사 결과를 수용하고 3월 21일 어도어를 퇴사했다.
문제는 A씨가 지난 4월 민 대표와 B 임원의 배임 혐의 건으로 하이브 측의 조사를 받으면서 다시 불거졌다.A씨는 어도어에 있을 때 경영진과 긴밀하게 소통하는 업무를 담당했기 때문에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자신의 사건이 부당하게 처리됐다는 이야기를 처음으로 들었다고 한다.이후 지난달 25일 한 매체가 민 대표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공개하기 전 하이브 측은 한 차례 더 연락해 왔다.A씨는
“제 사건이 기사화 될 것 같다는 내용이었다.동의를 구하는 게 아닌 통보였다”고 주장했다.“민 대표,
스피나촐라조사관과의 메일을 가해자에 공유”
A씨는 해당 매체의 보도 이후 하이브에 요청해 자신의 사건 처리 과정에서 민 대표와 하이브 조사 담당자,
스피나촐라B 임원이 주고받은 이메일 내용을 확인하게 됐다.
A씨는 민 대표가 당시 사건을 담당한 하이브 조사관과 메일을 주고받으면서 가해자로 지목된 B 임원을 수신자로‘참조’한 것을 알게 됐다.수신자로 참조하면 당사자간에 오가는 메일을 전부 확인할 수 있다.A씨가 자신 사건에 민 대표가 개입했다고 보는 이유다.그는 “민 대표의 개입으로 B 임원은 조사관과 민 대표의 대화를 실시간 공유받게 되고 자신의 입장을 적극 소명할 수 있는 기회도 추가로 얻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4월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 열린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연합뉴스A씨는 민 대표가 하이브 측의‘엄중 경고’조치하라는 결과를 수용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신고 자체가 잘못됐다’는 식의 항의까지 했다고 토로했다.A씨는 “메일에 따르면 민 대표는 조사가 시작되는 시점부터 B 임원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하이브 조사팀에 신고 자체가 잘못됐다는 취지로 꾸준히 항의했다”면서 “조사 결과를 수용하고 말고는 대표의 재량이겠지만,그런 항의를 보면서 너무 속상했다”고 말했다.
A씨는 민 대표의 부당한 개입을 제지하지 않은 하이브 측에도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A씨는 “하이브 역시 사안을 조용히 해결하고 싶어서 문제 삼지 않은 것으로 밖에 안 보인다”고 했다.
“입장문 올리자 연락온 민희진…하이브와 관계 의심도”
A씨는 지난 8일 인스타그램에 민 대표의 부당한 개입과 하이브의 부적절한 대처를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이후 하이브 측에서는 추가적인 조사에 착수하겠다는 연락을,B 임원으로부터는 사과의 뜻이 담긴 메시지를 받았다고 한다.민 대표는 입장문을 올린 직후 A씨에게 연락해 통화를 요청했다.A씨가 통화를 거절하자 자신의 입장을 설명하는 카톡을 70여개 이어 보냈다.
민 대표는 해당 카톡에서 조사 당시 하이브가 A씨와의 직접적인 접촉을 막아서 A씨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청취할 수 없었고,B 임원으로부터 A씨의 업무 역량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여러차례 들어 A씨를 일부 오해하고 있던 상태였다고 해명했다.A씨는 이에 대해 “대표가 가해자의 입장만 듣고 개입을 했다는 것 자체가 부당 개입을 시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지난달 9일 오후 '업무상 배임' 혐의 관련 첫 소환 조사를 마친 뒤 서울 용산경찰서를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민 대표는 자신의 메시지에 A씨가 답장한 내용을 보고는 말투와 내용을 이유로 A씨가 하이브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의심을 내비치기도 했다.A씨는 “너무 황당했다”면서 “저는 직장인이다.회사에 출근해 업무를 보면서 틈틈이 답변을 가다듬고 보낸 건데 답장의 속도가 너무 늦다는 점을 의심했다”고 성토했다.이어 “저는 하이브에 대해서도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다.그런데 제가 하이브와 무슨 관계가 있겠나”라고 말했다.
다만 민 대표는 A씨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하이브의 조사 이후 A씨와 대화하며 A씨에 대한 오해가 풀렸으며,언론 보도를 통해 자신의 욕설을 보고 A씨가 상처받은 점에 대해서 사과하겠다는 뜻을 전했다.그러나 A씨는 “저는 변명 보다 공개적인 사실 관계 정정과 사과를 원한다”며 “열심히 일하는 직장인 그 누구에게도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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