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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자연유산 첫 홍보대사 범정스님 인터뷰
팔로워 3만5000명 모으며
젊은 불교 상징으로 떠올라
불교,기복·기도에서 벗어나
문화적으로 대중과 함께해야
‘꽃스님’범정스님이 13일 전남 나주 불회사에서 불교 자연유산 홍보대사로 첫 임명된 뒤 덕룡산길에서 합장하고 있다.<국가유산청 제공>불편한 진실이지만 스님도 잘 생겨야 뜨는 세상이다.이를 보란 듯이 증명한 스님이 있다.인스타그램에서 아이디‘꽃스님(kkochsnim)’으로 팔로워 3만5000명을 모으며‘젊은 불교’의 상징이 된 범정스님(31)이다.군종장교로 제주 해군기지 해관사 주지인 그가 13일 전남 나주 천년고찰 불회사를 찾았다.국가유산청으로부터 불교자연유산 첫 홍보대사로 임명돼 위촉장을 받기 위해서다.비자와 편백,
파블로 마리동백나무에 둘러싸인 덕룡산 숲길을 스님과 함께 천천히 걸었다.숨이 턱턱 막히는 폭염의 기세도 살짝 누그러졌다.
스님은 “국가유산청으로 이름이 바뀌고 불교자연유산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사찰 경관림을 알리는 데 일조할 수 있어 영광”이라며 “예전에‘내 집은 내가 지키자’라는 순수한 생각에 대학원을 문화재학과로 진학했는데 이렇게 인연이 됐다”고 밝혔다.동국대 경주 WISE캠퍼스 불교학과를 나온 스님은 3년 전 중앙대 문화재학 석사를 밟던 중 군종장교로 임관했다.일반병으로 2년 복무를 마치고 다시 군대를 간 셈이다.
“군대를 두 번 가는 것은 결코 어렵지 않았어요.처음부터 군종장교로 가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대다수 남성들이 현역으로 복무하니 똑같이 겪어보고 싶었죠.또래 문화가 겪는 것을 똑같이 겪어야 스님이 되어서도 울림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는 내년 6월‘기나긴’군 생활에 마침표를 찍고 다시 소속 사찰인 화엄사로 돌아간다.남은 석사과정도 밟을 예정이다.
4년 전부터 소셜미디어를 판 스님은‘젋은 불교,힙한 불교’의 아이콘이다.
“세상의 괴로움을 똑바로 직시해야 한다는 부처님의 가르침이 힙하죠.불교는 보자기 같은 존재로,굉장히 유연하고 포용성이 높아요.”
인스타그램을 처음 시작하며 스스로‘꽃스님’이라는 이름을 짓자 “어디 가서 화엄사 스님이라고 하지 말라”는 질타가 엄청나게 쏟아졌다.“이제는 변화를 인정해주고 응원해주고 있죠.불교가 신앙에 머무는 게 아니라 문화적·역사적으로 대중과 함께해야 한다고 생각해요.언제까지 기도와 기복에 의지해서 사찰을 유지할 수 있겠습니까.”
꽃이란 화려하게 피고 또 허무하게 지는 법이다.
“언제까지 꽃스님일 수 있겠습니까‘꽃스님’단어 자체가 제게 수행처예요.물이 더위를 만나면 뜨거워지고 추위를 만나면 얼어붙듯 마찬가지죠.한평생 꽃처럼 아름다움을 고수한다는 게 아니라 내면에도 잔잔한 울림을 주는 수행자,
파블로 마리10년 후에도 초심을 잃지 않는 스님이 되고 싶어요.”
청주 출신인 그는 남동생과 여동생까지 3남매 모두 화엄사로 출가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아버지가 지리산 등산 중 비를 피해 화엄사에 들렀다가 노스님에 반하셨다고 해요.세상에는 결혼과 돈 등이 최고의 행복인 줄 알았는데 다른 삶이 있다는 것을 아셨던 거죠.”
스님은 “세상은 이미 괴롭다는 것을 인정하는 게 중요하다”며 “사람들이 갈망하는 행복과 불교의 행복은 좀 다르다‘참,다행이다’라고 느끼는 무탈하고 평온한 순간이 행복한 것 같다”고 말했다.나주 이향휘 선임기자
‘꽃스님’범정스님이 13일 전남 나주 불회사에서 인터뷰하고 있다.<국가유산청 제공>‘꽃스님’범정스님이 13일 전남 나주 불회사에서 불교 자연유산 홍보대사로 첫 임명된 뒤 덕룡산길에서 합장하고 있다.<국가유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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