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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낮 경북 예천군 감천면 벌방리에서 만난 홍진화(86)씨가 말했다.홍씨는 정부가 마을 입구에 마련해 준 임시조립주택에 지난해 8월부터 살고 있다.살던 집은 지난해 7월 경북 북부 지역 폭우 당시 마을에 산사태가 나면서 흔적도 없이 떠내려갔다.“집으로 물이 막 들이닥치고,마당으로 도랑이 낫다카이.딱 죽는다 캤는데,119가 와서 꺼내줬다.그래도 여는 사람들이 모이 사니까 개안켓지.”
가만히 있어도 콧등에 땀방울이 맺혔다.이날 예천군의 낮 최고 기온 30도까지 올랐다.임시조립주택에 사는 유순악(87)씨는 더위를 피해 길을 나섰다.조립주택에는 지난달 예천군이 냉방시설을 점검하고 쿨 루프(Cool Roof) 시공까지 마쳤다.전기요금도 50% 감면해주지만,유씨는 혼자서는 냉방기를 켜지 않는다고 했다.“아까바가 안 써요.나라에서 이래 많이 신경 써주는데,윌리엄스 야구펑펑 쓸 수 있니껴?”
마을회관에는 동네 어르신 5명이 모여 앉아 냉방기 바람을 쐬며 여름 장마를 걱정하고 있었다.유씨는 “물난리 난 지 1년이 지났다.그 사이 마을 사람 전부 마음의 병을 얻었다.(비 내리는 건) 하늘이 하는 일인데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기상청은 다음날 경북 북부를 중심으로 시간당 20㎜의 강한 비가 내릴 수 있다고 예보했다.
마을 곳곳에는 도랑 확장 공사가 한창이었다.주민 신현무(80)씨는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는 복구공사에 한숨을 내쉬었다.“또랑도 인자 낸다꼬 저래 길을 짤라 놨는데,큰비 오기 전에 마무리해줬으면 좋겠다.” 그나마 주민들이 안심하는 것은 사방댐 축조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어서다.신씨는 “작년에는 산에서 물이 내려오면서 큰 바위랑 나무를 끌고 내려와서 마을에 피해가 커졌다.사방댐이 있으면 그걸 막아줄 수 있다니까 그나마 안심은 된다”고 했다.예천군은 지난 3월 벌방리에 사방댐 9곳을 착공해 현재 4곳의 공사를 마쳤다.현재 공정률은 70% 수준으로 나머지 5곳도 이달 중 완공할 예정이다.